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새해 들어 완만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변이 위험성과 늘어나는 이동량, 다가오는 설 연휴 등으로 여전히 재확산 요소가 기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확진자 수 감소 여부와 관계없이 긴장의 끈을 놓을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24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코로나19 현황 통계를 보면 최근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384.14명이다. 이 수치가 400명 아래로 감소한 건 지난해 11월27일 이후 처음이다.
이달 들어 4일까지만 해도 신규 확진자 수가 1020명에 달할 정도로 1000명 내외를 오갔지만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유행 규모를 감소시켰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기준에 따르면 일주일간 일평균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가 400~500명일 때 2.5단계에 해당한다. 거리두기 2단계 기준은 전국 확진자 수가 300명 초과하는 상황이 1주 이상 지속될때, 권역별 확진자 수가 1.5단계 기준의 2배 이상 지속될 때, 2개 이상 권역에서 1.5단계 유행이 1주 이상 지속될 때 등이다.
지난해 12월8일부터 수도권엔 2.5단계, 비수도권엔 2단계가 적용 중이다. 현재 적용 중인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의 조치는 오는 31일까지 유지된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만 본다면 거리두기 단계 하향을 검토할 수준이지만 방역체계를 위협하는 불안요소가 상존하고 있다.
우선 지난 18일부터 유흥시설 5종, 홀덤펍, 파티룸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재개했다. 종교활동 역시 좌석 수의 10%(비수도권은 20%) 내에서 대면 예배를 허용했다. 그간 포장·배달만 허용하던 카페도 18일부터 실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코로나19 잠복기를 고려하면 방역조치로 인한 영향은 1~2주 후에 나타난다. 18일부터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 완화의 영향도 이번주부터 나타나게 된다는 의미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휴대전화 이동량을 분석한 결과 19일(화요일) 이동량은 수도권 1592만2000건, 비수도권은 1283만8000건, 전국 합계 2876만건이다. 화요일 기준으로 5일 2689만건, 12일 2745만건보다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5일 연속 300명대를 유지했던 국내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23일 403명으로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명절인 설 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것도 방역상 불안 요소 중 하나다.
지난해 추석때도 예년보다 이동량은 줄였지만 추석 특별교통대책기간이었던 9월29일~10월4일 총 6일간 3116만명이 이동을 했다. 고속도로 총 교통량은 2628만대, 하루 평균 438만대였다.
현재 방역정책은 거리두기와 5인 이상 모임 금지가 주요 골자다. 설 연휴 특별방역대책에는 고속도로 통행료 유료화, 휴게소 실내취식 금지, 철도 승차권 창가 좌석만 판매, 연안여객선 승선인원 50% 제한 정도만 담겨있다.
23일 기준 최근 2주간 확진자 중 감염경로 미파악자는 23.3%, 1558명으로 여전히 지역사회 무증상 확진자를 통한 조용한 전파 위험이 높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설 전후로 방역조치가 풀리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된다. 더구나 설 전에는 음식 준비 등으로 마트 같은 곳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며 "3월엔 개학을 앞두고 있어서 자영업자 보상을 해주고 방역은 설 연휴 까지 확실히 해서 확산세를 줄이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외 변이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 외신에 따르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런던 등에서 발견된 변이 바이러스가 전파력은 물론 사망률도 높다고 밝혔다. 이미 영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에서 보고된 변이는 전파력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공 변이의 경우 기존 항체를 무력화시켜 재감염은 물론 백신과 치료제의 효능을 감소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파력이 높은 변이가 국내로 유입되면 확진자가 증가하고, 이에 비례해 고위험군 감염자도 늘어나게 된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제2부본부장도 지난 23일 "(변이는)코로나19 방역의 큰 변수의 하나"라며 "현재 국내의 기초재생산지수가 0.82 정도인데 현재와 같은 수준의 거리두기를 유지한다 하더라도 만약 영국 변이가 국내에 광범위하게 퍼진다면 바로 1.2로 올라간다. 이는 지난해 12월 중순의 악몽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아직 3차 유행이 지나간 것은 아니라는 인식을 갖고 전략과 실천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직도 겨울의 한복판이고 지난주부터 카페 등 다중이용시설이 문을 열었으며 설 연휴가 남았다"며 "한 번 더 고비가 있을 수 있다. 아직 3차 유행이 지나갔다고 확신하기에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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