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출판 이레서원이 김재완 작가의 신간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를 출간했다. 저자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경험한 한국교회 이면에 방치된 목회자의 실존과 관련된 문제들을 문화인류학이라는 인문학적 렌즈를 통해 풀어냈다.
저자는 “이 책은 특수한 목회자들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교회 목회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보통 목회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이들은 당신이 개신교인이든 아니든,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이라면 하루에도 서너 번씩은 마주칠 수 있는 부류의 목회자들이다. 물론 그들은 ‘목사’로서 우리 일상에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보통 목회자’들은 택배 배달원, 카페 직원, 택시 기사, 보습 교사, 청소업체 직원, 건설 현장 노동자, 아파트 경비원 등의 모습으로 우리네 일상 깊은 곳에서 함께 호흡하고 있다”라고 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눈부신 성장의 이면에는 전체 교회 중 영세한 소형교회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과반이 넘는다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는데, 이는 한국교회가 대형교회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다만 기독교가 가파르게 성장할 때는 이 영세한 교회들에도 ‘언젠가는 저렇게 성장하게 될 것’이라는 가시적이고 타당한 몽상이 존재했고, 개신교는 그런 몽상을 신과 신앙의 이름으로 축복했다. 따라서 영세한 교회들이 절반을 넘어가는 구조적 문제는 사회적으로나 교단 적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라고 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교회 전체의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하며 작고 영세한 교회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사라져 버리자, 계속해서 늘어나는 작고 영세한 교회들은 교단 입장에서는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가 되었다. 이런 교회들을 특별히 관리하기 위해서 교단별로 유사한 기준을 설정해 놓았는데, 여기에 해당하는 교회들을 ‘미자립교회’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에서 목회자란 무엇인가?’ 이 질문의 핵심은 한국교회는 목회자를 어떻게 규정해 왔으며, 교회의 구성원들은 목회자를 어떤 존재로 인식해왔는지, 목회자들은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목회자란 무엇이어야 하며, 더 중요하게는 무엇이 아니어야 하는지이다. 이런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공교롭게도 오늘날 개신교의 모든 교단이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균열이 파열로 치달아가는 과정에서 목회자들의 ‘정체성 담론’이 핵심적인 주제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저자는 이어 “이중직을 시작하기로 한 목회자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은 그들이 지닌 연령, 학력, 경력과 같은 특징들과 결합하여 좌절을 경험하게 한다. 대부분 목회자의 삶이 한국 개신교의 교단과 교회를 벗어나 본 경험이 없거나, 경험이 있다 해도 그것이 너무 오래전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이 교회 내부로만 위치 지어졌던 것은 목회자가 교회와 교단을 벗어나 ‘세속의 영역’으로 나갈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그래야만 목회자로서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어, 경제적으로 생존하는 것이 목회자로서 생존하는 것의 필요조건이 된 상황에서 목회자들은 처음으로 세속의 영역에 발을 딛게 된다”라고 했다.
그는 “이중직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목회자 정체성이다. 개신교 교세 감소와 구조적 파열로 인한 일하는 목회자의 급증은 목회자 정체성을 ‘일반 목회자’와 ‘일하는 목회자’ 로 분화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일하는 목회자 정체성은 또다시 두 가지로 분화하는 양상을 띤다. 하나는 성과 속의 이분법을 강화하는 방식의 일하는 목회자 정체성이며, 다른 하나는 반대로 성과 속의 이분법을 해체하는 방식의 일하는 목회자 정체성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하는 목회자의 삶에서 구직하기와 일하기의 영역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하면서 목회하기’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 일 하면서 목회하기의 영역은 성과 속이 교차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의 독특한 삶의 방식 및 직업 이해, 그리고 정동을 자아낸다”라고 했다.
한편, 김재완 작가는 총신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했으며 동 대학 신학대학원에 진학했으니 중퇴했다. 이후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해 2021년에 졸업했다. 이후 경기도 화성시 소재 예수향남교회에서 교육전도사로 사역했으며 현재 한국 개신교에 대한 인류학 연구를 이어 나가기 위해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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