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선후협)가 3~4일 경주 켄싱턴호텔에서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을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개최했다.

코로나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가운데 현장에만 250여 명이 참여한 이번 포럼은 ‘코로나 시대, 하나님이 원하시는 선교’를 주제로 코로나 상황에서 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사역에 효과적으로 연대하기 위해 후원교회를 격려하고 단합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곽창대 선후협 대표회장은 “우리가 지금 직면하는 코로나 비상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선교를 더욱 충실하고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지 논의하기로 했다”며 “이번 포럼을 통해 고신교회와 KPM이 보다 진전된 선교방향과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3일 저녁 종합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사회를 맡은 노상규 목사(선후협 공동회장), 곽창대 목사(선후협 대표회장), 발제를 맡은 조샘 선교사(인터서브코리아 대표), 박영기 선교사(KPM 본부장), 손승호 선교사(선후협 정책기획전문위원), 안영호 목사(KPM 이사장).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코비드-19 재난의 시대, 복음의 바른 재해석 필요”

 

3일 조샘 인터서브코리아 대표는 ‘재난과 선교: 마태복음 24장 14절 재해석’에 대한 발제에서 “지난 1년 코비드 펜데믹이라는 재난 가운데 한국교회가 어려움을 겪는 근본 이유 중 하나는 재난에 대한 바른 성경 해석에 취약했기 때문으로 본다”며 “세상 속으로 나가서 복음을 살아내는 성도들의 선교, 작고 친밀한 코이노니아를 중심에 둔 선교적 공동체로서의 교회와 함께 재난적 상황에서 복음의 재해석을 미래 선교 방향으로 제시한다”고 말했다.

조 선교사는 “재난은 우리로 하여금 복음을 총체적이고 공공적으로 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결국 복음이 승리한다는 소망의 믿음을 갖게 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삶을 인내로 감당하도록 지켜준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재난 가운데 죽음과 종말을 의식함으로 이 땅에서의 삶이 다가 아님을 기억하고, 가난하고 소외받은 이들과 사랑의 관계성을 맺도록 한다”면서 “마태복음 24장 14절이 바르게 해석될 때 재난 상황에서 필요한 ‘공공의 복음’ ‘소망의 복음’ ‘진정성 있는 관계의 복음’을 새롭게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논찬을 전한 김성운 고려신학대학원 교수(정책기획전문위원)는 “복음과 구속은 생태계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것이고, 우리 교회가 존재하는 곳이 선교지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다”며 “세 가지 제안의 실천을 깊이 논의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효상 KPM 연구국장은 “고신교회의 보수적 신학적 특성상 하나님 나라와 총체적 선교라는 신학 용어에 대해 아직 부정적 느낌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며 “그러나 이 개념은 이미 로잔 대회를 통해 우리 개혁교회 안에서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도록 신학적으로 재해석되어 있고, 그 결과 균형 잡힌 하나님 나라의 증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권 선교사는 “필자가 직접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오늘날 선교가 원심적 선교시대에서 구심적 선교시대로 큰 흐름이 있음을 보여주는데, 교회가 선교적 본질로서 건강하게 존재해야 해외 선교(원심적 선교)도 건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3~4일 경주 켄싱턴호텔에서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이 열렸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선교 본질 회복 통해 성령의 인도와 하나님의 통치 받아야”

 

박영기 KPM 본부장은 ‘코로나에 대한 KPM의 대응과 코로나 시대 이후의 선교 전략’에 대한 발제에서 코로나 시대에 KPM이 실시한 4가지 사랑 운동으로 해외 선교지 교회들이 대구·경북 지역 교회를 위해 2,800만 원의 구제 헌금을 보내온 ‘안디옥교회 운동’(2020년 2월), 선교사를 대신하여 KPM 본부가 모든 후원교회에 선교비를 변함없이 지원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한 ‘후원 교회에 편지 보내기 운동’(2020년 3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선교지 교회와 성도들의 의식주 지원을 위해 3억 1천만 원을 모금하여 지원한 ‘사랑의 나눔 운동’, 선교사들이 조국의 어려운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 교제하고 KPM 본부가 어려운 교회를 돕는 ‘내려가기 운동’을 소개했다.

박 선교사는 코로나 시대 이후 전략에 대해서는 “선교사들이 프로젝트 중심의 선교에서 벗어나 성육신적 개인 영성을 바탕으로 한 사역으로 탈바꿈하는 선교 본질에 충실해지는 전략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선교 본질 회복, 바른 선교 방향성, 성숙한 영성과 야성으로 어려움 극복하기, 개인전도, 관계전도, 주님의 제자 양육, 말씀으로 가르치는 교육 선교, 약한 자들을 고치며 복음을 전하는 사랑 사역, 가정과 가정교회 세우기, 성령 역사 의지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박 선교사는 이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변화되는 선교지형을 고려한 KPM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현지인 제자와 함께하는 전방개척 사역 강화, 디아스포라 선교 전략 강화, 팀 사역과 네트워킹 사역 강화, 기능별 네트워크 활성화, 중간 연령 미만 지역에서 4/14 사역 집중, 비대면 플랫폼 선교, 헌신자 발굴 및 동원을 위한 분명한 정책 수립 등을 제안했다. 박 선교사는 “교회와 선교사들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교의 본질로 돌아가서 버릴 것은 버리고, 회복할 것은 회복하는 것이 코로나가 주는 영적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이것을 회복하면 선교가 환경을 초월하여 성령의 인도와 하나님의 통치를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성구 직전 선후협 대표회장은 논찬에서 KPM을 향해 “국제단체와 네트워킹, 기능별 네트워킹 활성화, 2세 선교사 발굴과 동원, 현지 교회와의 팀 사역 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아직도 절실하게 한국 선교사를 필요로 하는 지역이 어디인지, 코로나 후 시대의 선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한국교회 선교역량 강화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선교의 본질 회복, 영성과 야성의 강화를 주장하는 박 본부장의 외침이 어떻게 의사결정기구와 교회들에 전달될 수 있는지 본격적이고 활발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KPM은 신속하고 광범위한 의사 수렴 과정을 거쳐 미래지향적인 정책을 결정함으로써 개 교회들이 계속 도전적인 선교에 임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강남 KPM 선교사는 논찬에서 첨언을 통해 “여성선교사에 대한 인식 전환, 여성선교사 역량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여성 선교사들 역시 현지인 선교, 양육에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도록 체계적으로 돕는 KPM 여성사역연구소 설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4일 자유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곽창대 목사, 이경근 선교사(KPM 선교사회 회장), 조샘 선교사, 박영기 선교사, 안영호 목사, 문장환 목사(KPM 정책위원장).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교인들 가슴에 복음의 열정이 되살아나도록 성령의 불 질러야”

 

손승호 선교사(정책기획전문위원)는 ‘코로나 시대, 선교적 교회의 실천적 적용’에 대한 발제에서 교회가 사회 속에서 복음을 공적 진리로 제시하지 못하면서 태동된 선교적 교회 운동과 벤 겔더 등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했다. 선교적 교회의 예로는 카페 교회인 바로세움정립교회(양광모 목사), 전통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에 집중한 토론토영락교회(송민호 목사), 국내 미자립교회 및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성도들의 삶의 현장에 들어가 전도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삼으며 목회자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T4T(Training For Trainers, 훈련자를 위한 훈련) Korea의 주택 토탈 솔루션을 소개했다.

손 선교사는 “한국사회 안에 실추된 교회의 위상과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려면 교회론을 선교적 교회 관점에서 회복해야 한다”며 “교인들에게 영적전투의 장은 교회 밖인 지역사회와 일터에 있음을 알려주어야 하며, 맘몬의 힘에 굴복하지 않고 세상 사람들 속으로 파고 들어가 세상을 변화시키려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 부활을 통한 원초적 복음에 대한 열정과 은혜, 감사를 회복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인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군대로 거듭나게 하고 교인들의 가슴에 복음을 향한 열정이 되살아나도록 성령의 불을 질러야 한다”며 “복음과 하나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과 열정이 있으면 테크닉은 나중에 갖추어지고 세상을 전도할 방법을 스스로 알아서 찾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 선교사는 이와 함께 “목사는 선교적 교회의 목회철학을 통해 교회를 대형교회로 키울 생각만 하지 말고, 사도행전의 안디옥교회처럼 최고의 인재를 전도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하여 복음이 필요한 다른 곳으로 파송해 또 다른 선교적 교회를 개척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교인 한 명 한 명을 잠재적 선교사로 보고 강한 그리스도의 군사로 키워 그들을 통하여 세상이 예수를 만나고 하나님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제11회 선후협 선교포럼
4일 자유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고신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

문장환 KPM 정책위원장은 논찬을 통해 “선교적 교회는 그 유전적 인자들이 발현될 때 폭발적 역동성을 지닌다”며 “그 결과로 교회와 신자들을 부흥시킨다면 엄청난 가치가 있다. 다시 한번 부흥의 역사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은 선교적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목사는 “아직 선교적 교회에 대한 연구, 논의, 실천적 요소가 충분치 않아 소그룹 운동(가정교회, 셀교회)의 원리, 시스템, 프로그램 등을 대안으로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선교적 교회론이 타문화권 선교를 위축시킬 가능성에 대해 “타문화권 개척 교회를 처음부터 선교적 교회로 개척하고 교회 안 선교적, 운동적 유전인자가 역동적으로 작용하는 교회를 세울 수 있다”고 제시했다.

 

김북경 KPM 선교사는 논찬에서 “선교적 교회의 개념이 신학적으로 개혁주의 교회론에 어떻게 담론화되고 공유될지 선결되고, 그다음 넘어야 할 것이 선교적 교회가 되기 위해 한국 상황에서의 실천적 과제”라고 말했다. 김 선교사는 “발제자가 말하듯 사적 진리, 공적 진리 간의 간극을 극복하고 교회와 선교의 역사적 이분법과 교회와 세상, 성과 속에 대한 이분법을 극복해 가야할 것은 분명하다”며 이를 위해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내가 움직이는 교회’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세상의 빛이 되는 삶과 소리 없이 희생함으로 세상의 부패를 막고 맛을 더해주는 소금과 같은 삶이 요청된다”고 말했다.

이후 저녁 음악회에서는 충청 글로리 목회자부부 합창단의 찬양 무대가 이어졌으며, 종합토론은 노상규 목사(공동회장)의 사회, 최성은 목사(공동회장)의 기도로 진행됐다. 4일에는 곽창대 목사(대표회장)의 설교, 천환 목사(자문위원)의 축도로 폐회예배가 드려졌으며, 황성표 목사(서기)의 사회, 이병수 교수(정책기획전문위원)의 기도로 자유토론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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