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김주헌 목사, 이하 기성)가 30일 오전 10시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성결복음 회복운동을 위한 첫 걸음으로 ‘성결복음 학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총회본부교육국, 서울신대글로벌사중복음연구소, 웨슬리신학연구소가 주관했으며, 총회장 김주헌 목사의 인사말과 개회기도를 시작으로 분반 발표 및 토론으로 이어졌다.
먼저, ‘존 웨슬리와 성결교회: 예수와 함께의 교리적 의미’라는 주제로 발제한 황덕형 총장(서울신대 총장)은 “교회 정치적으로 미국의 메소디스트가 종국에는 영국의 국교회로부터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점과 웨슬리의 의도가 미국 내에서 그대로 관철된 것이라고 하지는 못할지라도 여전히 그런 가운데에도 신학적으로 미국의 성결운동은 웨슬리의 부흥운동으로부터 그 가능성과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시작되었고 성장하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특별히 “주목해야 할 점은 그 본질적 측면에서 웨슬리의 제자인 프렛쳐(John William Fletcher)가 웨슬리의 그리스도의 완전인 성결의 체험을 성령세례로 소개하면서 성결운동이 미국에서 오순절적인 확신과 부흥을 가지고 수용되고 진행될 수 있었다는 점”이라며 “오순절의 성령의 부으심을 성결로 해석한 프렛쳐의 해석은 당시 웨슬리의 성결운동을 미국에서 있었던 오순절적 대 부흥운동의 한 근원으로 만들었을 뿐 아니라 동시에 다른 여타 성령운동과 본성적으로 교류하면서 그 부흥운동의 성격을 규정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오순절의 종말론적 성취가 성결이며 그 성결이 성령의 충만함으로 이해되면서 모든 신도들의 신앙적 혁신의 목표가 된 것은 이 부흥운동이 가능했던 이유를 밝히는 일이기도 할 것”이라며 “즉. 대 부흥운동으로서 이 성령운동은 일종의 종말론적 운동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현대적 사유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유비적 이중성 내지 언어의 창조적 기능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아왔다. 이것은 소위 포스트모던이 가져온 하나의 필연적인 결과”라며 “하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시대를 넘어선 영원한 유혹과 도전을 만나고 있다. 즉 하나님을 이 세상의 신비로 환원하는 길”이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로 이 시대에서 의미 있는 하나님의 말씀의 사유자가 되기 위해서는 거꾸로 하나님의 말씀이 자신의 길을 찾도록 스스로 우리를 거기에 맞추는 자기 비움의 사유를 시행해야 한다”며 “웨슬리의 길은 이런 점에서 매우 성공적인 길이었다. 그의 성결의 길은 하나님의 사랑이 실현되는 궁극적 모습을 보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웨슬리의 성결론은 타자적 지향성 속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실천 운동으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거의 혁명적인 것으로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강렬한 경고의 메시지로서 나타나야 한다”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웨슬리는 경제적 효과를 잘 알고 있다. 그도 ‘배고픈 자를 먹이고 헐벗은 자를 입히는 것은 선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보다 ‘영혼을 죽음에서 구원하고’, ‘불쌍한 자들을 불구덩이에서 끌어 올리는 것이 훨씬 더 고상한 일’이라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황 총장은 “이 퇴락한 시대에 저항하고 하나님의 새로운 세계를 위해 희망으로 집결하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로서의 기독교가 문제”라며 “모든 기존의 사회적 기관과 그 제도들을 떠나 급진적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하나님 나라의 전위로서 초기 원시기독교의 열렬한 종말론적 공동체의 이상과 그 사회적 실천을 말해야 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제 웨슬리의 성결과 그 사회적 실천은 종말론적 은총에서 가능해지는 복음과 은총의 사회주의로 나타나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길은 성서에서 희년사상을 담고 있는 레위기와 그것의 실제적인 사회적용을 그린 룻기에서 드러나는 것”이라며 “목표는 분명하다. 가난하고 어려운 우리의 이웃이 동시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메시야의 조상으로 여겨질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그렇게 동시에 메시야의 자녀가 되는 것이다. 그렇게 급진적 성령공동체로서의 이 종말론적 운동은 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진정한 선이 무엇인지 혼란스러워 하는 선의 이데올로기성에 대한 논쟁을 잠재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초기 기독교 세례예전과 성결성 회복’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조기연 교수(서울신대 부총장)는 “초대 그리스도교에서 세례는 단순히 물로 씻는 행위를 통하여 한 사람이 그리스도교 공동체로 들어오는 의식이 아니었다”며 “세례는 복음의 말씀을 듣고 회개하고 물에 들어갔다 나옴으로써 한 사람의 자연인이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옛 자아를 죽이고 새로운 생명으로 거듭날 뿐만 아니라, 안수와 도유를 통하여 성령을 받아 깨끗하게 되고 거룩(성결)하게 되며 심지어 완전하게 되어 하나님 나라의 잔치(성찬)에 참여할 자격을 부여받는 의식이었다”고 했다.
또 “교회의 전통은 기존의 세례자들로 하여금 주기적으로 ‘세례갱신예전’에 참여케 함으로써 세례를 통한 성결을 상기시키고 유지하도록 하였음을 알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세례의 절차와 의미가 근대 개신교에서 잊혀지고 그저 하나의 통과의례로서 인식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차제에 한국교회가 초기 그리스도교의 세례의 의미와 절차에 대한 인식을 회복함으로써 성도들의 성결을 회복하고 유지할 것을 제언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미래 한국사회와 성결복음’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김성원 소장(웨슬리신학연구소 소장)은 “미래사회에서 기독교는 어떤 메시지와 실천을 할 수 있는가, 또 한국사회에서 교회의 시대적 사명은 무엇이며, 교회는 미래 한국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는가”라며 “우리는 성결복음이 그 대답이자 시대적 소명임을 발견한다”고 했다.
김 소장은 “미래 한국사회에서의 성결복음의 역할은 무엇인가. 먼저, 성결체험을 통한 체험·개인적 신앙의 회복”이라며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이 추방했던 종교와 신앙의 영역을 주관적인 차원에서 회복해 주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이지 못한 모든 것들을 거부했던 근대 합리주의와는 달리 포스트모더니즘은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스트모더니즘이 종교에 있어서 인정하고 추구하는 것은 종교의 교리나 신학적인 면이 아니라 종교가 가진 감성적, 체험적 측면”이라고 했다.
이어 “그런데 성결복음은 기독교 신앙의 체험적 차원을 강조하고 회복시키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성화는 성령세례와 성령충만으로부터 시작되고 성장한다는 18세기 존 웨슬리와 19세기성결운동의 체험적인 가르침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강력한 접촉점을 제공한다. 따라서 성결복음은 포스트모던 시대에 가장 적합한 전도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성결복음이 소개하는 성령님의 인격적 사역은 포스트모던 시대의 개인적이고 다원적인 삶에 꼭 필요한 것”이라며 “거대담론들을 거부하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라는 복음 메시지는 종종 종교적 거대담론으로 거부될 수 있다. 그러나 성령님은 개개인에게 찾아가시고 그들 속에 내주하시고 그들의 카운슬러가 되시는 분이시다. 성령님의 사역은 하나님의 진리가 보편적인 교리나 원칙을 넘어서 인격적이며 개인적으로 그것을 교회와 개인에게 적용하시고 또 힘주시어 순종하게 도우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아무런 표적도 체험도 감동도 없는 영적으로 메마른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은혜와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와 성령님의 역사하심은 계속되고 있다”며 “우리의 영적 감수성이 변덕을 부릴지라도 하나님은 한결 같으시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령사역을 중심으로 한 성결복음 사역은 제한된 체험주의와 무관하게 확신으로 성령님의 임재하심을 선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둘째로 성결 소그룹을 통한 대면교회의 회복”이라며 “성결교회를 포함한 복음주의 교회는 이러한 전면적인 비대면 사회 속에서도 대면적 예배와 대면 교제를 강조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교회가 참된 교제를 본질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결복음 운동은 이러한 교회의 사귐이 인간적인 교제의 차원을 넘어서 예수님을 닮아가기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영적인 교제를 강조해왔다”고 했다.
이어 “18세기 존 웨슬리가 조직했던 신도회(siciety), 반회(band), 속회(class)와 같은 소그룹들은 바로 이러한 노력의 방법들이었다”며 “코로나사태로 교회의 모임이 어려운 목회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이러한 소그룹사역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면적인 비대면으로 나아갈 미래한국사회에서 이와 같은 성결 소그룹 운동은 인간의 영성회복의 유일한 방식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셋째로 성결한 삶의 실천을 통한 윤리적 자본주의의 회복”이라며 “지금까지 교회와 성도들이 선을 행하고 악을 물리치는데 실패한 것은 악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 아니고, 이 땅에서 선을 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도 아니며,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는 온전히 선을 행하지 못하도록 하나님이 예정하셨음도 아님을 깨닫게 된다”고 했다.
이어 “교회와 성도들이 선을 행하고 주님을 닮아가는 일에 실패한 것은 성결복음에 대한 우리의 확신이 부족했으며, 성화구원을 믿음으로 구하지 못했으며, 더 나아가 삶 속에서 주님의 권능을 의지하고 성화구원을 시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오늘날 인간의 이기심을 동력으로 하는 자본주의가 한계에 부딪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기적인 인간의 본성을 다룰 수 있고, 변화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라며 “그것은 성경이 가르치는 성화구원에 있으며, 그것을 18세기에 역사적으로 검증한 존 웨슬리의 성결운동에 있다. 성결복음이야말로 인간의 이기적 본성을 이타적으로 변화시키고 미래 한국교회와 한국사회가 공존의 삶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 줄 변화의 희망을 제시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박창훈 교수가 ‘한국성결교회 역사에서의 성결성 회복운동’, ▲이길용 교수가 ‘현대 문화 속 성결성 회복’, ▲하도균 교수가 ‘복음 전도의 위대한 방법으로서의 성결한 사랑’, ▲조성호 교수가 ‘목회리더십에서의 성결성 회복’, ▲오성욱 교수가 ‘미국 성결운동에서의 성결성 회복’, ▲장기영 박사가 ‘웨슬리 성결신학: 성경적 신앙과 실천 회복의 토대’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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