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년 간 유전역학을 연구하고, 10년 간 대학에서 임상유전학을 강의한 저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의학유전학을 영화와 뉴스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쓴 에세이다.
흡연, 비만, 동성애와 유전자 등에 관한 주제들을 관련 영화와 연결지어 쉽고도 흥미롭게 설명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또한, 성경의 ‘부모님을 공경하면 장수한다’에 대한 유전학적 관점을 포함했다.
저자는 ‘부모님을 공경하면 장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출애굽기 20장 12절, 신명기 5장 16절, 에베소서 6장 1~3절을 예로 들면서 “보건학 전공자인 내게는 ‘장수’라는 말 때문에 특별히 중요하게 생각되었으나 이해하기가 어려웠다”며 “왜 ‘부모님을 공경하라’가 아니고 ‘부모님을 공경하면 장수한다’고 할까? 이에 대하여 오랫동안 물음표로 남아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유전학을 공부하던 중에 ‘아하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깨달았다”는 것. 그는 “우리가 몸이 아파서 부모님께 말씀드리면 의사도 아닌 부모님이 참으로 효과적인 처방을 주실 때가 많다”며 “좋은 민간요법을 알려주는 경우도 많다. 이것이 왜 가능할까”라고 했다.
설 교수는 “유전학 관점으로 보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는 달리 부모님은 나와 유전자의 절반을 공유하는 사람이다. 즉, 나와 유전적으로 50%가 닮았다”며 “이 말은 내가 걸린 질병이 나의 부모님도 유전적으로 걸렸을 확률이 일반인보다는 매우 높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부모님의 의외의 좋은 처방은 부모님이 같은 경험을 하셨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경험과 산지식이 의학이 발달하기 전 과거에는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현대 사회에서도 부모님이 직접 경험한 건강에 대한 지식은 자녀에게 큰 지혜가 된다. 수천 년 전에 기록된 성경 말씀이 현대 과학으로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고 할 수 있겠다”고 했다.
다만 그는 “여기서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 부모님을 공경하면 장수한다는 말씀에는 더 깊은 다른 의미들이 있을 것”이라며 “나는 유전학적인 관점에서 생각한 것만 일부 다룬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저자 소개
현재 을지대학교 임상병리학과에서 교수 및 학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대학원 보건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존스홉킨스(Johns Hopkins)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후연구원,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연구조교수를 역임했다.
2009년에 한국역학회에서 제7회 신진역학자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국유전학회지(Genes & Genomics)의 편집위원, 대한의생명과학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 및 역서로는 노인보건학2판(공저)과 톰슨&톰슨 의학유전학8판(공역) 등이 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