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30대, 특히 '이남자'(20대 남성)에게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페미니즘에 비판적인 인터넷 게시글을 잇따라 공유하고 여성가족부 명칭 변경도 시사하는 등 연일 20대 남성 지지층에 소구하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그러나 섣부르게 젠더이슈를 다루다가 진보적 이슈에 민감한 20대 여성 지지층만 더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일 발표된 오마이뉴스 의뢰 리얼미터(7~8일 실시, 전국 성인 2014명) 조사에 따르면, 윤석열 46.2% 이재명 34.2%로 격차는 12%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20대에서도 윤 후보가 2주전 조사(10월 25~26일) 대비 23.0%포인트 폭등한 41.8%, 이재명 후보 23.3%로 집계됐다.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던 20대 민심을 윤 후보가 상당수 흡수했다는 분석이 가능한 지점이다.
그러나 20대를 성별로 구분해보면 미묘한 차이가 나타난다. 20대 남성의 경우 이재명 20.5%, 윤석열 52.1%로 더블스코어 넘게 벌어졌다. 반면, 20대 여성에선 이재명 26.2%, 윤석열 31.5%로 비등한 양상을 보였다.
군소후보도 상대적으로 약진했다. 20대 남성에선 국민의힘 안철수(10.9%) 후보가, 20대 여성에선 정의당 심상정(14.9%)가 전연령대에서 유일하게 두자릿수 지지를 보였다.
특히 20대 여성 응답자층에선 여야 주요후보 4인방 외에도 '기타 후보'를 꼽은 경우도 26%에 달했다.
또래 남성과 달리 20대 여성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수·야권 지지성향이 덜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 지지층에 어필하려는 이유로 성평등 정책에서 선회하려는 인상을 주다가 자칫 현 정부에 우호적이던 여성 지지층이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같은 조사의 정당지지도에서 20대 남성에선 민주당 12.9%, 국민의힘 59.8%였지만, 20대 여성에선 민주당 27.8%, 국민의힘 35.1%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도 남성에선 16.9%에 그쳤지만 20대 여성에선 40.0%로 대비됐다.
진보정당에서는 지지층 확대를 위해 젠더갈등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페미니스트 대통령 되겠다'는 말이 당연한 상식이던 대선이 불과 5년 전이었다"며 "거대 양당 후보들이 얄팍한 젠더의식으로 반페미니즘의 기수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같은당 류호정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두 '아재' 후보는 끝내 여성의 삶에 공감하지 못했고 당선을 위해 시민을 취사선택했다"면서 이 후보와 윤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된 상황에서 이재명 후보가 남성층을 지지로 움직이는 건 힘들 것 같다"며 "남녀 모두 열세이지만 나름 격차가 덜한 여성쪽을 굳히는 게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의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뉴시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