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임금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의 불평등 정도가 컸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4일 발표한 '지역별 임금 불평등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임금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1만7148원으로, 전년 동기(1만4817원)보다 15.7% 증가했다.
지난해 3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확산에도 임금 수준은 소폭 오른 것이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임시·일용직 근로자가 고용 충격으로 일자리를 잃은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임금 불평등은 심화됐다.
임금 불평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를 보면 지난해 상반기 지니계수는 0.306으로, 전년 동기(0.294)보다 0.012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심화를 뜻한다.
특히 최근 5년간 상반기 지니계수는 2016년 0.335 → 2017년 0.317 → 2018년 0.309 → 2019년 0.294 등으로 꾸준히 하락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상승 전환하며 불평등 정도를 키웠다.
조민수 고용정보원 고용동향분석팀 책임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임금 근로자의 임금 불평등을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른바 'K자 양극화'가 임금에도 나타났다는 얘기다.
연령별로 보면 29세 이하 청년층의 임금 불평등 심화가 두드러졌다.
29세 이하의 지니계수는 2019년 상반기 0.197에서 지난해 상반기 0.214으로 0.017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30~54세(0.011), 55세 이상(0.014) 지니계수의 상승폭보다 큰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기업들이 지난해 채용을 줄이거나 연기하고,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임금 수준이 더 낮은 일자리로 옮기면서 청년 간 임금 격차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는 지역별 임금 불평등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강원(0.294), 울산(0.294), 세종(0.287) 지니계수는 2019년보다 하락해 임금 불평등 정도도 소폭 줄었다. 반면 제주(0.301), 대구(0.298), 인천(0.295) 등은 상승하면서 임금 불평등이 심화됐다.
조 연구원은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자리가 업종과 지역 등에 따라 차이가 존재하고 관광, 레저, 숙박 등 대면 서비스의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임금 불평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악화는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며 "특히 코로나19가 지역적 집단발생과 연관성이 높은 상황에서 지역적 고용 대책과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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