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등대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폭풍우와 파도 속에 어디로 갈지 방향을 잡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길이고 진리임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어려운 때입니다. 가치관의 혼돈 가운데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지,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은 어디인지 놓치기 쉬운 시대입니다. 올해 형제교회는 혼탁한 세상 속에 하나님의 가치관을 밝히 드러내고, 하나님을 잃어버린 이 세상을 주께로 이끌어 갈 수 있는 교회가 되길 바랍니다."
시애틀 형제교회 권준 목사는 이 시대 교회의 사명과 역할에 대해 이같이 제시했다. 진리를 폄하하고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을 쫓는 시대적 암울함 가운데, 교회는 구원의 길을 제시하고 방황하는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지다.
형제교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결과 성령,(복음의 능력으로 교회를 교회되게)'란 표어를 가지고 한 해 동안 복음을 삶으로 외칠 계획이다.
이에따라 2013년은 형제교회가 도전하고 또 도약하는 한 해 가 될 것으로 보인다. 봄에는 성도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건축의 첫 삽을 뜨게 되며, 교육시설의 확충으로 기독교 사립학교에 대한 비전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된다. 이를 통해 형제교회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는 예수 공동체를 경험하며 그리스도의 제자로서의 모습을 꿈꾸게 된다.
인터뷰 동안 '예수님을 진정으로 닮은 교회,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실천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기대하며 자신부터 예수님을 더욱 닮아 가고자 한다.'는 권 준 목사의 말이 인상 깊었다.
다음은 기독일보와 권 목사와의 일문일답.
새해를 맞았습니다. 올해 형제교회의 표어는 무엇이며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새해를 맞이할 때마다 담임 목회자로서 고민하는 것 중에 하나가 표어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고, 우리가 어디로 가길 원하시는가?'를 놓고 기도하면서 많이 고민했습니다.
새로운 표어를 놓고 기도하는 가운데 마음속에 2013년에도 '성결과 성령, 복음의 능력으로 교회를 교회 되게'란 표어를 품게 하셨습니다. 그동안 매년 표어가 바뀌어 왔지만, 올해는 성결과 성령을 바라보며 한 해를 더 달려 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성도들이 더욱 주님을 닮은 거룩함과 순결함을 가지고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는 삶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올해 목사님 개인적인 목표와 바람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개인적으로 지난해 50세 생일을 맞으면서 40대 하고는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인생의 전환점 같기도 하고, 인생의 후반을 잘 준비해야 할 때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가운데 가장 큰 바람은 '예수를 좀 더 잘 믿는 내가 되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꿈은 교회 성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확장입니다. 교회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확장할 수 있는 제자들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예수님을 잘 믿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더욱 예수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변하고 성도들이 변해야겠습니다.
'목사니까 잘 믿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가 저의 부족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해는 좀 더 예수를 잘 믿고 조금 더 순수해지면 좋겠습니다. 이 세상의 여러 가지 풍파로 인해 때 묻지 않은 순수한 목사,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또 주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목회자, 기쁨이 되는 사람이면 좋겠습니다. 예수님을 좀 더 닮는 소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그것이 제 소원이 되었습니다."
2012년을 돌아보며 느끼는 소감은?
"2012년 매우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성도들이 믿음으로 성숙해 지고 믿음 안에서 굳게 서는 모습을 보며 목회자로서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성도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눈물 흘리며 주님을 붙잡는 모습을 보면서 신실한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되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사람들을 정금과 같이 빚어가시는 구나!'란 마음과 함께, 고난이 변장된 하나님의 축복이란 말의 의미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가운데서도 믿음의 열매를 맺어가는 성도들을 보며, 내년에도 우리 성도들이 더욱 알곡으로 세워져 가는 믿음의 한 해가 되길 소망합니다."
지난 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입니까?
"개인적으로 선교지를 방문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중국과 태국 등 선교지를 세 차례 방문했는데 담임 목사로서 목회 일정상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선교지를 방문하고 선교사님을 만나면서 내 사명이 무엇인지 돌아보며 삶의 방향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가택연금을 당해있는 목사님을 은혜 가운데 방문할 수 있었습니다. 생명까지 내어놓고 복음을 위해 헌신하신 그 목사님의 모습을 보면서 목회자의 길과 십자가란 무엇인가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귀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성결과 성령이란 표어로 한 해를 보냈습니다. 어떤 수확이 있었습니까?
"주님께서 원하시는 성결함을 추구하면서 나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쫓으며 하나님의 뜻 보다 내 뜻이 이뤄지길 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우리 안에는 하나님의 소원과 꿈 보다는 나의 것을 요구하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시대에 형제교회는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님께로 방향을 맞춰 성령님께 의지하면서 성령의 능력을 사모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성도들이 털어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좀 더 제자로서의 모습으로 세워져 가지 않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성도들이 주님 앞에서 우리가 내려놓을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고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모습 가운데 그리스도의 제자로 변해 가는 모습들이 감사했습니다. 성결과 성령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모습 가운데 성령께서 도우심과 위로하심이 함께 할 것을 믿습니다."
올해는 형제교회가 건축을 시작하는 특별한 해 이기도 한데…
"네, 그렇습니다. 시청으로부터 건물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모든 허가가 나왔습니다.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쉽지 않지만 봄에는 첫 삽을 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형제교회의 건축은 교육 시설 확충과 성도들의 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진행 될 것입니다. 교회는 오래전부터 공간 활용률이 120%를 넘었습니다. 주일 뿐 아니라 평일에도 모든 공간이 쉼 없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번 건축을 통해서 형제교회의 교육 시설이 확장되고 공간 부족이 해소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건축을 통해 부어주시는 하나님의 기적이 있을 것입니다. 지금 사용하는 건물을 건축하는 과정 속에서 하나님께서 많은 기적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이번에도 성도들의 삶 가운데 세밀한 곳까지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기적을 경험하는 축복이 고백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교회 건축을 통해 기독교 사립학교(UCIC)의 학제도 확장 될 계획입니까?
"그렇습니다. 형제교회가 교회 건축과 더불어 꿈꾸는 것은 학교입니다. 현재 초등학교 3학년까지 진행되고 있는데 기독교 가치관으로 교육하는 학교를 세우는 일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건축의 사명중 하나도 학교를 이어가기 위함입니다. 이 시대는 하나님의 가치관을 가진 그리스도의 일꾼을 세워가야 할 때입니다. 성경적 가치관을 가진 청소년과 청년들을 길러야 합니다.
형제교회 UCIC는 하나님의 가치로 움직여지는 학교입니다. 다른 무엇보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하나님 말씀을 배우고 말씀 안에서 자라나고, 우리 자녀들이 정규 교육을 받지만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자라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꿈이고 오늘날 이 시대에 형제교회에 주신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전 과정과 중학교 과정, 더 나아가 할 수 있다면 고등학교 과정까지 개설되길 기대합니다."
UCIC는 한인사회뿐 아니라 미국 주류사회에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UCIC는 현재 한인학생이 20%정도이고 80%가 미국과 일본, 중국, 특히 인도 커뮤니티 학생들로 다민족 학교로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학교를 놓고 기대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한인 학생들이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한국분들이 자녀를 보내는 것에 재정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기독교 사립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재정적으로 어려운 분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정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올해는 한인들에게 좀 더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형제교회는 시애틀에서 가장 많은 한인들이 출석하는 교회입니다. 올해 형제교회가 지역 사회와 교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길 원하십니까?
"크다는 것은 '나눔이 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부터 갖고 있는 생각이 '하나님께서 형제교회를 이렇게 세워주심은 형제교회 하나 잘 되라고 여기까지 오게 하신 것이 아니다.'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을 지역 사회와 나누기 원합니다.
형제교회는 지역의 많은 교회들과 함께 좋은 영향을 전하고 건강하게 함께 나아가길 기도하고 있습니다. 형제교회 하나가 숫자적으로 커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 교회와 함께 더 많이 사역하며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교회로 나아가길 소원합니다.
또한 저의 교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에는 기독교 가치가 흔들려가는 미국의 교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교회가 하나님의 가치관을 놓치지 않고 분명한 방향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계속적으로 미국 교단과 목회자들에게 좀 더 성경적 가치관을 붙드는 역할을 감당하길 원합니다.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미국 교회뿐 아니라 미 주류사회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한인사회와 미 주류사회를 잘 섬길 수 있는지 기도하고 있습니다."
형제교회가 모델로 삼는 교회가 있다면?
"형제교회는 특정한 교회를 모델로 삼지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교회에서 호응을 얻고 하나님 보시기에 기쁜 것이면 우리에게 적용하고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래디컬의 저자인 데이빗 플랫 목사님이 담임하는 앨라배마주의 브룩힐스교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말씀드리면 올해 형제교회 공동체 40일 동안 함께 할 책이 레디컬 투게더입니다. 이 책은 레디컬에 이어 데이빗 플랫 목사님이 쓴 책입니다. 지난해에는 레디컬이란 책을 통해 참된 그리스도인과 참된 제자의 삶을 나눴는데 올해는 그리스도인의 공동체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게 됩니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이 시대 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하나님 말씀에 순수하게 순종하는 그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형제교회가 고민하고 씨름해야 할 모습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올해는 브룩힐스 교회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배우고 싶습니다."
요즘은 성서적 가치가 땅에 떨어진 혼탁한 시대라고 합니다. 이 시대 교회에 주신 사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특별히 미국 땅에서 교회는 등대의 역할을 해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바람이 치고, 폭풍우가 몰아치면 배들이 갈 바를 모르고 방향을 몰라 헤매게 됩니다.
요즘 미국은 하나님의 가치가 무너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물질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물질만능주의로 치닫고 하나님 위에 사람을 두는 인본주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이제는 남녀의 결혼이 아니라, 동성애까지 허용하면서 가정의 가치관도 잃어버리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교회가 할 일은 분명한 길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무엇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인지, 하나님의 가치관이 무엇인지 바로 제시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갈 바를 알지 못하고 헤매면서 하나님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등대의 빛을 보고 하나님의 길로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역할이 이 시대 교회들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제교회가 가진 장점은 무엇이며,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입니까?
"형제교회의 장점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교회'라는 것입니다. 성도님들이 연령과 인생의 연륜을 떠나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면 끊임없이 변할 수 있는 교회, 이것이 형제교회의 능력이고 큰 자원이자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형제교회가 변해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올해도 성결과 성령이란 표어를 붙잡고 나아갑니다. '우리가 어떤 변화를 이뤄야 하는가?'를 생각할 때 그것은 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변하고, 무엇을 새롭게 하는 것 보다 성도들의 삶이 빛과 소금의 삶으로 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많이 모이고 교회가 좋은 일하는 것도 좋지만, 성도들이 삶 속에서 말씀에 도전을 받고, 세상 가운데 빛과 소금으로 살면서 영혼을 구원할 수 있는 그런 성도들이 되길 바랍니다. 빛과 소금의 능력은 순결함에서 오는데 '세상이 교회에게 기대하는 바도 그런 모습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시대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정말 제대로 믿는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들이 되면 좋겠다.'는 열망이 있습니다.
올해도 가계 경제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성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
"너무나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염려가 있다 보니까 말이나 행동들도 정제되지 않아 서로 관계가 깨지고 무너져가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런 고난을 허락하셨는가?'를 생각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좀 더 정결한 순금의 성도로 빚어가길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힘든 상황 가운데 어렵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붙잡아야 할 가치관이 무엇인지 알고 나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주님을 더욱 바라봐야 합니다. 또 하나님이 주시는 위로와 능력으로 고난을 통해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세워져가길 바랍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고난은 우리를 순금으로 세우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목적이 있습니다. 주안에서 소망을 바라보고 고난 중에도 나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 가운데 승리하는 성도들이 되시길 바라고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