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목사(벧샬롬교회 담임)가 4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피상적인 신앙을 배격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피상성의 문제는 비단 서구나 미국 교회만의 문제는 아니다. 더구나 이것은 21세기로 들어오면서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졌다”고 했다.
이어 “20세기 말인 90년대 중반부터 보편화되기 시작한 이메일이라는 혁명적 통신 수단, 그리고 핸드폰의 보급과 함께 시작된 문자 메시지, 스마트폰의 출현과 함께 보편화된 SNS 사회관계망의 유행은 상상할 수 없이 많은 지식의 축적과 신속한 공유를 가능하게 했지만, 이 현상이 사회 전반에 걸쳐 피상성을 촉진시킨 촉매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교회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의 상황이고, 우리가 직면한 도전”이라며 “신앙은 본질적으로 깊이를 추구한다. 신앙은 피상적일 수 없고, 교회도 그렇다. 하나님께서 무한히 깊으신 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피상성은 예로부터 언제나 신앙과 교회가 직면하고 넘어서야 하는 도전이었다”고 했다.
또한 “거짓 선지자들이 전한 평강은 피상적 평강이었다. 그들은 백성들의 치명적인 영적 질병을 가볍고 사소한 상처 정도로 여기고 반창고나 발라 줄 뿐이었으니, 그들은 깊게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며 “그들은 그저 자기들의 입 속에 고기만 물려주면 피상적 평강을 빌어주고 입에 아무 것도 채워주지 않으면 전쟁을 준비하는 천박한 자들이었다(미3:5). 이런 거짓 목사들은 지금도 많다”고 했다.
그는 “피상성과의 싸움은 우리 시대, 우리들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모든 시대에 하나님의 참된 종들과 백성들은 언제나 깊이 있는 신앙과 교회를 추구했다”며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피상성을 극복하고, 깊이 있는 교회를 세워나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적어도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첫째는, 깊이 있는 말씀 선포다. 이것은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놓지 않았던 주요한 무기였다”며 “히브리서의 묘사대로,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는’ 하나님의 말씀이 강단에서 선포될 때(히4:12), 성도들이 피상성에 머물러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나님의 말씀이 그리스도의 영광의 복음의 광채를 드러낼 때, 중생과 회심이 일어나고(벧전1:23, 약1:18, 롬10:18, 고후4:6), 그 말씀 속에서 주의 영광을 본 성도들은 깊이 있는 성화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고후3:18)”고 덧붙였다.
또 “둘째, 공동체 안에서 경험되는 죽음과 고난의 사건들을 공유하는 일”이라며 “구성원들의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신앙 공동체는 없다. 죽음은 공동체의 지체들 가운데 누군가에게는 일어나는 일이고, 우리 모두는 그렇게 죽음을 순차적으로 경험하게 되어 있다. 문제는, 그 죽음 같은 상실의 아픔이나 통과하고 있는 고난의 이야기들이 그저 공동체의 구성원인 개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개별적 사건들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아픔과 고난으로 적절하게 공유되게 하는 일이다. 상실과 고난의 현실을 언제나 직면하는 공동체는 깊이 있는 교회로 성장해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셋째, 깊이 있는 사귐(코이노니아)”이라며 “죄가 가져온 두려움과 수치심은 범죄한 아담의 후손들이 태생적으로 지니는 DNA가 되었고, 이 죄의 성향들은 누구도 침범할 수 없는 자신의 담을 끊임없이 쌓아 올리게 함으로써 하나님을 포함한 모든 타자들로부터 영적 거리두기를 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사람들은 피상적이고 예의바른 관계 맺음으로 만족하게 되었고, 이것은 깊이 있는 결속이 일어나지 못하게 하는 장애물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를 자아로부터 자유하게 해준다”며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본 사람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자유함을 얻고 누리게 된다(고전4:3~4). 그래서 그는 거절당할 두려움, 자신의 민낯이 드러날 두려움을 버리고 형제에게 나아갈 용기를 얻는다. 이렇게 복음으로 자기를 벗어난 사람은 진정으로 형제에게 자신을 내어줄 수 있고 형제를 사랑할 수 있게 된다. 복음이 만들어내는 결속과 사귐은 깊이 있는 교회로 우리를 인도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우리는 너무 가볍고 피상적”이라며 “피상적인 말씀, 피상적인 교제, 피상적인 기도, 피상적인 묵상, 피상적인 섬김, 피상적인 성장에 우린 너무 오래도록 익숙해져 오지 않았는가”라고 했다.
아울러 “피상성과 거짓 목사들의 관계는 상호의존적이고 상생적이다. 피상성의 문화는 거짓 목사들을 양산하고, 거짓 목사들은 피상성의 문화를 촉진한다”며 “당신은 피상성과 싸우고 있는가? 하나님과 맺는 당신의 관계는 충분히 깊이가 있는가? 당신이 믿음의 형제자매들과 맺는 관계는 충분히 깊은 결속을 경험하는가? 피상성의 시대에 깊이 있는 신앙, 깊이 있는 교회는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신앙과 교회의 본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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