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일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 등 4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연말 소폭 규모의 개각을 단행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포함되지 않았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으로 변창흠(55)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에 전해철(58)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임에 권덕철(59)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에 정영애(65)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각각 내정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인사를 단행했다고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이 춘추관 브리핑에서 밝혔다. 앞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거쳐서 임명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의 장관 교체는 지난 7월 3일 통일부 장관과 국정원장을 교체하는 외교·안보라인 인선을 단행한 지 5개월 만이다. 4명의 장관을 한꺼번에 교체한 것은 지난해 '8·9 개각'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후보자들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통과된다면 정부 출범 원년 멤버인 김현미 장관과 박능후 장관은 지명일로부터 3년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변창흠 후보자는 대구 능인고를 나와 서울대에서 경제학과를 수료한 뒤 동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 행정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로 일한 학자 출신으로, 도시 계획 및 주택 분야의 전문가로 불린다.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최근까지는 LH 사장을 역임했다.
정 수석은 "현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정책 전문성으로 현장과 소통하면서 국민 주거 문제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해낼 것"이라며 "기존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더욱 가속하는 등 현장감 있는 주거 정책을 만들어 서민 주거 안정, 국토 균형 발전이라는 국민적 염원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행정고시 출신인 권덕철 후보자는 전북 전라고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독일 슈파이어행정대에서 행정학 석·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정책실장·기획조정실장 등으로 일하며 요직을 두루 거쳤고, 문재인 정부 초대 복지부 차관을 지내기도 했다. 현재까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으로 일했다.
정 수석은 "정부 보건 복지 정책의 초석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라며 "오랜 정책 경영과 외유내강 리더십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민 건강과 일상을 안전하게 지켜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의료공공성 강화, 취약계층 보호, 생애주기별 사회안전망확충 등 당면한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해철 후보자는 경남 마산중앙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참여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제19·20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데 이어, 제21대 총선에서 당선돼 현재 정보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수석은 "돌파력과 리더십, 당정청 국정 운영 바탕으로 재난 관리 체계 강화, 실질적 자치 분권 실현, 정부 혁신 등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특히 지역 균형 뉴딜을 통해 중앙 지방 간 균형발전을 잘 이끌어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영애 후보자는 서울 진명여고를 나와 이화여대에서 여성학 사회학 석사, 동 대학교에서 여성학 박사 학위를 수료했다. 국내 여성학 박사 1호를 기록한 여성학 전문가로도 불린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 균형인사비서관과 인사수석비서관으로 일했다. 이후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서울사이버대 부총장으로 일했고 한국여성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정 수석은 "여성학 전문성, 풍부한 정책 경험을 바탕으로 성폭력 대응과 피해자 지원책 강화 등의 현안에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12·4 개각'은 정책 수요 변화에 맞춰져 이뤄졌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또 이날 내정된 후보자들은 "모두 다 1주택자"라고 고위 관계자는 설명했다.
다만 국토교통부 장관 교체와 관련해 집값 상승과 전세대란으로 국민 불안이 극심해지면서 정부 정책에 불신이 깊어지자 문 대통령이 인사 카드를 꺼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현미 장관은 그동안 부동산 관련 설화로 논란에 휩싸여왔다. 최근까지도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원년 멤버이고,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 새로운 정책 변화에 대한 수요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보다 변화된 환경에 맞춰 좀 더 현장감있는 정책을 펴나가기 위한 변화로 받아들여 달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질성 인사가 아니다"라며 "그동안 실적이 부족해 성과를 못낸 경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 역시 논란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독감 백신, 의료계 갈등, 장관 추석 포스터 논란 등이 있었지만 코로나19 대처를 이후로 교체가 계속 늦춰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코로나19가 확산되고 있지만 장관이 바뀌었다고 해서 방역체계 혼선이나 공백, 차질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정옥 장관은 2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 장관은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성 인지성 집단학습 기회'라고 말하면서 자질 시비를 불렀다. 진영 장관은 학계로 돌아가고 싶다는 의사를 끊임없이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대통령은 앞으로 소폭 규모의 개각을 한 차례 더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보궐선거 관련 인사 수요도 있다"며 "총리도 두 번에 나눠 한다고 말했지만, 다음번 수요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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