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루이 바이블(St. Louis Bible)은 13세기 프랑스 왕실에서 제작한 도해성경으로 '아름다운 톨레도 성경(Rich Bible of Toledo)'으로 부르기도 한다.
파리에서 제작된 이 성경은 프랑스 카페왕조의 루이 9세(1214-70)가 이베리아반도의 카스티야 왕국의 알폰소 10세(1122-84)에게 1252년에 대관식 선물(또는 1266-69년에 왕가간의 교환선물)로 보낸 것이다.
이 성경은 알폰소 10세가 1282년에 "프랑스 왕으로부터 받은 3권으로 된 역사적인 성경으로 짐의 가장 고귀한 소장품이다."라는 기록을 남길 정도로 유명한 성경이다.
프랑스 국왕용으로 제작된 고가의 이 성경은 규모가 방대 할 뿐만 아니라 대단히 정밀하고 세심한 작업을 해야 하므로 신학자·필경사·채식화가 등 많은 전문가의 참여로 1226년부터 1236년경까지 시기에 장기간에 걸쳐 제작된 것이다.
이 성경에는 판토크라토르(Pantocrator) 즉 '우주창조자 하나님'을 권두화로 싣고 있다. 권두화란 책의 첫 페이지(Opening Page)에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삽화로서 일반적으로 전면도판 (Full-Page Plate)을 넣는다.
'성 루이 바이블'이란 이름은 프랑스 왕 루이 9세가 성지탈환을 위해 제7차 십자군원정을 이끌었으며 스페인을 점령했던 북부 아프리카의 이슬람을 정복하기 위해 튀니지 원정을 갔다가 순교함으로써 1297년에 로마 가톨릭교회로부터 성인으로 추증된 유일한 프랑스 왕이 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스페인의 알폰소 10세는 중세 최고의 학문과 문화의 보호자로서 세비아와 톨레도에 학자를 모아 학교를 세워 13세기에 스파냐 문화를 개화시킨 왕으로 별칭이 현왕 알폰소( Alfonso the Wise)이다.
이 성경은 각 페이지를 사등분하여 두 줄은 성경 구절을 라틴어로 쓰고 그 옆의 두 줄은 성경 내용을 그림으로 풀이하는 극히 아름다운 원형 그림이 있다. 3권으로 된 이 성경에는 13,000개 이상의 삽화가 실려 있다.
권두화인 판토크라토르에서 하나님은 초록색과 오렌지색으로 된 네 잎 모양의 장엄한 만도를라(mandorla) 즉 하나님의 전신후광에 쌓여있다. 밝은 브라운 튜닉(겉옻)에 푸른색 클로크(망토)를 입고 옥좌에 좌정한 하나님은 오른 손에는 창조 도구인 콤파스를 들어 세상 중심에 대고 있으며 왼 손은 혼돈에 쌓인 지구를 받쳐 들고 있다.
만도를라를 떠받치고 있는 네 천사(위의 둘은 거꾸로 된 자세이다)는 창조 명령을 돕고 있다. 하나님은 파란 눈에 금발의 짙은 수염과 머리털이 있으며 후광(halo)으로부터 세 줄기의 강한 빛이 비춰서 얼굴이 젊은 모습이다. 그의 발은 홍예(아취) 위에 놓여 있으며 보좌와 만도를라 사이에는 금빛으로 채워져 있다.
성 루이 바이블은 참으로 아름답다. 스페인의 보물로서 톨레도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는데 15 세기 경에 제3권이 분실 되었다가 그 후 뉴욕 피어폰트 모건 도서관에서 구입하여 소장하고 있다.
판토크라토르는 비잔틴 이콘에서는 '전능자 그리스도'로 인류에게 강복하는 또 다른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 강정훈 교수는…
미암교회(예장 통합) 장로이기도 한 강 교수는 1992년 성서화전시회를 개최했으며 1994년에는 기독교잡지 '새가정'에 1년 2개월간 성서화를 소개하는 글을 연재했다.
그는 35년간 중세의 성서화 자료와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의 저서를 모으고 있다. 그 중 한국학 및 한국 근대 초기 해외선교사 저서 및 자료 675점은 숭실대 학국기독교박물관에 2011년 기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