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여성 질환은 아니지만, 유방외과에서 종종 접하게 되는 남성 질환인 여성형 유방증에 대해 살펴보려 합니다.
유방은 여성들에게는 임신출산기 및 수유기에 유즙 생성과 분비라는 고유의 기능을 하는 신체 부위지만, 남성에게는 기본적인 형태만을 가지는 비기능적 신체 부위입니다. 유두와 유륜의 모양은 동일하지만, 유방 내부의 유선조직과 간질조직이 여성처럼 발달되어 있지 않습니다.
인간은 모체로부터 출생할 당시 남자 건 여자 건 가슴 양쪽에 장차 유방으로 발달할 수 있는 유방씨앗(breast bud) 조직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것이 사춘기 시기에 여성의 경우, 여성호르몬의 작용에 의해 유선증식과 지방침착이 이루어지면서 유방으로 발달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남성의 경우 유선을 발달시키는 여성호르몬 작용이 없기 때문에 유방씨앗 상태로 평생을 지내게 됩니다.
남성의 유방이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여성의 유방처럼 유선조직과 간질조직이 발달하고, 주변에 지방증식이 생겨 여성 유방의 모양을 띠는 것을 여성형 유방증이라고 합니다. 여성형 유방증 환자의 75% 정도는 양측성으로 생기고, 주요 증상은 만져지는 단단한 멍울, 압통이나 동통, 그리고 간혹 유즙 분비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여성형 유방은 그 조직구성에 따라 진성여성형유방증과 가성여성형유방증으로 나눕니다. 진성여성형유방증은 구조적으로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유선조직이 있고, 주변의 지방증식은 있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가성여성형유방증은 유선조직의 발달 없이 지방조직의 증식만 있는 경우입니다. 주로 비만이 그 원인이 되는 경우입니다.
진성여성형유방증의 원인은 크게 생리적 원인과 병적 원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리적 원인은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의 불균형,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 작용이 우세하여 유선조직이 발달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70% 이상이 12~15세 사춘기에 발병하며 대부분은 수개월 내 스스로 좋아집니다. 나머지는 50대 이후 장년에서 노년으로 이행되는 시기에 남성호르몬 작용의 약화로 생깁니다.
여성형 유방의 병적 원인으로는 고환염, 고환암, 뇌하수체종양, 부신종양 성염색체 이상 증후군, 만성간부전, 영양실조 등의 호르몬 분비 이상 질환과 고혈압 치료제, 심장질환 치료제, 이뇨제, 위궤양 치료제, 신경안정제, 항암제, 그리고 단백질 보충제 등의 약제 복용이 원인이 됩니다. 또, 최근에는 환경호르몬 같은 환경적 요인이 원인의 하나로 보고되기도 합니다.
남성의 여성형 유방증은 많은 경우 호르몬 균형이 잡히거나, 원인이 되는 약제를 끊거나 바꾸므로 호전되기도 하지만, 발달한 유선조직의 크기가 4cm 이상 자란 경우 그대로 남을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줄어들지 않는 사춘기 발병 여성형 유방증이나, 비만 시 운동으로도 줄어들지 않는 가성여성형유방증, 발달된 유선의 크기가 4cm 이상 되는 경우, 여성형 유방증으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라면 수술적 치료를 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술치료는, 발달된 유선조직을 제거하는 유선절제술만을 시행하거나, 유선절제술과 함께 주변의 증식된 지방조직을 제거하는 지방절제 혹은 지방흡입을 병행하여 시행하게 됩니다.
남성이 유방의 멍울을 주 증상으로 내원할 경우 꼭 감별해야 하는 질환이 남성의 유방암입니다. 남성의 유방암은 매우 드문 질환으로, 전체 유방암의 0.5% 정도를 차지합니다. 원인은 뚜렷하지 않으나, 여성호르몬의 작용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방의 편측에만 만져지는 단단한 멍울로, 유두중심부가 아닌 유두의 주변부에 병변이 있는 경우나, 통증이 없는 경우, 혈성 분비물이 동반된 경우, 피부 변형이나 함몰 등이 있는 경우라면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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