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천신학회(황병준 회장)가 12일 오전 10시 강원도 춘천시 소재 춘천동부교회(담임 김한호 목사)에서 ‘위드(WITH) 코로나 시대와 실천신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제83회 정기학술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1부 개회예배는 황병준 회장의 인도로, 민장배 부회장의 대표기도, 서승룡 부회장의 성경봉독, 김상백 신임이사장의 설교, 위형윤 증경회장의 축도, 구병옥 총무의 광고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김상백 이사장은 ‘가까운 말씀’(신30:11~14)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김 이사장은 “하나님의 말씀을 실천할 때에 개인 영혼의 변화와 회심이 일어나고, 또 우리의 변화와 회심을 통해 한국사회가 변화되는 것”이라며 “그리고 그 실천을 통해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다. 하나님의 말씀은 바로 옆에 있어서 능히 실천할 수 있는 가까운 말씀”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하고 실천해야 하겠다”며 “실천신학은 한국과 교회 바로 옆에 있어서 능히 잘 사용할 수 있는 신학이어야 한다. 교회가 쉽게 접하고, 나누며, 실천할 수 있는 가깝고 친밀한 실천신학을 추구하는 모두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서 2부 발표회는 각 분과별로 온라인 줌을 통해 진행됐다. 먼저, 주희현 박사(정화예대, 공유문화예술연구소)는 ‘위드코로나 시대, 상호텍스트 활동을 통한 공동체 활성화 연구: 상호텍스트 활동사례 및 경험자 인터뷰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주 박사는 “코로나19 이후 기독교 공동체의 변화를 전망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응답자1,891명(목회자 891명, 19세 이상 성인남녀 개신교인 1,000명) 중절반이상인57.2%가 교인 수의 급감을 예상했다”며 “이는 방역 지침에 따른 거리두기와 집합제한, 비대면지속이 구성원들의 활동력을 감소시키고 나아가 공동체로 존재하는 교회지속력에 치명적 위협이 되고 있음을 주지시킨다”고 했다.
이어 “이처럼 팬데믹 시대로 말미암은 교회공동체의 급격한 변화, 특히 공동체의 기초체력이라 할만한 ‘활동성’의 저하는 공동체 존속에 심각한 위기가 아닐 수 없다”며 “그러나 이 같은 우려는 초대교회 공동체가 억압과 핍박이라는 강제적 단절상황에서 편지 등 각종의 기록물로 소통하며 차원이 다른 ‘말씀 공동체’로 세워졌음을 기억할 때, 새로운 의미의 확장과 변혁을 희망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회 공동체에서의 ‘말씀(텍스트) 활동이 주로 ‘듣고 배우는’ 일방의 학습에 집중되어 있음을 고려할 때, 상호텍스트활동의 사례에서 발견된 목양적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목양적 기능이라 함은 과거와 현재, 내면의 욕구를 성찰하는 자기발견 기능, 속마음을 표현하고 공감과 위로를 공유하는 상담치유기능, 텍스트 공간에서의 새로운 만남과 소통의 용기를 발휘하는 관계 확장, 고정된 관념으로부터 생각이 전환되고 의미의 해석이 재구성되는 인식의 변화기능으로 요약되며, 이는 유형과 무형,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과 비공간에 구애받지 않는 상호텍스트활동을 통해‘말씀 공동체’로서의 본질적 기능이 확장되고 목양이 지속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라 하겠다”고 했다.
이어 오주영 박사(서울신대 실천신학/예배학)는 ‘코로나19 위기 대처에 관한 예배학적 성찰과 With/Post 코로나19 시대의 예배학적 미래전략’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오 박사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예배 또한 전대미문의 격변을 겪고 있다. 예배는 비대면 예배로 급선회했고, 교회는 방송국화 되었다”고 했다.
또 “코로나 이전에 두 명의 예언자가 이러한 상황을 포스트모던사회를 가정하여 서술했다. 하나는 교회 안의 예배학자로 테레사 버거가 있고, 다른 하나는 교회 밖의 철학자로 자크 데리다가 있다”며 “버거는 예배의 디지털화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며 적극 대비하라고 권면한다. 반면에 데리다는 디지털 과학기술이 거룩의 체험이라는 예배의 본질을 삼킬 것이라 경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존 웨슬리에게서 우리는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웨슬리의 부흥이 서민대중과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이룬 것처럼, 기독교 예배는 직접성을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웨슬리가 서민대중과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서 화려한 국교회의 설교단이 아니라 들판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우리시대의 ‘들판’을 찾아 나서야하며, 웨슬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지속적이고 빈번한 성찬의 공간과 애찬의 공간을 구축해야 하며, 서민대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가락에 맞추어 믿음의 진리를 입혔던 콘트라팍타를 부흥의 촉매제로 사용했던 존 웨슬리처럼 새로운 복음전도의 직접적인 방편들을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고유식 박사(호서대 실천신학/목회상담학)는 “코로나 레드, 블루, 블랙 상황 속에서의 목회신학적 과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정서적 거리 좁히기’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고 박사는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관계 억압과 억제의 상황 속에서 불가피하게 겪게 되는 소외와 고립으로 인해 정서적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돌봄의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코로나 신경증에 대해 깊이 있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일단 교인들의 신경증을 하찮게 치부하지 말고 이에 치유적 관심을 갖는 것만으로도 이미 목회자는 교인 돌봄을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신경증 발견 후 신경증 제거에만 몰두하는 목회자의 모습이 우려된다”며 “그래서 목회자는 교인들의 신경증 제거에 집중하기보다는 신경증 형성 원인과 과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했다.
또한 “목회의 진정한 가치는 외적으로 보이는 물리적 관계와 활동이 아닌 정서적·영적 교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그 무엇보다 목회자가 집중해야 할 점은 앞으로의 계획도 중요하지만 현재 고통 받고 있는 교인들, 코로나 신경증으로 인해 삶이 피폐해진 교인들을 외면하지 말고 그들의 호소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아름 박사(토론토대 실천신학/설교학)는 ‘고통과 희망 사이의 과도기적 공간으로서의 애통 설교’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구 박사는 “코로나 시대에 고통이 교회에 제기하는 도전 중의 하나로서 고통 속에서 희망을 어떻게 선포할 수 있을 것인가”라고 했다.
그는 “애통은 부정적이거나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다. 오히려 불의의 실상을 고발하고 약자를 위로하고 정의를 구하며, 하나님과 공동체가 상처 입은 사람들과 고통 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여는 채널”이라며 “그리고 고통으로 인해 상실되었던 언어의 회복이 일어나는 곳이며, 과거가 아니라 공동체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것이고, 고통을 겪는 사람들로 하여금 하나님과 의사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도록 도와주며 하나님의 능력 밖에 있는 상황은 없다고 믿는 희망의 행위”라고 했다.
아울러 “이런 의미에서 애통은 우리가 고통을 표현하고, 증거하고, 회복을 갈망하도록 허용하는 하나님의 승인을 받은 또 다른 믿음의 수단이 된다”며 “애통이 견인하는 설교는 일요일에 끝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기독교 담론 너머의 고통을 다루기 위해 매일의 애도의 실천을 장려하며, 신앙공동체에만 국한되지 않고 교회의 경계를 넘어 더 넓은 공동체에서 회복력을 촉진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양승아 박사(서울장신대 실천신학/예배설교학)는 ‘코로나 시대의 청소년 예배’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양 박사는 “청소년은 미래 사회의 주역이자 희망이다. 청소년기의 주요 과업은 정체성 형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형성된 정체성은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한국교회가 청소년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한국교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을 통해 기독교적 가치가 사회에서 실천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김남식 박사(CESI한국전도학연구소)는 ‘리차드 플래처의 9가지 연구 질문을 바탕으로 한 5세기 켈트식 전도 분석 1부’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이 논문은 한국연구재단 신진학자연구지원 사업(2019~2022) 중 1년차 연구 결과 논문”이라고 했다.
또한 “이 논문의 목적은 신성 로마 제국의 전도 분석을 위한 리차드 플래처(Richard Fletcher)의 아홉 가지 연구 질문 중 첫째, 왜 교황 그레고리 1세는 잉글랜드를 기독교로 개종시키기로 결정했나? 둘째, 로마교회 전도자들이 받은 훈련은 무엇이며 어떤 전략과 방법을 사용했나? 셋째, 초기 중세 ‘성공적인 전도’의 조건은 무엇이었나? 라는 켈트 기독교 전도 패러다임을 분석하는 도구로 사용했다”며 “이 연구 질문을 통해 첫째, 로마교회의 전도를 제국의 종교 이데올로기로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생각하지만, 패트릭은 하나님의 거부할 수 없는 부르심에 순종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둘째로 로마교회의 ‘성공적 전도’를 감행할 때는 십자군 이데올로기로 로마교회가 세뇌되었지만, 패트릭은 제자를 세우는 제자를 만들며 효과적인 전도를 위해 성육화와 상황화를 실시했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셋째로 교황중심으로 한 로마교회의 파이프라인과 같지 아니하고 21세기에 회자되고 있는 플랫폼처치를 패트릭은 실천함으로써 효과적인 전도를 위한 평신도 리더의 필수성을 역사적 증례로 남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혁 박사(명지대 실천신학/전도학)는 ‘디지털 선교지로서 메타버스 세계의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남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메타버스 세계에 대한 관심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등 다방면에 걸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독교 학자들에 의한 메타버스 연구는 미진하며, 교회들은 이 유행에 대하여 조직교회 중심적인 이해로 대응하고 있다. 다음세대 교인의 급격한 감소를 마주하면서도, 그들이 상주하고 있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미디어의 출현에 대하여 한국교회가 여전히 저항적인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며 “해외교회들은 오래 전부터 실험적인 가상교회들을 통하여 디지털 세계에서 불신자들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교회도 더 이상 아날로그 세계에 머물며 디지털 세계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디지털 선교지로 메타버스를 이해하고 복음전파를 위하여 준비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동진 박사(루터대 실천신학/디아코니아)는 ‘기후 위기 시대 속에서 디아코니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박사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보다 기후 위기가 인류 건강에 더 위협적인 위험 요소라고 경고했다. 중세시대 때 창궐했던 흑사병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라졌듯이 코로나19 전염병도 사라질 것이지만, 기후 위기는 우리 삶과 관련된 모든 기반과 체계가 붕괴할 것이고,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할 것이라는 그 서막을 알리는 징후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창조신학의 왜곡이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파괴했다면, 올바른 창조신학의 회복은 그 세계를 지키고 섬기는 일에 집중하게 만든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지배와 정복의 관계가 아니라 사귐과 섬김의 관계라는 것이 성경 안에서 발견되는 창조론의 원형이기 때문”이라며 “섬김으로 표시되는 디아코니아의 진가는 기후 위기 속에서 발휘할 수 있다. 디아코니아는 행동하는 믿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앞서 이외에도 다른 분과에서는 ▲박동진(합신대) 교수가 ‘위드 코로나 시대, 로이드 존스의 설교학적 의미’, ▲주원규(성공회대) 교수가 ‘위드코로나 언택트 시대, 융합적 실천으로서의 신학담론 가능성 모색: 교회 공간에 관한 성찰을 중심으로’, ▲여한구(국제신대) 교수가 ’위드 코로나 시대의 뉴노멀과 목회상담‘, ▲조성돈(실천신대) 교수가 ‘위드코로나 시대의 실천신학적 교회론’, ▲이종민(총신대) 교수가 ‘위드-코로나 상황 가운데서의 영성훈련을 위한 고찰: 솔로 타임(Solo Time)을 중심으로’ ▲백상훈(한일장신) 교수가 ‘살아있는 빛의 반영: 힐데가르트의 환시에 관한 소고’, ▲김경은(장신대) 교수가 ‘환대의 영성을 위한 레비나스(Emmanuel Levinas) 고찰’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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