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가 ‘교회 생활에 있어 성찬의 의미에 관한 문서’(Document on the Meaning of the Eucharist in the Life of the Church)를 승인하는 투표를 진행한 지 일주일만에 “낙태 지지 정치인들의 성찬식 참여를 전면금지하지는 않겠다”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USCCB는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온라인 총회에서 표결을 통해 “교회 생활에 있어 성찬의 의미에 대한 공식적인 성명의 초안을 진행하라는 교리위원회의 요청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낙태에 찬성하는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질책이자 이들을 성찬식 참석에서 배제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던 이 문서는 168대 55로 승인됐다.
이는 낙태에 찬성하는 정치인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샀다. 투표 이후 가톨릭 신자인 민주당 하원의원 60여 명은 “성찬은 가톨릭 신자들의 삶에 가장 중요한 것이며, 여성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낙태하는 것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성찬이 무기화되는 것은 모순적”이라는 내용의 서한을 작성했다.
캘리포니아주 자레드 허프먼(Jared Huffman) 공화당 의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만약 그들이 여성의 생식에 관한 선택을 지지하는 민주당원들을 질책함으로써 종교를 정치적으로 무기화하려 한다면, 먼저 비과세 지위에 대한 ‘거부’가 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USCCB는 지난주, 낙태 찬성 정치인에 대한 영향을 다룬 성명서를 포함한 질의·응답 문서를 발행했다. 성명은 “성체 성찬식을 거부할지 여부는 그 투표 용지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성명서는 또 “초안 작성 중인 문서는 본질적으로 징계를 위한 것이 아니며, 개인이나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한 것도 아니다. 이는 주교들을 포함한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기념하는 성찬의 진리, 선량함, 아름다움에 따라 살아야 할 책임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교들은 영성체를 받는 것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질의·응답에서 “공직에 있든, 그렇지 않든 모든 가톨릭 교인은 지속적인 개종을 위해 부르심을 받았고, 미국 주교들은 모든 가톨릭 신자들이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지지해야 하는 의무 및 그 밖에 가톨릭의 기본적인 도덕적·사회적 가르침의 원칙들을 지지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며 친생명 정책 지지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의 성찬식 불참에 대한 국가적 정책은 없을 것이다. 이는 교회의 가르침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제시하여 성찬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신자들의 인식을 고취시키고, 창조주와 그분이 우리에게 바라는 삶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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