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브레넌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문제로 북미 협상에 돌아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브레넌 전 국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개최한 화상회의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코로나19 문제 타개를 위해 미국과 핵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코로나 상황이 김정은 위원장을 좀 더 협조적으로 만들 수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일은 없겠지만 미국으로부터 현재 절실히 필요한 지원을 얻기 위해 협상을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브레넌 전 국장은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는 대북 정책에 관해 더욱 현실적인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며 “정상회담 대신 고위관리급 실무회담을 추진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과 진전을 보기 위해 북측에 인센티브(장려책)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수미 테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도 “코로나19 사태를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서 “북한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스스로 오랜 시간 고립에 들어가면서 경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고 평가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한국, 영국 등 전 세계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에 대해 해킹을 시도한 점을 거론하며, 북한이 백신을 얻기 위해 국제사회에 지원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북한의 최우선 사안 중 하나는 백신이기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에 백신 지원을 요청할지 궁금하다. 이는 인도주의 지원 차원 뿐만 아니라 외교적으로 북한과 재관여할 잠재적인 지렛대가 될 수 있다”면서 “북한이 주요 도발을 자제하며 바이든 행정부의 움직임을 지켜보겠지만 6개월 안에 어떤 메시지도 내놓지 않으면 다시 도발로 돌아설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는 “북한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국경을 2년 이상 폐쇄할 경우 정권이 붕괴될 위험에까지 처할 수 있다”면서 “지난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가 발생했을 당시 1년 가까이 국경을 폐쇄했던 사례가 있다. 상황이 더욱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코로나 19로 북한이 입는 타격은 훨씬 더 클 것이다. 북한이 생존을 위해 미국과 대화 재개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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