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생명대행진이 17일 오후 온라인 비대면(zoom) 컨퍼런스 형식으로 진행했다. 이날 윤영한 변호사(프로라이프 변호사회 회장, 생명대행진 조직위원)가 ‘낙태법은 조속히 개정되어야 한다’는 제목으로 강연했다.
윤 변호사는 “부모가 자식을 학대하고 죽이는 등 생명이 경시되는 뉴스들이 보도되고 있다.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살기 힘든 세상으로 만들었을까? 물질적 풍요의 조건만이 이를 달성할 수 없다”며 “국가 구성원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살아야, 우리 사회가 폭력과 분쟁에서 벗어나 각자의 행복을 영위하며 살 수 있다”고 했다.
이어 “2012년 헌재의 낙태죄 합헌 결정 이후 7년 만인 2019년 헌재가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낸 뒤 지난해 말까지 개정하라고 했지만, 국회는 하지 못했다”며 “낙태 행위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해지자 극단적 진보 여성단체들이 주장해 온 ‘낙태죄 전면 폐지 상태’에 처했다”고 했다.
또한 “낙태죄 개정안 처리의 책임을 외면한 국회는 사람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낙태죄 개정안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며 “현재 낙태죄 공백상태로 낙태 시술에 대한 처벌이 불가능하다. 산모 밖으로 나온 태아를 죽인 의사는 낙태죄가 아니라 살인죄로 처벌을 받은 사건이 있었다. 산모 뱃속에 있는 태아 낙태는 죄가 아니고, 밖에 나온 태아에 대한 살해는 죄라는 건 큰 모순”이라고 했다.
그는 “산모 밖에 있든, 안에 있든 태아는 보호받아야 한다. 태아를 산모 장기의 일부로 생각해서도 안 된다”며 “낙태 행위에 대한 정부의 방기는 무분별한 낙태 시술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여성의 건강권도 헤치게 된다. 시술 받은 후 새로운 아기를 갖기를 원해도 건강한 출산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낙태 시술은 통제해야 한다”고 했다.
또 “낙태법 개정안에 반드시 반영돼야 하는 사안은 첫째, 낙태 시술을 결정하기 전에 전문가로부터 충분한 정보와 정신적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낙태 전 충분한 숙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며 “상담제도는 낙태법 개정안에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윤 변호사는 “둘째, 태아분만 수가는 낙태 시술 수가보다 낮다. 이런 현실에서는 분만보다 낙태 시술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분만에 대한 수가를 높여야 한다”며 “셋째, 낙태 시술 거부권을 의사에게도 줘야 한다. 태아 생명을 존중하는 의사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킬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인사말 순서가 있었다. 차희제 생명대행진 조직위원장(프로라이프 의사회 회장)은 “과학적 진실이 정치적 목적에 의해 묵살될 수 없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조속히 생명친화적인 낙태법 개정안을 내놓아야 한다”며 “낙태죄의 입법 공백으로 낙태죄를 원래대로 환원시켜야 한다. 이 일을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성효 주교(한국천주교주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는 “낙태는 우리 사회의 생명경시 풍조를 만연케 한다”며 “영유아 살해, 자살 등 병적 죽음의 문화와 극도의 이기주의로 치닫는 반생명문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태아를 희생시키면 대한민국은 행복할 수 없다. 태아 생명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을 존중하는 문화 운동을 전개하자”고 했다.
오웅진 신부(꽃동네 설립자)는 “지금 대한민국은 OECD 국가에서 자살과 낙태율이 제일 높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낙태와 자살, 이혼을 줄이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함수연 대표이사(사단법인 프로라이프 대표이사)는 “현재 낙태법 효력 상실로, 낙태법이 존재했을 때 있지도 않던 임신 후기 낙태가 발생했었다. 임신 8개월의 아기가 낙태로 목숨을 잃은 경우를 상담을 통해 들었다”며 “낙태는 모든 시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듣는다. 속히 태아와 여성을 모두 보호하는 법이 제정돼, 목숨을 잃는 태아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봉화 대표(행동하는프로라이프)는 “올해 형법 낙태죄의 공백 상태다. 언론을 도배하고 있는 생명경시에 한숨이 난다”며 “태아 생명을 보호하지 않는 문화에선 생명존중의 문화는 생겨날 수 없다. 정말로 생명 문화를 복원하기 위해선, 태아 생명 보호를 위한 법안 발의가 돼야 한다”고 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