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소망교회 이택환 목사가 사상 초유의 부동산 급등 사태에 종교인으로서 "이 나라/정권이 부패한 결과이든지 부패의 원인일 수 있다. 아무리 많은 비판도 모자라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택환 목사는 7일 올린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서 이 같이 전했다.
이 목사는 '아파트값 보면서 무능이 부패보다 악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이번 정부 저주합니다'라는 한 매체의 기사를 인용하며 "이 기사의 내용이 과장되었을지 모르나, 비슷한 형편에 처한 사람들을 내가 알고 있다. 집 판 죄 때문에 몇 년 사이에 수억 원을 잃고, 집 판 돈으로 다른 집을 사지 않고 전세로 들어간 까닭에 또 수억 원을 잃을 꼴이다"고 밝혔다.
해당 기사에는 지난 5일 새벽 3시 인터넷 커뮤니티 82쿡에 '집 한 번 잘못 팔았다가 진짜 나락으로 떨어지네요'란 제목의 글을 게시한 네티즌의 사연이 실렸다. 1기 신도시에 거주한다는 네티즌은 남편의 출퇴근 편의성과 새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생각에 1년 반 전에 아파트를 팔았다고 했다.
당시 거래가 뚝 끊겼던 까닭에 어렵게 아파트를 팔아 무주택자가 됐다는 누리꾼은 아파트 매도 시점과 맞물려 찾아온 악몽 같은 일을 떠올렸다. 1년 반 만에 4억 원이었던 자신의 아파트 매매가가 9억 원이 되고 3억 원이었던 전세가가 6억원으로 오른 것이다.
글쓴이는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데 1년 반 전 매매가로는 평수 줄여서 전세로도 못 들어간다"라면서 "둘(나와 남편) 모두에게 우울증이 오고 서로 원망하는 등 괴로움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집이 살얼음판 폭풍전야다"라면서 "둘 다 여전히 다람쥐 쳇바퀴 돌 듯 출근하긴 하지만 일도 손에 안 잡히고 멘털이 나갔다. 이혼하게 생겼다"라고 적었다.
이에 이 목사는 "주식처럼 100% 개인 판단의 몫이라고만 할 수 없는 게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 의지를 조금이나마 신뢰한 탓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설마 이 정부에서 집 값이 1년에 1억 이상 오를 줄 누가 알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처음부터 집이 없는 청년들은 앞으로 또 어쩔 것인가? 그래도 정부를 지지하는 586분들은 부동산 급등이 코로나발 과잉 유동성에 따른 전 세계적 현상이지 그게 우리나라 대통령 탓이냐며 원망을 하려면 코로나나 원망하라고들 한다"며 "586은 누구보다 비판의식이 강한 세대였다. 그들은 군사정부 시절 군사정권에 무조건 순응하는 부모세대의 무비판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랬던 그들의 상당 수가 이 정권에 대해서는 무조건 순응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러나 모든 권력이 비판의 대상이지 군사정부만 비판의 대상, 소위 민주정부는 순응의 대상인 게 아니다"라고 분명히 했다.
민주정부도 얼마든지 부패할 수 있다고 한 이 목사는 "그것은 권력의 본질을 나이브하게 보는 것이다. 권력은 어떤 권력이든 그대로 두면 부패하게 되어 있다. 민주정권이라 부패하지 않는다? 헛소리다. 권력은 가장 신성하다는 종교권력도 그대로 두면 부패하게 되어 있다. 교황의 권력도, 그에 맞섰던 루터나 칼빈의 권력도 감시와 비판이 없으면 썩는 게 권력의 본질이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그런 감시와 비판을 감당할 자들이 지식인과 언론, 때로는 종교인이다. 그 일은 좌파정권과 우파정권, 민주정권과 군사정권을 가릴 일이 아니다. 사안 하나하나의 문제다"라며 "우리 편이면 무조건 옹호하고 남의 편이면 무조건 때리는 것은 먹고 살 길이 거기에 달린 내부 관계자들이면 몰라도, 제대로 된 지식인, 언론, 종교인 등이 할 일이 아니다. 어쨌든 사상 초유의 부동산 급등은 이 나라/정권이 부패한 결과이든지 부패의 원인일 수 있다. 아무리 많은 비판도 모자라지 않다. 그리고 정부는 그 모든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일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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