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봉 교수(성균관대 교육학)가 지난 10일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홈페이지에 ‘학부모 교육권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글을 올렸다. 유 교수는 “자녀의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의 문제는 본래 가정의 책임 하에 있었고, 부모가 자녀교육에 대해 책임지는 것은 당연하였다”고 했다.
이어 “그런데 자녀의 교육을 가정에 맡겨두게 되면,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훌륭한 가정의 자녀들은 질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그럴 여력이 없는 가정의 자녀들은 방치되거나 생산 활동에 종사하게 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교육의 시작은 귀족들이 그들의 자녀교육을 개인 가정교사에 맡겨 해오던 것 대신에, 학교를 세워 함께 교육함으로써 시작되었다”며 “공교육의 확산은 경제적 형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유로 교육의 기회가 사실상 제한되어 있었던 서민들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제공되고 확대되었다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학교교육이 의무화되고 무상으로 제공됨에 따라 교육권도 가정의 부모로부터 국가나 학교 교사에게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다”며 “아닌 게 아니라, 공교육 제도가 확립된 이후 부모의 자녀교육권은 사실상 국가나 학교 교사에게 오랫동안 위임되어 왔다. 그러다 보니, 자녀교육은 부모가 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학교와 교사가 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당연시하게 되었으며, 부모가 자녀를 교육해야 한다는 의식이 점차 희미해져 갔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최근 민주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개인의 권리 신장 문제와 더불어 많은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자녀가 받고 있는 학교교육에 대해 관심과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학생의 학교선택권을 포함한 학부모의 교육권”이라고 했다.
이어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에 대한 일련의 움직임은 자녀교육에 대한 부모의 책임을 재인식하고 회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부모는 하나님께서 자녀에게 주신 비전과 능력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관찰하고, 그에 부합하게 자녀를 적절하고도 충분히 교육하는 것이 마땅하다. 또한 부모는 자녀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체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모 교육권에 대한 논의가 지나치게 학부모로서의 ‘권리’에만 관심을 두거나 ‘정치이념화’ 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며 “이러한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부모 교육권을 주장하는 나는 누구인지, 어떤 부모인지, 무엇을 위해 그 권리를 주장하는지를 부단히 성찰하면서 부모 교육권 논의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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