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 이종윤 박사)이 23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한국 기독교 신도들의 신앙생활 모범-청교도운동과 언약도운동을 중심하여’라는 주제로 공개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 앞서 진행한 경건회에선 손인웅 목사(덕수교회 원로목사, 한국기독교학술원 이사)의 인도로, 김성봉 박사(한국기독교학술원 이사)가 대표기도를 드렸으며 손 목사가 성경봉독을 했다. 이어 이수영 목사(새문안교회 은퇴)가 ‘영생을 취할 믿음의 선한 싸움’(디모데전서 6:6~12)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교회는 큰 타격을 받았다. 그로 인해 물질적인 것에 집중하게 되며 영생과 하나님의 말씀과 멀어지는 삶을 살고 있다. 이전 모습으로 회복하기 위해 교만한 모습이 아닌 겸손의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삶의 자세이다. 하나님의 백성에겐 자기 이익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이익도 챙기는 배려와 실천이 필요하다.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며 그중 겸손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겸손 말고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갖춰야 할 또 다른 덕목은 ’검소함‘이다. 육적인 삶을 사는 것이 아닌 영적의 삶을 살기 위해 절제하고 검소한 모습으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우리 모든 삶의 자산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쓰임 받는 삶이 되어야 한다. 청지기 정신으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라고 했다.
세미나에선 심호섭 박사(고신대학교)가 ‘한국 기독교 장로교 신도들의 생활모범: 청교도 운동을 중심하여’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심 박사는 “국내 최초로 청교도 작품으로 존 번연의 ‘천로역정’ 제1, 2부가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한국교회에 소개된 이래, 지난 50여년 동안 청교도는 한국교회에 지속적으로 소개되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럼에도 한국교회에 청교도 운동이 체계적으로 소개된 것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그는 “그러는 동안 한국교회의 청교도 운동은 청교도를 제대로 연구하지 못한 이들에 의해 왜곡되게 소개되어 청교도에 대한 선입견을 낳기도 했다. 청교도는 실패한 도덕주의라거나 엄밀한 율법주의에 불과하다는 것이 그렇다”며 “청교도는 신자 개인, 교회 공동체 나아가 사회와 국가 전체를 새롭게 갱신하고자 하는 개혁운동이었다. 청교도주의는 단순히 개인 구원 또는 하나의 지역 교회의 성장과 부흥에 함몰되지 않았다. 따라서 청교도주의는 어떤 이들이 오해하는 것처럼 주관주의나 신앙의 자유화에 매몰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청교도는 성경의 정신을 따라 하나님이 주인이시라고 말하고 있으며, 청교도 운동은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고양시켜 준다. 청교도는 그리스도의 사랑에 빠진 사람이라 정의할 수 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만, 주님이 하나님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시다면 그리스도가 우리를 만족시키는데 불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은 신성모독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청교도에 있어서 성경은 소위 구원과 행위의 유일무이한 보고였다. 청교도처럼 섬세하게 회중의 삶과 경건을 신경쓴 사람들도 없었다. 또한, 청교도들은 인간의 영혼을 갉아 먹는 죄와 그 죄의 영향력을 누구보다도 신랄하게 파헤쳤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청교도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법을 교훈한다. 참된 구원인이 누구인지를 알려 준다. 참된 신자는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의 안에서 만족하고 인식하는 사람이다. 청교도는 언제나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을 즐거워했고, 죄인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을 즐거워 했다. 그렇기에 그들의 가장 우선순위는 언제든지 하나님이셨고 하나님의 사람들이었고 교회와 가정과 학교와 사회였다”고 했다.
심 박사는 “청교도는 우선 무엇보다도 하나님께만 돌리는 영광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했다. 그들은 신학을 하나님에 대한 학문으로 여겼다. 또한, 죄와 그에 따른 인간의 전적인 무능력과 부패함을 강조했고, 죄와의 끊임없는 영적 전쟁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들은 그리스도의 순종으로 말미암는 의의 전가를 통한 칭의와 완전함을 강조했다”고 했다.
그는 “일부 청교도들은 오락을 지나치게 금했고 너무나 많은 규칙과 규율 등을 정해서 율법주의자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청교도들이 오늘날 우리에게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그들은 우리에게 하나님 중심이 무엇인지를 알려주었으며, 구원과 행위와 유일무이한 법칙으로서의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굳게 신뢰했다”며 “또한, 경건하게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며 살았다. 그들의 삶은 일부의 악의적인 비판과는 달리 균형잡힌 신앙인의 삶이었다”고 했다.
끝으로 심 박사는 “초기 한국장로교회는 청교도 신학과 사상에 기초한 북장로교회의 선교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한국교회는 청교도의 후예들이 물려준 빛나는 유산과 전통을 잃어버렸다. 이러한 때에 초기 한국교회 성도들의 신앙과 생활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던 청교도의 신학과 경건의 부활이 다시 한 번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 서창원 박사(총신대 전 교수)가 ’17세기 스코틀랜드 언약도들의 삶을 중심으로 본 경건생활‘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서 박사는 “극심한 박해의 사건을 가지기 전까지 스코틀랜드 장로교 언약도들은 목회자로부터 성도들에 이르기까지 교회생활이나 개인 경건생활, 사회생활에 있어서 매우 안정적이었고 영적으로 평안한 가운데서 든든히 서가는 이들이었다. 그들은 성경을 누구보다 사랑했고, 하나님의 영감된 말씀이라는 성경의 최고 권위를 깊이 인식하며 살았다”고 했다.
그는 “복음에 충실한 설교자, 복음의 능력으로 심령의 변화를 받아 마음이 새롭게 된 자들의 경건생활 방식, 근면성실과 정직으로 그리고 주님의 사랑의 계명으로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선한 일에 부요한 자로 살아가는 생활신앙의 회복은 성경에 충실할 때 기대할 수 있다”며 “우리가 사는 세상의 죄악들과 위험성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하고 사랑 가운데서 진리로 인도하는 목회사역이 소망이 없어 망해가는 세상에 소망을 심어 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약도들은 단지 장로교회 세우기를 위한 싸움을 한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나라와 왕권 및 언약과 성경의 최고 권위를 앞세웠으며, 그것 때문에 그들은 시민의 자유와 도덕성, 성경적 가치 구현 및 종교의 자유를 위해 온 몸을 던졌다”며 “언약도 목사들은 자신들의 정직한 사역의 순결한 삶과 신뢰할만한 저술 활동을 통해서 그 시대의 반대진영에 있는 자들과는 완연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했다.
끝으로 심 박사는 “기독교를 ‘개독교’로 모독하고 목사를 ‘먹사’로 펌훼하며 조롱하는 시대, 예수는 좋으나 예수쟁이들은 싫다고 비난을 퍼붓는 시대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진실한 성도들을 존중할 줄 알며 기독교의 존재 자체를 높이 여기는 시대가 올 것인지에 대해선 장담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과 그 권위 하에서 복음에 충실한 설교사역 등은 묻히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이 옳다 인정하시는 그리스도의 참 일꾼들이 곳곳에서 일어나 현대판 언역도, 현대판 청교도들에 의한 제3의 교회개혁운동이 이뤄지길 소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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