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의 사업별 집행 가이드라인을 제시했지만 '전 국민 통신비 지원' 등 앞서 논란을 불렀던 부분에 대해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진통이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여당은 통신비 지원이나 유흥주점에 대한 지원금 지급 등에 대해 일부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 이어지는 국회 논의과정에서 수정 가능성도 관측된다. 여야는 오는 22일 본회의를 열어 2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한 추경안을 처리키로 한 상태다.
정부는 15일 중소벤처기업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각 부처별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했다.
먼저 소상공인 새희망자금의 경우 행정정보를 통해 선별 가능한 대상자는 온라인 신청으로 추석 전 신청에서 집행까지 가능하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기준을 연매출 4억원 이하 사업장으로 정하면서 매출액은 크면서도 순이익이 작은 피해 업체들의 불만이 나왔지만 정부는 이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평균 매출액(2억4000만원), 영세 카드가맹점 기준(3억원), 예산제약 등을 고려했다"며 "개별 업체의 순이익을 정확히 추정할 수 없고 영세 소상공인 지원 취지, 신속지급 필요성, 예산 제약 등을 고려해 부득이하게 이 기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흥주점, 콜라텍, 복권판매업 등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에 있어서도 정부는 일관되게 유흥주점업과 콜라텍과 같은 무도장운영업을 제외 업종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택시와 달리 회사 소속 근로자로 분류되는 법인택시는 소상공인이 아니라 지원금을 받지 못한다. 대신 이들은 저소득층 긴급생계지원이나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여러 사업체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우에는 매출규모가 가장 크거나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사업체 1곳을 기준으로 지원금도 1회만 받게 된다.
'통신비 2만원' 지급도 세부 가이드라인이 나왔다. 만 13세 이상 전 국민(2007년 12월31일 이전 출생자)을 대상으로, 9월 현재 보유중인 이동통신 1인 1회선에 대해 2만원 지원이 원칙이다. 9월분 요금에 대해 10월중 차감하는 방식으로, 요금이 2만원 미만인 경우는 다음 달로 이월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2만원이 정액 지원된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와 프리랜서 등에게 지급되는 2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의 경우 1차 수급자 50만 명과 신규 신청자 20만 명 등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 수급자는 50만원, 신규 신청자는 월 50만원씩 3개월간 총 150만원을 받는다. 신규 신청자는 작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노무를 제공하고 소득이 발생했고 연소득이 50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올 8월 소득이 작년 8월이나 올해 6~7월 등과 비교해 25% 이상 감소했다는 사실이 인정돼야 한다. 다만 올 8월 급여가 9월에 지급된 경우 9월 소득도 인정된다.
정부는 16일부터 범정부 차원의 '힘내라 대한민국 콜센터'를 개설해 운영한다. 정부 민원 종합 안내 전화인 '110 콜센터'에서 기본적인 상담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업별로 새희망자금은 중기부 콜센터(국번없이 1357), 긴급고용안정지원금과 청년특별구직지원금 등은 고용부 콜센터(국번없이 1350), 긴급생계지원, 아동특별돌봄지원, 내일키움일자리 등은 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국번없이 129) 등에서 상담이 가능하다.
국회 심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서둘러 발표한 것은 최대한 신속 지급에 방점을 찍겠다는 목표로 풀이된다. 하지만 야당 반대가 강한 일부 사업들은 절충안을 찾기 위해 수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박홍근 의원은 전날 MBC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유흥주점과 단란주점의 형평성, 개인택시와 법인택시의 형평성 문제는 국회 심사 과정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문제"라며 "향후 여야 심사 과정에서 국민들도 동의하고 여야가 합의한다면 검토해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통신비와 관련해서도 "야당에서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실제로 집행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심사 과정에서 귀를 열고 충분히 검토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 피해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원했던 1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재정소요가 많았던 데 비해 효과가 크지 않았는데, '통신비 2만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성 교수는 또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금 지급은 속도가 중요하겠지만 다른 사업들까지 급하다고 아무렇게나 지급해선 안 된다"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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