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말한 은혜(1)
값싼 은혜란 하나님의 살아있는 말씀을 부정하는 것이요,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이 되었다는 사실(성육신)을 부정하는 것이다. 값싼 은혜란 죄인을 의롭다고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죄를 의롭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값비싼 은혜란 언제나 다시 추구해야 할 복음이요, 언제나 다시 간구해야 할 은사요, 언제나 다시 두드려야 할 문이다...(중략)... 은혜가 값비싼 까닭은 죄를 나무라고 죄인을 외롭다고 인정하기 때문이다. 은혜가 값비싼 까닭은 무엇보다도 은혜가 하나님에게 값비싼 것이기 때문이요, 은혜를 위해 하나님이 아들의 생명을 대가로 치르셨기 - "너희는 값비싸게 산 것이다."(고전 6:20)- 때문이요, 또 하나님에게 값비싼 것이 우리에게는 값싼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은혜인 까닭은 하나님이 자신의 아들을 귀하게 간직해 두지 않으시고 우리를 위해 주셨기 때문이다. 값비싼 은혜란 하나님이 인간이 되셨다는 것이다.
출처 : 디트리히 본회퍼 '나를 따르라'(손규태·이신건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p34, 36
디트리히 본회퍼는 1906년 독일 프로이센 지방에서 태어났다. 이후 1927년 베를린 대학 신학부에서 신학 박사를 취득했다. 당시 신학자 칼 바르트로부터 '신학의 기적'이라는 칭송을 받았다. 본회퍼는 1930년 베를린 대학에서 교수생활을 시작했지만, 1936년 독일 나치 지도자 히틀러에 의해 강연 중단 통보를 받는다.
이후 핑겐발데 신학교 등에서 제자 공동체 생활을 주도하며 나치를 타도하고 신앙의 순수성을 회복하자는 ‘독일 고백 교회 운동’의 지도자로 활동했다. 이 때부터 독일 게슈타포 경찰에게 요주의 인물로 감시를 받게 된다. 이후 1944년 나치 전복음모를 꾸민 혐의로 체포돼 1945년 4월 교수형을 받고 숨을 거뒀다. 본회퍼가 교수형을 당한 3주 뒤 히틀러는 자살하고 나치즘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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