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이 일반화된 요즘, 주변 지인들에게 검진을 받은 후 갑상선에 혹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는 얘기를 종종 듣게 됩니다.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보기는 했으나 명확하게 갑상선이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하며, 어떤 질환들이 생길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갑상선 결절에 대한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갑상선은 갑상선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의 하나입니다. 목 아래, 기관의 전면에 위치하며, 목 앞쪽 가운데 돌출한 부위인 갑상연골의 바로 아래 위치하게 됩니다.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은 우리가 섭취하는 해조류(김, 미역, 파래 등)에 포함된 ‘요오드’ 성분을 원료로 만들어집니다. 갑상선호르몬의 기능은, 음식 섭취를 통해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들의 분해를 통해 에너지를 생성하는 과정인 신진대사를 조절하여 체중, 식욕의 변화, 온도에 대한 감각, 땀 분비조절 등에 관여하며, 태아와 신생아의 뇌와 뼈의 발달을 촉진하고 소아의 성장을 촉진하는 기능을 합니다.
갑상선에 여러 원인에 의해 ‘멍울(혹)’이 형성되어 커지게 되면 이를 갑상선 결절이라고 합니다. 결절은 내부가 체액으로 차 있는 경우 낭성결절(낭종)이라고 하고, 내부가 세포성분으로 되어 있으면 고형결절이라고 합니다. 낭성과 고형성이 혼재된 복합결절의 경우도 종종 보게 됩니다. 갑상선 결절은 평생 동안 10명당 1명 정도에서 발생하는 흔한 질환입니다. 갑상선 검사에서 결절이 발견되면 갑상선암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해하게 되는데, 실제로 발견되는 갑상선 결절 중 암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남자 결절환자의 약 8%, 여자 결절환자의 약 4%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90% 이상의 갑상선 결절은 암이 아닌 양성 결절입니다.
암이 아닌 갑상선 결절 중 가장 흔한 것이 여포선종입니다. 여포세포에서 기원한 ‘선세포 종양’으로 고형결절, 낭성결절, 복합결절 등 다양한 형태로 생길 수 있습니다. 암으로 이행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갑상선 암 중 ‘여포암’이란 것과 감별이 쉽지 않은 경우도 있어 주의 깊은 관찰과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별다른 증상 없이 갑상선초음파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결절성 질환 중 선종성 갑상선종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여러 형태의 결절들이 다발성으로 나타나는 것이 흔하고, 여포선종 과는 달리 종양이 아니라 ‘과형성’이라고 하는 조직세포의 변화입니다. 선종성 갑상선종은 암 발생률이 10% 이상 된다는 연구도 있는 만큼 면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갑상선에서 발견되는 결절중 갑상선암은 대략 5% 정도를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갑상선암은 여포세포라고하는 갑상선세포에서 발생하는데, 90% 정도가 유두암이고, 다음으로 여포암이 많습니다. 그 외 역형성암이나 비여포세포 기원의 수질암, 림프종 등은 비교적 드문 갑상선암 입니다.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은 다른 형태의 갑상선암 혹은 다른 조직장기의 암보다 예후가 좋습니다. 유두암의 1/3은 양쪽 갑상선엽에 생기고, 절반 이상에서 림프절 침범이 발견되지만, 적절한 치료를 통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습니다. 갑상선암의 5% 정도를 차지하는 여포암은 유두암에 비해 혈행선 전이가 많고 폐, 뼈, 뇌로 원격전이가 되는 경우가 있어 유두암보다 예후가 안 좋습니다. 갑상선암을 구성하는 세포가 원래 기원한 세포와 얼마나 유사하냐에 따라 분화암과 미분화암으로 나뉘는데, 정상세포에 가까운 세포형태를 가진 분화암일수록 예후가 좋습니다. 드문 경우로, 분화암으로 발병하였다가 미분화세포로 역행하는 역형성암도 생길 수 있습니다.
비여포세포 기원암 중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5% 정도를 차지하는데, 칼슘조절호르몬인 칼시토닌을 분비하는 C-세포에서 기원한 암으로, 이 경우 혈중 칼시토닌 수치가 증가합니다. 수질암은 다른 내분비계의 이상과 동반되는 가족력을 가진 경우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에 생기는 림프종은 주로 림프구 B세포 기원으로 갑상선 기능질환 중 만성 갑상선염 질환으로 하시모토 갑상선염 등에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