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는 말과 함께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윤 총장은 4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라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다"고 말해다.
이어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면서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고 얘기했다.
또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어제까지 거취 언급이 없었는데 오늘 입장을 표명하는 이유가 있는가', '사퇴 이후에 정치에 입문할 계획이 있는가', '오늘 발표가 중대범죄수사청 논의에 어떤 효과가 있는가'라는 물음에는 답을 하지 않고 청사 안으로 향했다.
윤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의 임기를 142일 남겨두고 중도 하차를 선언했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2019년 7월25일 제43대 검찰총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을 수사하며 정부·여당과 사이가 틀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취임 이후에는 징계 등 윤 총장을 직접 겨냥한 조치가 이어졌고, 최근에는 여당을 중심으로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설치 등 압박 수위가 높아졌다.
수사청 설치 논의가 시작됐을 때부터 윤 총장은 측근들에게 사의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맞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도 "직을 걸 수 있다면 100번이라도 걸어서 막겠다"고 얘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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