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무어의 신간 『십자가를 통과한 용기』(두란노)에 대해 크리스찬북뉴스 조정의 편집위원이 서평을 냈다. 해당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는 러셀 무어에 대해서 "러셀 무어는 참 매력적인 저자"라며 "워싱턴 정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이자 서던 신학대학원 기독교 윤리학 교수, 미국 남침례교 윤리와 종교자유 위원회 위원장으로 공적인 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저자로서 러셀 무어는 사적인 자리에서 자기 이야기를 자유롭게 꺼내놓으면서 명쾌하고도 깊은 감동을 가져다주는 이야기꾼 같은 자질을 보여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전에 만난 책 <왜 우리는 유혹을 이길 수 없는가>, <입양의 마음>, <폭풍 속의 가족>에서 러셀 무어의 독특하고 매력적인 문체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이 책 <십자가를 통과한 용기>에서도 무어는 우리 삶 가까이 찾아와 자기 삶을 펼쳐놓고 엘리야 이야기를 중심으로 오늘날 그리스도인이 어떻게 두려움과 수치심, 깨어짐과 약함, 외로움과 불의 그리고 실패를 이겨낼 것인지 이야기해 준다"고 밝혔다.
조 위원에 따르면 러셀 무어는 기독교가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것에 실망하고 목사들과 기독교 문화 전반적으로 보이는 아전인수 같은 태도에 화가 났었다. 특히 종말론적 집착에 답답함을 느꼈고 교회 기득권층이 싫어하는 이슈에 침묵하는 태도를 불편해 했다.
조 위원은 "보통 자신이 속한 기독교 집단에 환멸을 느끼면 안타깝게도 그 공동체를 떠나거나 형식적인 종교인으로 전락하기 마련인데, 무어는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 S. 루이스를 통해 옷장을 통과하여 아슬란을 만난 것 같은 해방을 맛보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무어가 이 책을 통해 엘리야에 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신앙의 회복을 얻은 그에게 여전히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엘리야가 그랬다. 그것도 엄청난 성공과 승리 뒤에 찾아온 위기 속에서 엘리야는 두려웠고 수치스러웠다. 어제의 승리자가 오늘의 깨어진 자가 되었다. 강한 용사가 약한 도망자가 되었고, 홀로 남겨져 외로움과 싸우고 자기 목숨을 위협하는 불의 앞에서 처절하게 자기 실패를 마주했다. 그래서 무어는 엘리야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그와 같은 두려움을 통과할 수 있는지 설명하려 한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떻게 하나님께서 그런 고통을 통과하게 하시는지 말해주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무어는 그리스도인의 승리가 십자가를 통과할 때 주어진다고 말한다. 이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라며 본문 중 아래의 글을 직접 인용했다. "십자가야말로 세상의 영광과 다른 영광, 우리 스스로 추구하는 영광과 다른 영광이 발견되는 장소이다"(36p). "오직 십자가에 못박힌 사람만이 일어설 용기를 찾을 수 있다"(43p).
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실수로 환경과 상황을 허락하지 않으신다.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모든 것은 결국 그것을 통(과)하여 그분이 예비하신 가장 좋은 것을 얻는 목적을 갖는다"며 "무어는 두려움이 엘리야를 철저히 하나님만 의존하게 만들었고 그것이 바로 두려움을 극복하여 예수님을 만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수치심이 들 땐 그것을 참지 말고 우리를 위해 수치를 참으신 예수님을 바라보라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이 사람에 대한 두려움을 몰아내고, 예수님으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최종 판결 앞에 더 이상 수치심을 갖지 않을 수 있다. 깨어짐을 두려워하는 이에게 무어는 "온전함은 온전하게만 지내는 것이 아니라 옳은 방식으로 무너졌다가 다시 일어설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라 말한다(150p)"며 "우리를 바르게 일으키는 힘은 우리 안에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진리에 있다. 실패할 때 우리는 십자가의 실패로 최종 승리를 거두신 예수님을 신뢰하고 바라봐야 한다. 그러면 바울처럼 우리의 약함을 자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외로움을 통과하는 법 역시 그리스도와 그분의 몸인 교회를 인식하는 것"이라며 "무어는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 즉 역사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교회 공동체와 함께 노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외로운 순간마다 우리가 궁극적으로는 단 한 분의 관중 앞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배워야 한다"라고 말했다(225p). 혼자라고 느껴질 때 우리는 교회가 있음을 기억하고 동시에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심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의 앞에서 잠잠하기보다 용기를 내어 맞서려면 반드시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동반해야 한다"며 "그것이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통해 불의에 맞서신 모습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이 땅에서 실패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아니, 얼마든지 실패해도 좋다. 십자가의 실패로 하나님의 승리를 가져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이긴 자라고 부르시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조 위원은 "러셀 무어가 경험한 것처럼 두려움을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고 세상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다가 기독교 정체성마저 상실하는 위기를 맞는다. 예수님은 "내가" 세상을 이겼다고 말씀하셨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을 바라봐야 한다. 두려움을 통과하여 세상의 모든 두려움을 유발하는 것들을 십자가로 이기신 예수님을 만나 그분을 철저히 의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조 위원은 "그리스도인이 길을 찾고 담대하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예수님이시다"라며 " 예수님만이 우리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길이 되신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된 코로나바이러스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교회의 재정의가 요구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세상과 맞서 싸우며 우리 손에 쥔 여러 가지 쓸모없는 방법과 도구들을 내려놓고 담대하게 예수 그리스도만을 바라봐야 한다. 그분이 우리의 두려움과 수치를 지고 가실 것이다. 외로운 우리와 항상 함께하실 것이다. 약하고 깨어진 우리를 회복시키시고, 실패한 우리를 이기게 하시며 모든 불의에서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온전한 의를 이루실 것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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