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가 13일 오전 7시 서울 삼성동 충무성결교회(담임 성창용 목사)에서 ‘은퇴 목회자의 건강과 복지’라는 주제로 5월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에선 성창용 목사의 사회로 최성규 목사(한복협 지도위원, 인천순복음교회 장로)가 설교했으며, 이어진 발표회를 통해 김혜경 교수(백석대학교 사회복지학과)가 ‘은퇴 목회자의 건강과 복지’, 김경원 목사(한복협 자문위원, 셔현교회 장로)가 ‘은퇴 후 삶을 이야기한다’라는 주제로 각각 강연했다.

먼저 ‘성경 말씀 실천이 힐링이다(신명기 10:13)’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최성규 목사는 “오늘날 교회 안에는 말씀 실현이 결여된 것이 큰 약점이다. 성경의 수많은 명령들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주신 말씀이다. 성경대로 사는 삶이 힐링”이라며 “한동안 ‘힐링’이라는 말이 유행이었다. 사회 곳곳에서 힐링이 들불처럼 번져나갔는데 이는 현대인들이 아프다는 것이다. 그들의 몸과 마음이 지쳤고, 위로와 치유를 갈구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치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상처가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몸의 상처가 많았지만, 오늘날은 마음의 상처가 많다. 그 결과, 각종 정신질환과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 그러나 상처는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상처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이겨내야 하며, 외면하지 않고 대면해야 한다”며 “상처를 이겨내면 우리 삶이 아름다운 진주가 되며, 이에 굴복하면 고통스러운 죽음이 찾아오게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이 말씀실천신앙이다. 말씀을 실천하는 건강한 신앙은 상처가 아름다운 주름이 되며, 상처가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낸다. 말씀을 실천하지 않으면 상처가 삶을 좀먹게 되며, 개인과 가정과 나라를 파괴하게 된다. 그래서 말씀대로 사는 삶은 감사 축복”이라고 했다.

끝으로 최 목사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면 복을 받는다. 성경말씀 실천이 효이다. 효는 ‘힐링’이다. 효를 하면 교회가 부흥하게 된다. 모두 힐링하는 삶을 사시길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린다”고 했다.

김혜경 교수
김혜경 교수가 발제하고 있다. ©최승연 기자

이어 강연한 김혜경 교수는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노화하게 된다. 몸이 늙는다는 것은 정신도 같이 늙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충격을 크게 받지 않기 위해 심리적으로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에선 나이가 들면 퇴출을 시키지만, 하나님께선 끝까지 붙들어 주신다”라고 했다.

그녀는 “우리 사회는 위험 사회이다. 이는 온갖 위험 요소들이 있기 때문인데 그 중 고령화가 위험 요소로 들어간다. 현대사회의 위험은 경험해보지 않은 위험들이며, 이 위험의 속도와 방향이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고령화 사회는 ‘호모 헌드레드 시대’로 이어지며 나이 100세의 고령화 인구의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저사망, 저출산이 계속된다면 공동체가 붕괴될 수 있으며 소멸사회가 될 수 있다. 또한 선험적 지식과 공식이 통하지 않으며, 개인적, 사회적으로 삶의 방식을 재정리해야 하는 시대로 변모될 수 있다”며 “개신교인의 고령화는 총인구 고령화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며, 농어촌 교회의 경우 2020년 기준 60대 이상이 8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시선과 평가가 부정적으로 바뀌게 되며, 이는 교회 성장을 저하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퇴 목회자는 노인이 된 목회자이다. 목회자가 은퇴하면 영적 세계를 추구하면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사람으로서의 한계를 느낄 수 있다”며 “이런 은퇴 목회자를 위해 국가는 소득 보장, 건강 보장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참된 교회는 선한 공동체이며 태어남과 성장, 죽음이 함께 하는 곳이다. 그리고 마음 놓고 늙을 수 있는 곳이 되며, 의미 있게 끝까지 쓰임을 받는 곳이 되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지혜로운 노년기를 준비시키는 곳 그리고 나이 듦에 대한 하나님의 선한 계획을 세상에 보여주는 곳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원 목사
김경원 목사가 발제하고 있다. ©최승연 기자

마지막으로 발표한 김경원 목사는 “은퇴는 아름다운 것이다. 지금은 보편화 되었지만, 처음 목사 시무 정년제가 될 때는 엄청난 반발과 충격이 있었다. 내 소견에는 70쯤 되면 지성이 약해지고 체력도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70세가 적정선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며 “‘사역의 끝냄이 시원한지 아니면 섭섭한지’라는 질문은 은퇴 전후에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다. 이에 대해 나는 ‘시원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왜냐하면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목회는 영광스런 사역이지만 무거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섭섭하다’는 반응은 대체로 타의에 의해서, 의욕이나 건강이나 다 좋아서 더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 때 교회 사정으로 사역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흔히 나이가 들면 외로워진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다. 주변의 가깝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은퇴 전에 교회와 갈등이 생기면 배신 당했다는 아픔을 토로하게 된다”고 했다.

이어 “섭섭함을 방지하려면 미리 마음의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먼저 섬겨온 교회가 내 교회라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 철저히 하나님의 교회요 일정기간 나에게 맡겨서 사역하게 하셨고 그 기간이 다 되어 물러나며 그 배턴을 다음 사역자에게 하나님께서 넘겨주라고 하신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며 “은퇴 목사님들은 다 같이 섬겼던 교회의 평안과 부흥을 위해서 기도하고 또 후임 목사님 사역을 위해서 기도한다. 사람을 세워주는 것은 어렵고 무너뜨리는 것은 쉽다. 원로가 자칫 잘못 생각해 후임을 비판하고 간섭하여 갈등 유발로 무너뜨려선 안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은퇴 후 나는 2가지 사역을 하고 있다. 첫째는 은퇴 전에 잘 알고 지내던 군목 출신 목사님의 제안으로 대대교회를 섬기는 선교를 하게 되었다. 둘째는 목회할 때는 관심을 못 가졌던 미자립 개척교회들을 매일 방문해 함께 예배하고 설교도 한다”고 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은퇴 후에 이런 사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큰 은혜이자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운동, 취미 생활의 개발도 좋다. 그리고 은퇴 후 어른으로서 후배들에게 본이 되고 격려하는 사역, 그리고 은퇴 후의 삶이 그리스도인의 향기로 나타내는 삶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늘 하게 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영성관리에 소흘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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