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앞을 지나는 시민
▲서울 신천역 인근 부동산 밀집 상가에 한 시민이 월세와 반전세 등 매물 광고 옆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700가구 규모 이문래미안 아파트는 현재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대신 월세나 반전세만 5건이 매물로 나와 있다.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전세 매물은 나오는 즉시 사라지고, 남은 전세 물량도 집주인들이 반전세나 월세로 바꾸고 있다. 시장에서는 서울 주택 시장에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9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매물은 9040건으로 전세 매물 8727건보다 313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말에는 월세 매물이 1만2801건으로 전세 매물(1만4260건)보다 적었으나 이달 15일을 기점으로 역전 현장이 발생한 뒤 그 격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의 경우 최근 한 달 사이 전세 매물은 30건에서 27건으로 줄어든 반면 월세 매물은 48건에서 60건으로 늘어났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의 경우에도 전세 매물이 17건에서 13건으로 감소한 반면 월세 매물은 4건에서 6건으로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보호법 시행 영향으로 반전세나 월세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집주인 입장에선 기존 계약에 대해 전세보증금을 5% 이상 올리지 못할 뿐 아니라 지금과 같은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보증금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도 월세 전환을 가속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가 임대차보호법을 손 대고 난 이후에 전세 보증금을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게 돼서 차라리 월세나 반전세로 돌리겠다는 집주인들이 많다"며 "전세 물건은 나오는 즉시 바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어 거의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세입자들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에 따른 기존 전세 연장이 늘면서 생기는 서울 전역 전세 품귀 현상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감정원 통계에 따르면 이달 21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올라 65주 연속 상승했다. 전 주(0.09%) 보다 상승폭이 소폭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급등 양상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 브라운스톤 전용 84㎡ 전세 호가는 6억~6억9000만원으로, 지난 7월 계약된 전세 4억7000만원~5억3000만원 보다 1억원 이상 높다.

정부는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4~5개월 가량이 지나면 전세가격이 안정세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은 다르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중개업자는 "임대차보호법으로 거의 재계약을 많이 하고 있어서 전세 매물 자체가 워낙 귀한 상황이라 작은 평수도 호가를 1억원 이상 많이 받으려는 집주인들도 있다"며 "추석 이후에도 전세 매물이 거의 안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자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는 데다 매물이 나오면 일주인 안에 거래가 되고 있어서 가격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며 "연말이 되더라도 지금 상황과 큰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추석이 지나면 전세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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