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타인푸 현의 마을 화 러이(Hoa Loi) 주민들은 최근에야 마음 편하게 물을 마시고 있다. 굿피플과 고려진공안전이 함께한 ‘식수개선사업’ 덕분이다.
화 러이 마을은 베트남에서도 시골로 꼽히는 곳이다. 베트남 벤째성에서 47㎞나 떨어진 타인푸현 타인푸시에서도 57번 국도를 따라 11㎞를 더 들어가야 도착할 수 있다.
마을 주민은 2175가구에 총 8025명이 거주하고 있다. 그 중 영세민이 12.5%로 271가구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메콩강 지류를 따라 흩어져 살고 있는 주민들은 벼농사를 중심으로 코코넛을 수확하는 농업, 돼지와 소를 키우는 축산업, 강을 이용한 어업 등으로 생활을 꾸린다.
이 지역은 강을 끼고 지내지만 마실 물이 마땅치 않았다. 최근 몇 년간 염분오염이 심각해져서다. 이상기온현상 탓에 매년 3~4월에는 염분 농도가 2‰-3.5‰ 까지 높아질 정도다. 지난해 1월 측정한 강물 염분 농도는 3‰. 식수로 사용할 수 있는 물보다 6배나 높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식수로 사용 가능한 염도는 0.5‰다. 화 러이 정수센터가 꼬 지엔(Co Chien) 강물을 정수해 식수로 공급해주지만 역삼투압(RO) 시스템이 없어 염분 오염을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정수센터가 공급한 물은 식수가 아닌 생활용수로만 사용하고 있다. 빗물을 받아 마시거나, 비싼 값을 주고 물을 사 마시며 지내야 했다.
화 러이 주민들은 굿피플을 만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굿피플은 2020년 고려진공안전의 후원을 받아 화 러이 마을에 워터세이프티4 식수개선사업을 진행했다. 상수도공급센터에 RO시스템과 물탱크 및 배관을 설치해 염도오염을 해결한 것이다.
식수개선사업 결과 물의 염도는 0.3‰까지 떨어져 걱정없이 음용할 수 있게 됐다. 센터가 시간당 3000ℓ씩 1일 최고 7만2000ℓ를 정수할 수 있게 되면서 마을 주민들은 정수된 생활용수를 무료로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굿피플이 베트남 식수개선사업을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다. 한솔섬유, 고려진공안전, 아모레퍼시픽 등 기업 뿐 아니라 개인 후원 등을 받아 진행됐다. 한솔섬유와는 솔샘으로, 고려진공안전과는 워터 세이프티라는 이름으로 식수개선사업을 벌였다.
굿피플은 3월 22일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베트남의 식수부족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베트남에서 많은 사람들이 물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도울 수 있도록 노력을 함께하자는 취지에서다.
굿피플에 따르면 베트남은 국제수자원협회(IWRA)가 분류한 ‘물 부족국가’다. IWRA는 1인당 연간 물 사용량이 4000㎥ 이하인 경우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한다. 베트남의 1인당 물 사용량은 연간 3840㎥(추정)이다. 굿피플은 각종 오염에 마실 물이 부족한 베트남 남부 호치민 지역에 식수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6년 5월 베트남 벤째성 종쫌현 흥녕지역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12개 지역에서 사업을 완료했다. 향후 3개 지역에서 추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굿피플과 함께 한솔섬유는 솔샘 시즌 1부터 6까지 6개 지역에서, 고려진공안전은 워터 세이프티 1부터 4까지 4개 지역에서 식수개선사업을 펼쳤다. 아모레퍼시픽과 벤째성 미탄초등학교에, 개인후원으로 벤째성 모까이박현 떤빈 마을에 각각 도움을 줬다. 굿피플은 식수개선사업으로 8만7962명이 혜택을 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굿피플은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가난, 질병과 재난 등 극심한 위험에 노출되어있는 지구촌 소외 이웃의 현실을 알리고, 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도움의 손길을 전하기 위해 지난 1999년 2월 설립됐다. 문명과 정부기관의 보호로부터 소외된 지역을 중심으로 아동보호, 교육, 질병예방 및 치료, 긴급구호, 지역개발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굿피플 김천수 회장은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물 부족의 심각성을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베트남 주민들이 식수개선사업을 통해 식수를 지원받으면서 건강하고 깨끗한 물을 공급받아 삶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또 “식수개선사업은 안전한 식수 보급과 위생시설 설치를 통해 지역의 쾌적한 식수 및 위생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다”라며 “단순히 RO시스템 설치, 우물 시추 등으로 식수 공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식수·위생 인식 개선프로그램, 정수기계 설비 관리 교육,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평가를 통해 지역사회가 자립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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