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나의 새해 소망은 생각 외로 소소하다. 마스크를 벗고 서로의 얼굴 표정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진 지 벌써 2년이 넘었다. 백신 접종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확진자 수는 고무줄 같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자리 잡았다.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인 '줌'이 이젠 일상 속으로 들어와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게 익숙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불편한 점은 여전하다.
청각장애인들은 상대방의 얼굴 표정과 입 모양을 봐야 하고, 수어통역과 속기 통역이 없으면 줌 프로그램은 무용지물이 된다. 회의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꾸준히 의견제기를 한 결과, 정부 브리핑과 기자회견, 그리고 정부 주요 행사에서 수어 통역사가 나란히 서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온라인 회의에서도 수어 통역사가 화면 속에서 열심히 통역을 해 주는 모습도 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면 소통에는 불편함이 있다. 온라인 회의에서는 마스크를 잠시 벗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대면 소통 시 마스크를 계속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확진자 추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는 사람들과의 접촉을 조심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청각장애인들은 소통의 사각지대에서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해에는 방역 수칙과 백신, 그리고 안전한 의료 체계 덕분에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소통하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19로 의료진 모두가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척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새해 소망은 하나같이 "빨리 코로나19가 사라지게 해 주세요"라는 내용이 많다는 뉴스 기사를 접했다. 이처럼 새해에는 모두가 안전하고 건강한 한 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청각장애인도 마스크의 답답함 가운데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
이샛별(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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