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신약학회(최승락 회장)가 26일 제72차 정기논문발표회를 온라인 줌으로 개최했다. 이날 발표회에선 권해생 박사(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의 개회기도 후 이지혜 박사(University of St. Andrews, Ph.D)가 ‘히브리서가 말하는 아들 됨: 죽음의 고난을 통해 온전하게 하심’, 허정문 박사(Yeshiva University, Ph.D)가 ‘메므라와 성육신 로고스의 상호관련성에 관한 재고찰’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먼저, 이지혜 박사는 “히브리서 2:10에서 저자는 ‘그들의 구원의 선구자(avrchgo,j)를 고난을 통하여 온전하게 하심이 합당하다’라고 말한다. 저자는 이러한 방법이 ‘하나님께 합당하다’라고 선포하고 있는 것”이라며 “일견에는 본문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하나님의 아들을 온전하게 하는 것이 왜 필요하며, 또한 그 온전함은 왜 고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인가. 그것이 어떻게 하나님의 성품에 합당한 것인가”라고 했다.
이어 “히 2:9은 아들 예수님이 온전하여진 것은 ‘죽음의 고난 받으심으로 말미암아’ 이루어졌다라고 하여 그의 죽을 수 있는 육체와 관련이 있음을 암시한다. 이와 함께 2장의 논의 속에서는 예수가 다른 형제들과 똑같이 죽을 수 있는 육체를 가지고 오신 것에 대한 강조가 주목을 끈다 (2:7, 9, 14, cf. 4:15;5:7)”며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예수의 죽을 수 있는 육체는 대속의 죽음을 위한 전제로써의 중요성을 가진다고 여겨왔다. 즉, 그의 직무상 역할을 위해 필요한 단계로써, 죽을 수 있는 육체를 통해 대제사장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했다라고 이해한다. 이러한 견해는 히 1~2장을 기독론적인 관점으로 해석하여 본문에서 반복되는 천사와 아들의 비교의 초점이 ‘아들의 신성과 창조자로서의 지위를 강조함에 있다’라고 이해하는 견해와 연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해석자들은 히 1~2장이 다루고 있는 바, 죽음의 고난을 거쳐 천사보다 높임을 받으신 과정은 그리스도에게만 적용될 수 있는 기독론적 내용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죽을 수 있는 육체로 창조된 신적 의도를 통합적으로 설명하는 본문 읽기를 제시해 보고자 한다”며 “죽을 수 있는 육체는 하나님의 아들들에게 유업의 상속자로서 준비되기 위한 훈육의 기회로 주어진 것에 대한 이해를 본문이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히브리서가 말하는 하나님의 아들들이 견지해야할 아들 됨의 핵심은 하나님 의존성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생명의 주인 되신 창조주께 자신의 생명을 맡긴 자가 참 순종의 아들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온전한 순종의 체득은 죽을 수 있는 육체, 즉 소멸 가능성이 있는 상태로부터 파생되는 ‘죽음의 두려움’이라는 시험 속에서 자신의 생명까지 맡기는 순종의 선택을 통해 이루어짐을 말하고 있다”며 “그렇다면, 본문이 예수님이 육체를 입고 오신 것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그가 긍휼이 많으신 구원자이심을 말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아들들이 가야할 아들 됨의 길을 먼저 가셔서 직접 모범을 보이신 참 선구자이심을 나타내기 위함이라고 이해될 수 있다”고 했다.
이 박사는 “히브리서는 이렇게 훈육의 과정을 통해 이루는 아들의 온전한 순종의 모습은 다름이 아닌 대제사장 예수님의 모범을 따라 자기 자신을 내어드리는 제사라고 말한다. 히 13:21은 편지의 마지막에 저자가 드리는 독자들을 위한 간절한 축복 기도의 일부”라며 “죽을 수 있는 육체가 가지는 죽음의 두려움이라는 시험을 통해 아들이 이루는 온전한 순종의 모습은 자기 자신을 제물로 내어놓는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히브리서의 독자들은 믿음 때문에 받는 박해와 시련을 겪고 있다. 하나님의 약속과 반대되는 것 같아 보이는 상황이 계속되자, 성도들은 구원 얻고 심판을 피한 것에만 안주하며 낙심하고 게을러지기까지 하고 있는 상태(6:1~2; 10:25)”라며 “그들은 하나님께서 왜 그의 자녀들이 고난 받는 것을 내버려 두시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진 듯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히브리서의 저자는 성도들에게도 어려움이 닥칠 수 있다고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에, 그는 ‘아버지로부터 훈육이 없다는 것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상속받을 적자가 아니라는 증거이다’라고 역설한다(12:8)”며 “상속자들을 섬기는 존재인 천사들은 영으로 창조하셨으나, 하나님 아버지가 아들들을 연약한 육체로 창조하신 이유는 그들을 모든 창조세계의 상속자로 선택하셨기 때문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 하나님의 임재 속에 거하며 안식과 유업을 누릴 아들은 하나님께 완전히 그 존재가 의존된 순종의 사람들이어야 하는데, 하나님 아버지는 이러한 순종의 마음을 로봇의 프로그램처럼 주입하시지 않으신다. 다만, 그들에게 죽을 수 있는 육체를 주셔서 죽기를 싫어하는 마음, 소멸될 수 있는 육체를 가진 존재가 가지는 자연스러운 두려움을 직면하게 하신다고 히브리서는 말한다”며 “아들들로 하여금 자신의 이익, 명예, 안위, 그리고 생명이 달려있는 결핍의 상황 앞에서 아버지의 신실하심과 그 약속을 믿고 순종을 선택할 기회를 주시는 것이다. 스스로 자신의 생명까지 내어놓는 선택을 통해 아들들은 참 순종을 이루게 된다”고 했다.
아울러 “저자는 하나님은 이러한 아들 됨의 길을 이 모든 날 마지막에 ‘아들을 통하여’(1:2) 보여주셨다고 선포한다”며 “맏아들 예수님은 죽음의 고난을 통해 순종을 배우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사 부활의 생명과 영광을 얻으심으로 아들이 온전하여지는 길을 직접 보여주셨다. 아들로 하여금 죽음의 ‘고난을 통해 온전하게 하심’은 우리를 존중받고 사랑받는 아들로 창조하신 아버지의 뜻을 드러낸다. 그것은 참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성품에 합당하다”고 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허정문 박사는 “타르굼의 메므라를 통해 요한의 로고스의 기원적인 문헌적 요소들을 증명하기보다는 메므라와 요한의 로고스 사이의 문학적, 주석적, 신학적인 상호교류의 가능성과 그 나타나는 이미지들로부터 그 위격적 표지들을 천사화, 인격화, 위격화하는 비유와 상징과 같은 신학적, 성경해석학적 의도와 전략들에 대해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고자 노력했다”고 했다.
또 “연대 추정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1세기경의 원시 타르굼의 존재를 인정하는 이론을 바탕으로 메므라가 그 서문(2세기 초)의 요한의 로고스와도 깊은 상호연관성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메므라-로고스 신학과 관계된 이위일체론을 둘러싸고 일어난 초기 기독교와 다면적(팔레스타인, 헬레니즘, 랍비적) 유대교 사이의 종교적, 신학적 상관성을 살펴 볼 수 있었다”며 “이것을 바탕으로 1~2세기 당시의 유대인과 기독교 학자들이 어떻게 하나님과 그 위격적 표지들을 이해했으며, 그들의 신학적 의도와 성경해석학적인 전략들을 통해 그 위격적 표지들의 다양한 개념들과 이미지들을 어떻게 표현했는지에 대한 보다 심도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본다”고 했다.
그는 “메므라-로고스 신학에 관계된 ‘하늘의 두 권세’ 사상이 메므라와 요한의 로고스의 천사적, 신적 이미지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이위일체론에 대한 신학적 논쟁으로 이어졌으며, 각각(랍비적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서로 다른 그들의 신학적 입장들로 정립되어 나갔음을 볼 수 있었다”며 “이 사상이 기독교 공동체에도 깊숙히 들어오면서 요한의 로고스 전통을 통해 급진적으로 발전되었고, 궁극적으로 성육신 로고스 신학을 구체화시키는 중요한 사상적 배경이 되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필로의 로고스의 ‘제2의 하나님’ 개념과 유대인의 지혜 전통의 인격화된 지혜의 상징적, 위격적 개념들이 메므라를 비롯한 위격적 표지들을 통해 유대인의 성경해석과 신학적 전통들 안에서 이위일체론으로 발전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볼 수 있다”며 “무엇보다 로고스-메므라 사상과 그 신학적인 쟁점들을 인지하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본성(인성과 신성)에 대한 기독론적 변증을 시도했다고 유추해 볼 수 있다”고 했다.
허 박사는 “결과적으로 초기 기독교 전통의 다양한 기독론(천사(화) 기독론, 지혜 기독론 등)과 삼위일체론은 메므라-로고스(위격적 표지들)가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그들의 이미지들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과 신학적, 해석학적 차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어떤 의미에서 메므라-로고스 사상은 헬라 철학적 사상과 유대인의 독특한 문학적, 주석적 전통이 어우러져 선재하는 로고스가 성육신 예수로 오게 되는 길을 예비한 완충적인 사상적 도구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 연구를 바탕으로 제2 성전 및 초기 랍비 시대에 더 폭넓은 다면적(팔레스타인, 헬레니즘, 랍비적) 유대교 자료들과 초기 기독교 자료들을 보다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유대 랍비들과 초기 기독교 교부들의 사상들과 그 다양한 위격적 표지들 사이의 간본문적, 문학적, 신학적 함의들과 상호 관련성에 대해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심도 있게 살펴볼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또한 앞서 언급한 대로, 유일신론을 주장하는 랍비적 유대교를 제외한 유대인의 다른 철학적, 신비주의적 전통들, 특히 앞서 언급한 대로 유대인 지혜문헌을 비롯한 후기 고대 및 중세 신비주의 문헌에서 크게 발전된 다양한 위격적 표지들의 천사화, 인격화, 위격화하는 다양한 문학적, 주석적 관행들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신학적 문제들과 종교적 현상들에 대한 ‘사상의 역사(history of ideas)’를 추적해 보는 것은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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