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제9회 창조론 오픈포럼에서 천문학자인 이은희 박사(한국기술사연구소)가 “근본주의적 과학자들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성경을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으며, 문자 그대로 믿지 않을 경우 믿음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매도하는 경우를 종종 경험한다”며 “창조과학 관련 강의에서도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관련해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얼핏 듣기에는 정말 그런가 보다 하고 끄덕이게 되는 이런 강의가 과연 정확한 과학적 지식에 기초했는지 한 번쯤 검토하고 넘어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오늘날 한국 교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근본주의적 창조과학자들과 관련한 몇몇 일들은, 코페르니쿠스가 죽던 해 출간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와 갈릴레오가 죽은 후 비석도 못 세우게 만들었던 <두 우주 체계에 대한 대화> 사건을 되새기게 한다”며 “요즘 이러한 활동에 크리스천 과학자들이 합류하고 있는데, 그들의 이론에 동조하지 않거나 다른 의견을 제기할 경우 관련 학회의 탈퇴 강요와 여러 방법의 마녀사냥이 이어지는 것을 보며 더 이상 침묵만이 답이 아님을 깨닫는다”고 밝혔다.
그는 성경의 문자적 해석의 예로 여호수아 10장의 ‘태양이 멈춘 사건’을 들었다. 그는 “여호수아가 멈추라고 한 것이 태양이라면 태양이 움직이지 않았다는 것이고, 이는 결국 지구가 자전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러한 일은 일어날 수도 없지만 만약 일어났다고 해도 전 지구적으로 관측되어야 하는 사건”이라며 “이런 엄청난 사건이 성경 외에 동서양 어떤 기록에도 없을 뿐더러, 지구가 자전을 멈추는 사건에도 인류가 없어지지 않고 건재한 사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또 <갈릴레오 사건으로 본 종교와 우주관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란 제목의 발제에서, 지동설을 지지한 갈릴레오가 당시 교회권력에 의해 종교재판에 회부되는 등 핍박받은 데 대해 “그는 맨눈으로 볼 수 없던 세계에 대한 새로운 발견으로 올바른 우주관을 알리려 했고, 보이는 진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권위와 외롭게 싸웠던 것”이라며 “성경의 문자적 해석과 관련된 진실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밝혀질 것이고, 왜곡된 성경 해석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창조론오픈포럼(Open Forum for Creationists)과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경희대 기독인교수회 등이 공동 주최했으며, 이은희 박사 외 양승훈 박사(VIEW)가 ‘방사능 연대와 창조연대’,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장)가 ‘빛의 창조에 대한 신학적 해석’, 박찬호 교수(백석대)가 ‘밀라드 에릭슨의 창조론’ 등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