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일 목사의 저서 <은혜가 걸어오다>는 그가 목회하면서 받았던 은혜와 그리고 은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야곱의 이야기를 근거로 하여 이 책을 썼다. △ 위험한 식탁 △ '네가 누구냐?' △ 죄송한 은혜 △ 나의 실패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 이제 돌아가야 할 때 △ 죽음 안에 있는 영원한 생명 △ 은혜의 선택 △ 죄를 이기는 하나님의 사랑 △ 새로운 출발의 총 9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죄를 이기는 하나님의 사랑'이 눈길을 끈다.
박 목사는 "압복강은 야곱에게 변화의 강이었으며, 하나님 앞에 홀로 섰던 곳이고 자신이 누구인지 마음을 토했던 곳이다. 그곳에서 그는 가장 뜨겁게 하나님을 붙들었다. 압복강은 뒤틀려 있던 그의 삶을 하나님이 만져 주신 곳이고, 그의 이름을 이스라엘로 바꾸어 주신 변화의 자리였다. 압복강에서의 일은 야곱에게 인생의 전환점이 되며 다리를 저는 약한자가 되었지만, 그의 마음은 두려움보다는 하나님의 용서와 축복으로 다스려지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압복강 사건 이후 야곱이 직면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은 형 에서와으 만남이었다. 고향으로 돌아가는 순종의 길에는 엉킨 실타래처럼 풀어야 할 만남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인생이 그렇듯 은혜를 받았다고 문제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일은 여전히 존재하기 마련이다"라며 "압복강 사건을 겪은 이후 야곱은 앞장서서 형을 만나게 되었으며 이런 변화는 하나님이 먼저 일하신 결과였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던 야곱에게 먼저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게 하신 후 형과 대면하게 하셨다"라고 했다.
이어 "야곱의 또 한 가지 변화는 그가 에서에게 일곱 번이나 절을 하면서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전까지만 해도 야곱은 교만했고, 어떻게든 형을 이기고만 싶어했다. 그런 그가 완전 낮아진 자세로 형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이는 형의 장자권을 함부로 빼앗았던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치며 형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는 것이다"라며 "에서의 처지에서 생각해보면 일곱 번 절을 한다고 해서 용서를 해 줄수 있을까? 그런데 성경의 흐름은 우리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에서는 동생을 맞이해 달려가서 껴안고 입맞추며 울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형 에서가 변화되기 전에 야곱에게 먼저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순종의 길을 걷다 보면 내가 갈 수 없는 길을 주님이 열어 주실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내 힘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 견고히 닫혀 있던 여리고성의 모든 문도 열어 주시며 어떤 길도 건너갈 수 있도록 인도하신다. 그럴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고백은 감사뿐이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걸음을 걸어갈 때 부어 주시는 은혜가 여기에 있다"라며 "야곱과 에서가 서로 만났을 때 야곱은 에서의 얼굴을 보니 마치 하나님의 얼굴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가 서로의 얼굴에서 정말로 주님의 얼굴을 뵙는 것 같은 감격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졌다. 그러나 우리 죄 때문에 그 형상이 무너지고 훼손되어 가고 있다. 그러니 사는 동안 날마다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고 그리스도를 닮아 가게 해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 기도가 우리의 기도가 되길 바란다"라고 했다.
박 목사는 이어 "만일 우리가 어떤 결정적인 은혜를 받을 때 우리 안에 있는 모든 성격적인 결함이나 연약한 부분이 한순간에 제거된다면 좋겠지만, 성경은 여전히 또 실수하고, 또 죄를 짓고 자신이 해 오던 익숙한 방식을 선택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미완성의 순례자로서 걸어가고 있는 실존의 모습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이유다"라며 "회심을 해도 본질적인 죄성의 문제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하나님을 의지하며 걷던 걸음을 순간적으로 뒤로한 채 다시 이전의 야곱이 되어 걸어 가는 것, 우리 안에 이런 두 얼굴, 두 모습이 있다.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 안에 있는 끈질긴 죄성 보다 더 끈질긴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죄뿐인 우리를 향해 변합없이 뚜벅뚜벅 걸어오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걸음이다. 또한 하나님은 은혜 받고도 실수하고 넘어지는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고 또 은혜를 주신다. 우리가 넘어질 때 하나님께서 '다시는 너와 함꼐 하지 않겠다'라며 관계를 끊어버리신 적이 있을까? 더 이상 은혜를 베풀지 않겠다고 우리를 포기하신 적이 있을까? 우리의 죄보다 주님의 은혜가 더 크며, 우리의 실수보다 하나님의 은혜가 언제나 더 깊고 강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우리는 주님이 은혜를 중단하셔도 할 말이 없는 자들이다. 그렇게 울고 기도하며 가슴 저린 은혜를 받고고 돌아서서 너무 쉽게 죄를 짓고 너무 쉽게 배반한다.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주님께 달려가면 그때마다 또다시 은혜를 부어 주시는 분이 하나님이다"라며 "우리는 하루에도 열두 번씩 마음이 변하고 어제 마음 오늘 마음이 다르지만, 하나님의 은혜는 변함이 없다. 그렇다면 평생토록 이러한 은혜 위의 은혜를 받는 우리가 해야할 것은 매일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며 하나님과 바른 관계 속에 머무르는 것이다. 하나님의 넘치는 은혜가 있으니 죄에 너그러워도 된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이런 죄와 허물로 가득한 세상을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 사랑이 얼마나 넒고 깊은지 알기 원한다"라고 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야곱의 인생을 추적해 가다 보면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여실히 느낄때가 많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주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우리의 죄성보다 더 끈질긴 사랑으로 계속해서 은혜를 베푸신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 앞에 홀로 나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가르쳐 주시는 은혜의 걸음을 수시로 망가뜨리는 내 감정과 내 생각의 걸음을 고쳐달라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가 전부이며, 이 은혜 안에서 매일 새로워지는 정화의 삶이 이어지길 간절히 기도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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