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제4회 고신포럼이 지난 22일부터 23일까지 경주 라한 호텔에서 ‘대변화 시대와 고신교회’를 주제로 개최되었다.
코로나 이후 변화의 시대를 미리 대처해 보자는 의미에서 열린 이번 포럼은 1부 예배를 시작으로 신호섭 교수(올곧은 교회)가 ‘개혁주의 신학에서 본 메타버스’, 고상범 목사(주일학교사역자연구소장)가 ‘교회교육과 메타버스’, 남수현 목사(서울 사랑의교회 메타버스사역팀장)가 ‘메타버스와 교회’를 주제로 강의했다.
강의에 앞서 고상범 목사는 지난 1월 18일부터 2월 6일까지 전국 110명 교회학교및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메타버스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기독교교육 혹은 주일학교교육에 적용하는 데 있어서 귀하의 생각은?’이라는 질문에 ‘일부 활용하되 신중해야 한다’(52.7%)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적극 활용해야 한다’(21.8%), ‘아직 시기 상조다’(13.6%), ‘잘 모르겠’(11.8%) 순으로 답했다. ‘주일학교도 메타버스를 통해 다음세대와 소통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는 60.9%가 ‘그렇다’라고 답했다.
메타버스의 관심도를 묻는 질문에는 ‘다소 관심 있고 들어만 보았다’(58.2%), ‘매우 관심 있게 보고 있다’(20%), ‘매우 관심 있고 직접 경험했다’(9.1%)순으로 답해 약 87%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메타버스 행사에 참여해 본 경험은 ‘있다’(19.1%), ‘없다’(80.9%)로 나타났다.
메타버스의 필요성에 대해선 42.7%가 ‘필요하기는 하나 가상 세계인 만큼 조심해야 한다’, 23.6%가 ‘적극 활용해야 한다’, 14.5%가 ‘소그룹 모임, 성경공부, 수련회 등 프로그램을 메타버스를 통해 활용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9.1%는 ‘현실과 가상의 정체성 혼동이 있어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설문에 응한 이들은 메타버스와 교회학교에 있어서 교회학교 아이들의 관심과 성령에 맞게 활용이 필요하다. 메타버스의 문제점을 해결해서 비대면 시대에 주일학교가 성장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한, 실제 중고등부 여름수련회를 메타버스(게더타운)을 활용해 진행했을 때 아이들과 교사 모두 만족한 수련회였다는 경험을 전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일학교 예배에 대처가 아닌 도구적 관념에서 활용해야 할 것 같다는 입장도 함께 했다. 또한 앞으로 메타버스가 신학적으로 어떻게 해석될지에 관한 관심과 함께 메타버스는 세상의 삶을 살아가면서 그리스도인의 삶과 다시 한번 신앙을 점검하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했다.
메타버스 활용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시대에 맞춰 공감적인 부분을 활용할 수는 있지만 메타버스가 주가 되어서는 견고한 믿음으로 서기 힘들다는 점과 개인의 편의와 안락함의 선택으로 대면예배를 기피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코로나가 해소되었을 때 메타버스로 올라탄 아이들이 다시 오프라인-대면 주일학교 예배로 연결될 지를 염려했다. 또한 가상의 나 뒤에 숨어 행동하게 되는 것, 중독 등을 염려했다.
이들은 미디어가 대면 만남의 깊음을 대체할 수 없다. 다음 세대 사역은 세월이 지나도 만남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모이기에 힘쓸 것과 말씀대로 지킬 것은 지키면서 메타버스는 보조적인 역할로 활용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회교육과 관련한 메타버스에 대해 고상범 목사는 “‘메타버스’는 마케팅 용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인터넷이 없었을 때는 가족, 친구, 동료가 나의 가장 중요한 인맥이고 소통하지만, 지금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틱톡 등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인맥을 쌓고 소통하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붐이 일어난 원인은 코로나19로 인해 집콕 생활을 하다 보니 언택트(Untact, 비대면) 시대가 왔고, 이는 곧 '메타버스'등으로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온택트(Ontact, 온라인 대면) 시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타버스가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문제점이 있다. 첫째, 다음세대들이 ‘메타폐인’이 생길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짜세상이다. 이 안에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나 자신이 중독이 될 수 있다. 둘째,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메타버스가 디지털 성범죄로부터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누구나 쉽게 하나의 계정을 만들고 인터넷으로 접속하기만 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면 사이버 범죄 위험에 무방비하게 노출될 수 있고, 이를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어 “메타버스도 한계가 있다. 다음세대에 관심을 갖게 하려면 주일학교 프로그램에 적용할 때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과연 중소형교회에서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다. 교회학교사역에 대체하기 쉽지 않다. MZ세대에게 있어서 필요할 때가 있기는 하나 예배는 가상현실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에 대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넷째, 메타버스에 익숙해지면 코로나가 끝나도 우리 다음세대들이 다시 교회로 오는 건 쉽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정체성 혼돈이 올 수 있다. 우리는 현실에서나 가상공간에서도 하나님의 백성이고, 그리스도인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존귀한 존재라는 정체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목사는 ‘메타버스(Metaverse)’를 타기 전에 ‘바이블버스(Bibleverse)’를 탈 것을 강조했다. 그는 “‘바이블버스(Bibleverse)’는 ‘Bible’과 ‘Universe’의 합성어다. 세상은 변해도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다. 복음이 메타버스 안으로 무조건 들어가기보다는 메타버스 안에서 구별되어야한다. 교회학교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사역의 장으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우리 교회에 맞는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교회학교에 있어서 메타버스는 다음세대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하나의 수단이 되어야 하며, 하나의 도구에 불과하다. 앞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신학적인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는 분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메타버스시대에 살고 있다. 메타버스는 피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인정해야 할 세상은 아니다. 교회교육은 성경의 원리에 따라 진행되어야하며, 교회교육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는 교육이자 예수님을 닮아가는 교육이어야 한다. 메타버스 안에서 교회교육을 찾지 말고 교회교육 안에서 메타버스를 어떻게 하면 복음의 도구로 활용하면 좋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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