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수표교교회(담임 김진홍 목사)가 24일 오후 ‘고령화 시대, 교회와 시니어 성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13차 수표교포럼을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수표교교회 담임 김진홍 목사는 이번 포럼에 대해 “밀려오는 고령화 물결 속에, ‘신중년’이 된 시니어 성도의 활력과 헌신으로 교회와 세상의 담을 넘는 공동체를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고민할 때가 됐다”며 “건강한 시니어 성도가 교회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어나갈 방안에 관해 토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 사회는 한동구 교수(평택대 신학전문대학원)가 맡았고, 왕대일 목사(하늘빛교회 담임, 전 감신대 구약학 교수)와 심우인 목사(선한목자교회 갈렙교회 담당)가 발제했다. 논찬은 조응수 장로(수표교교회 미래준비연구위원장)가 했다.
왕대일 목사는 구약과 신약의 내용에 대한 성찰을 통해 “고령화시대를 읽는 신학”을 제시했다. 웰빙, 웰다잉에 이어 웰에이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성경적 표현은 “늙어서 기운이 다하여 죽었다” “늙어 나이가 차서 죽었다”이며, 성경에서 이런 평가를 받은 사람은 아브라함, 이삭, 욥 정도라고 봤다.
왕 목사는 “신체적 노화는 가장 큰 문제다. 몸은 늙어가는데 마음이 늙지 않기에 암, 뇌혈관질환, 치매, 당뇨병, 폐질환 등으로 고장이 났을 때 비인간화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병에 매인 삶은 불편하지만, 불행한 것은 아니다. 살아 있는 지금을 감사하며 즐기려면, 내려놓기, 비우기, 용서하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웰에이징을 누리기 위해서는 생명(생명현상)에게 솔직해야 한다”며 “한 생명현상은 이어달리기다. 나라는 개별 존재는 한 팀(온생명)의 일원으로 달린 뒤 그 바통을 후세에 전해준 다음에는 휴식을 취한다. 그래서 죽음은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의 완성으로 자리 잡는다”고 했다.
왕 목사는 “두뇌체력, 신체체력, 일상체력, 마음체력 이 네 가지는 웰에이징을 이루는 커리큘럼인데, 여기에 영적복지가 추가되어야 한다”며 “고령화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를 향해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이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어 심우인 목사는 ‘시니어 교회의 비전과 실제’라는 제목으로 한 발제에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게 빠른 고령화 속도로 인해 한국사회의 근본이 위협받고 있으며, 교회도 예외가 아닌 상황에서 교회가 고령화에 대한 대안을 찾아온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특히 성도들은 고령화 되었는데, 교회는 아직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하는 목회의 패러다임 속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목회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시니어 성도들을 향한 목회적 대안을 제시하자고 주장했다. 은퇴한 시니어 성도들이 더 이상 방관자의 자리에 있지 않고, 주체로서 사역할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한목자교회에서 11년 전 시작한 ‘갈렙교회’라는 시니어 교회의 사례를 소개했다. 갈렙교회는 모든 의사 결정과 활동, 재정이 독립된 형태의 교회 공동체다. 갈렙교회는 크게 두 기둥, 즉 목양사역(속회)을 통해 노년의 외로움을 이기고 관계성을 갖도록 도우며, 위원회사역을 통해 영광의 날을 준비하실 수 있도록 사역의 장을 펼쳐간다고 한다.
한편, 1909년 9월 9일에 창립된 수표교교회는 1919년 3.1운동 당시 담임목사였던 신석구 목사 등 역대 담임목사 중 3인이 민족대표 33인의 일원으로 활동했으며, 일제 강점기 하에서와 해방 후 공산 치하에서 신앙을 지키기 위해 순교한 4인의 목회자를 배출한 유서 깊은 교회다. 1984년에 서울 청계천에서 현재의 서초동으로 이전했다. 교회의 이름인 ‘수표교’는 ‘세상을 잇는 다리’이자, 시대 상황을 반영하는 ‘수표(watermark)’의 의미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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