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혁신학회(이은선 회장)와 안양대학교 HK+ 사업단이 3일 오후 2시 30분 경기도 안양시 소재 안양대 HK+ 사업단에서 제149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 발표는 현장에서 진행하고, 온라인 줌을 통해 생중계 됐다.
먼저, 정원래 박사(총신대 역사신학)가 ‘중세 스콜라 신학에 영향을 준 이슬람 학자들’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정 박사는 “이슬람 학자들과 중세 스콜라주의자들이 공통으로 연구와 해석의 대상으로 채택하여, 자신들의 철학과 신학을 이해하고 체계화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한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라며 “이슬람의 영향을 지닌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들이 어떻게 서유럽으로 다시 전달되었는지,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스콜라 신학에 끼친 영향들을 간략히 고찰하였다. 이러한 고찰에서 몇 가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먼저, 이슬람 자체의 학문적 발전과 신학적 정립은 기독교와의 접촉과 교류를 배제하고 논하기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이슬람 세계에 소개되고 전달되는데, 기독교인들의 기여 역시 매우 지대했다”며 “둘째는 이슬람 세계에 소개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순수한 아리스토텔레스라고 하기보다는, 시대적 제약을 지닌 텍스트와 또한 다양한 사상들이 혼합된 형태로 전달되었다”고 했다.
또한 “셋째는 이슬람 철학자들 역시 자신들의 신학을 철학적 체계의 도움을 받아 설명하고 이해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서로 다양한 견해를 낳았다. 즉 철학과 신학의 관계에서 상호 보완적으로 보는 아베로에스와 명백한 분리를 주장하는 알 가찰리의 주장, 그리고 상호협력적인 입장에서의 아비첸나의 사상을 볼 수 있다”며 “넷째는 이러한 이슬람 철학자들이 고찰한 신학과 철학의 관계는 이슬람 철학자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의 영향을 받은 스콜라 신학자들에게도 동일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다섯째는 이슬람 철학자들이 그리스 철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구축한 체계는 각각 내적인 한계와 질문을 잉태하였고,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스콜라 신학자들은 치열하게 논쟁해야 했다. 이는 스콜라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며 “여섯째는 이슬람 철학자들이 던진 여러 질문, 세계의 영원성, 지성유일설, 영혼불멸설 거부 등에 답하기 위해 서방의 신학자들의 어느 정도로 아리스토텔레스를 수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격렬하게 논쟁하였고, 일곱째로 이러한 질문들은 결국 신학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새로운 정립, ‘이중진리설’을 포함하여,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고 했다.
아울러 “이슬람의 통해 전달된 아리스토텔레스는 당시에 등장하는 대학과 더불어 ‘중세 고등 교육 체제의 혁명’을 낳았다. 이슬람 철학자들과의 교류가 기독교의 정신사에 끼친 영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왜냐하면 이들이 담론의 주제로 삼은 것, 존재, 본질, 필연, 우연, 인식론, 우주론 등의 주제는 어느 세계를 불문하고 보편적 담론의 본질적인 주제인 까닭”이라며 “실상 울타리에 제한된 사상적 체계와 가치관은 외부와의 교류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적인 한계에 의해 더 타락하고 부패하고 생명력을 상실한다. 따라서 학문의 세계에서의 다양한 교류는 스스로의 학문의 체계를 정립하고, 한계를 인식하고, 새로운 발전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타락’으로 정죄하기 보다는 긍정적 측면에서 이해하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한동수 박사(한국성서대)는 ‘조나단 에드워즈의 한국 수용 및 연구 역사와 특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한 박사는 “ 1923년에 에드워즈가 한국 문헌에 처음 소개된 이후 약 100년이 지났다. 또한 1969년에 에드워즈의 저술 ‘출판되지 않은 삼위일체론’이 한국어로 번역되고, 국내 학자의 첫 번째 소논문이 발표된 지 50년이 넘었다”며 “에드워즈가 한국에 수용된 간략한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그 동안 한국인들의 에드워즈 연구의 특징과 공헌과 약점이 무엇인지 비평적으로 평가하고, 다음 한 세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에드워즈의 국내 소개와 연구는 크게 다섯 가지 특징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며 “먼저, 에드워즈를 영적인 자원으로 여기는 데에 무게중심을 둔 면이 강했다. 조선의 개화기에 맞춰 미국인 선교사들이 다수 한국에 입국하면서 한국 사회는 교육과 의료, 그리고 신앙적인 면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청교도 정신에 근거한 그들의 신앙 훈련 덕분에 한국 교회는 자연스럽게 경건한 신앙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었다”며 “더욱이 선교사들이 입국하기 시작한지 약 20년 만에 경험한 원산과 평양으로 이어진 대부흥은 한국 교회에 참된 신앙과 부흥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심어주었고, 그러한 신앙적인 분위기는 한 세기 전에 뜨겁게 달궈졌다. 그러는 동안, 제1차 영적 대각성의 주요 인물이었던 에드워즈가 오천경과 곽안련 등을 통해 평양 신학교에 소개됨으로써 한국 교회는 에드워즈를 중요한 부흥 운동가로 강하게 인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후 한국교회가 영적인 위기를 겪거나 신앙 부흥을 간절히 갈망하는 때마다, 한국의 목회자들과 학자들은 영적인 자원으로 에드워즈를 찾았다”며 “1980~90년대에 한국 교회가 성장의 정체와 이단 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에드워즈와 부흥에 관한 수많은 에세이들이 발표되었고, 에드워즈를 경건한 목회자와 성도의 본보기로 언급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마틴 로이드존스가 그의 책에서 에드워즈를 극찬하고, 백금산의 「조나단 에드워즈처럼 살 수는 없을까?」가 출판되면서, 이러한 인식은 더 강화되었다. 이와 같은 경향은 21세기에도 나타나고 있다. 국내 학자들과 목회자들은 에드워즈에 관련해서 참 된 신앙, 영성, 그리고 부흥에 관한 소논문과 에세이를 적어도 21편 이상 썼다”고 했다.
또한 “국내 학자들이 근현대교회 역사를 저술한 책들도 모두 제1차 영적 대각성 운동과 에드워즈에 관한 서술과 평가를 포함하고 있다. 이 글들은 공통적으로 에드워즈를 경건한 신앙 회복과 영적인 부흥을 위해 힘쓴 영적인 거장으로 언급한다”며 “한국 기독교는 처음부터 개혁신학과 청교도의 전통을 이어받았을 뿐 아니라 제1차 영적 대각성에 버금가는 부흥을 경험했으므로, 한국 교회가 영적인 위기를 겪을 때마다 에드워즈가 많은 학자와 목회자로부터 큰 관심을 받은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한 박사는 이어 “둘째, 그 동안 에드워즈에 대한 연구는 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개신교 신자들에 의해 진행되었다”며 “에드워즈와 관련하여 한국에 출판된 모든 책, 소논문, 그리고 에세이 중에서 불과 소수만 비기독교인의 관점에서 연구되고 일반 출판사가 출판했다”고 했다.
또한 “에드워즈의 「의지의 자유」도 1987년에 일반 출판사에 의해 번역되었다. 전체 인구의 5분의 4 이상이 비기독교인인 국가에서 미국의 신학자 에드워즈는 대다수 한국인에게 생소한 인물”이라며 “따라서 미국 철학과 문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외에 비기독교인 한국들이 미국인 신학자에게 큰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여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셋째, 국내의 에드워즈 연구는 주로 개혁주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며 “에드워즈에 관한 논문으로 학위를 받은 38명의 에드워즈 학자들(한 명이 두 개의 학위를 취득) 중에서 적어도 31명이 장로교인”이라고 했다.
이어 “에드워즈에 관한 모든 소논문들 중에서 단세 편만 비-장로교인이 썼다. 한국 기독교에서 장로교회가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장로교인들이 다른 교파의 기독교인들보다 더 많은 저술을 발표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겠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원인은 각 교파별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더 적합할 것”이라며 “한국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많은 성도수를 가진 감리교회와 성결교회는 영적인 거장으로 에드워즈보다 요한 웨슬리를 더 선호할 뿐 아니라, 에드워즈의 개혁주의 신학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에드워즈 연구의 마지막 특징은 연구 주제가 점차 다양해짐과 동시에 그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주제들이 있다는 사실”이라며 “우선 연구 주제가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1970~90년대에 쓰인 두 편의 박사학위논문은 각각 에드워즈 사상의 철학적인 개념과 종말론을 다루었다. 그리고 다른 학자들은 주로 에드워즈의 생애와 그의 윤리관, 믿음과 칭의 사상, 그리고 제1차 영적 대각성과의 관련성을 다루었다”고 했다.
그러나 “현 세기에 들어서면서 주제가 훨씬 더 다양해져 미국의 에드워즈 학계와 비교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만큼 폭이 넓어졌다. 뿐만 아니라, 에드워즈의 사상 중에서 교의적, 철학적, 형이상학적 개념들을 탐구하는 연구들과, 그의 목회적, 실천적 함의를 밝혀내는 연구들이 점차 균형을 이루어가고 있는 추세”라며 “더 나아가 한국 학자들은 특정 주제에 관해 독특한 관점의 연구로 에드워즈 학계에 공헌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강웅산과 이윤석 등이 에드워즈의 구원론을 연구하면서 그리스도와의 연합 관점에서 분석하고, 강희권이 에드워즈의 「구속사」를 중심으로 그의 역사관을 연구한 것 등이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한 박사는 “한국의 에드워즈 소개와 연구는 한 세기 동안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세계가 한국의 에드워즈 학계를 주목할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아직 당면한 과제들이 있다”며 “먼저, 예일대학교 조나단 에드워즈 센터의 한국 지부를 속히 설치하여 체계적인 연구 지원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베네룩스, 브라질, 독일, 폴란드, 일본에 센터들이 설치되어 서로 긴밀한 협력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학자들을 배출한 우리나라에 센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둘째로 앞서 언급한 대로, 에드워즈의 사상 중에서 아직 연구가 부족한 영역들에 대해 더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에드워즈 학자들 개인의 관심사가 더 넓어져야 할 뿐 아니라, 서로간의 협력과 자극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셋째로 에드워즈에 대한 연구들이 영어로 더 많이 저술되어야 한다”며 “국내 대학교에서 발표된 박사 학위 논문들 중에서는 단 두 편만 영어로 저술되었고, 영어 소논문도 12편밖에 되지 않는다. 한국의 많은 에드워즈 학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로 적는 논문이 적다보니 국제적으로 이들의 연구가 알려지지 않는 안타까운 한계를 안고 있다. 국제적인 네트워크와 학문적인 발전을 위해 더 많은 영어 논문을 기대하며, 특히 해외 저널에 게재되는 논문이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에드워즈가 탁월한 철학자요 신학자이지만 평생 목회자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그의 신학과 사상 중에서 목회적이고 실천적인 면을 더 부각하여 다루는 연구들이 진행되길 기대한다”며 “ 에드워즈가 사역했던 18세기 뉴잉글랜드의 교회 상황과 21세기 한국 교회 상황을 비교하면서 실천적, 목회적 접근을 하는 연구를 더 많이 진행 한다면, 한국 교회와 사회에 더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김성운 박사(고신대)와 이상웅 박사(총신대)의 논평에 이어졌고, 종합토론 이후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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