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박스권에 갇혀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개 반성문을 내놓으면서 '매머드' 선거대책위원회 쇄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 후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받아들여진다. 밑바닥 민심을 훑기 위한 의원들의 하방 선거운동, 신속한 현안 대응과 의사 결정을 위한 선대위 경량화, 실무 역량 제고를 위한 실력파 등용이 핵심 쇄신책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후보는 지난달 10일 후보 선출 이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확정될 때까지 30여일간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는 '골든 타임'에도 대장동 특혜 의혹과 주4일제·음식점 총량제·재난지원금 논란으로 지지율은 되려 박스권에 갇혔다.
민주당은 21일 오후 4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선대위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인 송영길 대표는 앞서 이 후보에게 선대위 쇄신 전권 위임과 현역 의원 하방(下放)을 공개 언급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두관·이광재 의원은 선대위 대개조, 근본적인 혁신을 주장하며 공동선대위원장 사퇴를 선언하며 쇄신의 물꼬를 열었다.
송 대표는 21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것을 비우고 하심 하방해 새롭게 다시 출발하자. 움직이고 변화하고 행동하는 민주당을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경선 내홍 봉합을 위해 전 의원이 참여하는 '용광로 선대위'를 출범한지 19일만이다. 주요 보직을 이재명계와 경쟁 캠프간 균형, 현역 의원, 선수(選數) 중심으로 안배한 선대위는 현장성과 기민성이 떨어지는 권한과 책임이 모호하고 명확한 의사결정 구조를 못 갖춘 비효율적인 체제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전날 유튜브 곽동수TV와 전화 인터뷰에서 "원팀 선대위를 구성했지만 기동성이 부족한 점이 있다. 이 후보 의지가 관철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 후보에게 선대위 쇄신에 대한 전권 위임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은 같은날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말한 선대위 대개조에 동의한다. '날렵한 선대위, 일하는 선대위'를 위해 우선 저부터 먼저 선언한다"며 공동선대위원장직과 후보자 직속 균형발전위원회 공동위원회 공동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공동선대위원장은 21일 페이스북에 올린 사퇴의 변에서 "저는 선대위 첫날, 강을 건너면 타고온 배는 불살라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정권교체 수준이 아닌 대한민국의 '운명'을 바꾸는 완전히 새로운 정부를 탄생시켜야 한다"며 정치의 전면적인 교체를 촉구했다.
선대위 쇄신은 이 후보의 '국민의 여망에 부응하지 못했다·확 바뀌면 좋겠다'는 지적에 따라 현역 의원의 집단 '하방(下放)'과 실무진 중심 조직 재편이 골자가 될 전망이다. 현역 의원은 지역으로 내려가 표(票)갈이를 맡고 핵심 참모와 실무진이 지휘 통제와 현안 대응을 맡는 이른바 '투 트랙'이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 자신과 당 관련 논란에 사과하면서 "민주당도 확 바뀌면 좋겠다. 주권자를 진정 두려워하고 국민의 작은 숨소리에조차 기민하게 반응하는 길을 찾아내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같은날 충남 논산시 화지시장 즉흥 연설에서는 "덩치만 크고 할 일 제대로 못 챙기는 당(선대위) 역시 의지와 책임만 남기고 다 다시 시작하겠다"며 "그 사람이 가진 경력, 지위, 관 다 던지고 오로지 실력, 국민을 위한 충정 그리고 열정 가진 사람으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주문했다.
그는 21일 대전현충원 참배 직후 선대위 별동대 관련 질문에 "당 또는 선대위가 너무 느리다, 무겁다, 민감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다"며 "그점 때문에 국민의 뜻을 신속하게 반영하고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행동이 가능하도록 민첩하고 가볍고 기민한 대응 체계를 만들어야겠다는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앞서 초선 의원들은 15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 선대위가 국회의원 중심, 선수 중심으로 구성돼 현장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청년·여성·서민 등 각계각층 참여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며 "당 선대위에 현장의 목소리를 대변할 외부인재를 영입해 전면 배치하고 실질적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쇄신을 촉구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17일 현 선대위 체제를 "권한과 책임이 모호하고 명확한 의사결정구조를 못 갖춘 매우 비효율적 체계"라고 비판하면서 후보 핵심 측근과 선대위 핵심 인사가 후보 중심으로 키를 틀어쥐고 중심을 잡아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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