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이 민족의 선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일제 강점기 하에 교회가 그러했다. 해방 이후에도, 전쟁 이후 경제 발전기에도, 최근에는 민주화에도 일정 부분 선한 이웃이 되어왔다. 물론 그렇지 못한 부분, 뼈아픈 부분도 너무 많다. 잘못은 돌이키고 고쳐서 이제라도 민족의 선한 이웃으로 함께 가야 할 것이다.
민족이 앞뒤가 꽉 막힌 채,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이런 때에도, 교회는 선한 이웃이 되어야 한다. 강대국을 의지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신앙으로 먼저 무릎을 꿇을 일이다. 기도할 일이다. 자본주의의 타락도, 무신론적인 공산주의도 교회가 민족과 함께 갈 길이 아니다.
더 높게, 더 멀리, 더 넓게 보고 가면 좋겠다. 말씀에 따라,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따라, 새로운 길을 열며 가면 더 좋겠다. 세상 정사와 권세 뒤에는 교회가 상대해야 할 영적 세력들이 있다. 동시에 눈에 보이고 만져지는 세상 앞에서 교회가 행하여야 할 선한 일들도 있다.
나라와 민족을 구한다고 하면서, 사랑도 없고 사랑이 제일도 아니고 교회로서도 덕을 세우지도 못한다면, 민족의 선한 이웃이 될 수 없다. 민족이 내치지 못하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오히려 민족이 나아갈 길을, 그 소망과 가치와 새로운 통치를 내다보며 민족과 함께 가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
위기는 기회이다. 하나님은 늘 새로운 일을 창조하신다. 6.25 전쟁이 난지 70년이다. 악한 일, 아픈 일, 죄악 된 일들이 일어날 만큼 일어났다. 이제는 회복의 때이기를 기도한다. 이제는 민족이 손을 잡을 때이다. 남아 있는 양심과 선한 마음이 회복되어, 함께 살아 갈 새 역사를 창조할 때이다. 그렇게 기도한다. 이제는 돌이켜 앞으로 가기를, 역사의 도도한 강물은 그렇게 새로운 시대를 향해 흘러가고 있음을 믿는다. 그렇게 소망하고 기도한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의 최후에 소망이 있을 것이라. 너의 자녀가 자기들의 경내로 돌아오리라”(렘 31:17)
채영삼 교수(백석대 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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