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망 규탄 시위가 미 전역을 뒤흔드는 가운데, 미국 일부 경찰들이 인종 차별 항의에 공감하며 시위대 앞에 무릎을 꿇어 잔잔한 울림을 주고 있다고 현지 기독 언론인 크리스천포스트를 비롯해 CNN방송 등 복수의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기도와 포옹을 통해 시위자와 함께 하는 경찰관들’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경찰들은 무릎 꿇기를 통해 플로이드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평화적 시위를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에드 크라우스 경찰서장은 최근 시위 현장에서 시위자들에게 다가가 대화를 나누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경찰관들도 한쪽 무릎을 꿇고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
크라우스 경찰서장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모두는 함께 살아가고 있다”며 “이는 의미있는 좋은 조치였다. 우리의 마음이 전해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전역의 경찰서장들도 최근 코랄게블스 시청에서 시위하는 시위대 앞에 나와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경찰 대변인은 NBC 마이애미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었다”며 “이는 올바른 방향을 향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소스처치 조안 호엔 목사는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경찰관들이 무릎을 꿇고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고 고백했을 때 사람들은 눈물을 터뜨리며 경찰들과 함께 기도하기 시작했다”며 당시의 감동적인 상황을 전했다.
뉴욕 맨해튼 다운타운의 법원 앞 폴리 광장에서는 뉴욕 경찰관들이 한쪽 무릎을 꿇고 플로이드를 추모했다.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앉는 이른바 ‘무릎앉아’ 자세는 인종차별 항의를 뜻하는 상징적인 자세다. 2016년 경찰의 총에 맞아 흑인이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르자 당시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이 항의의 뜻으로 국가가 연주될 때 이 자세를 한 것에서 유래해 퍼졌다.
제프리 매드레이 뉴욕경찰서 부서장은 “평화를 꾀하고 중재하기 위해 지역 사회와 함께 무릎을 꿇을 수 있다면 나는 매일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익사이팅 처치 가렐 솔로몬 목사는 “우리의 목소리를 평화롭게 들려줘야 한다”고 호소하며 “미국 경찰관의 ‘무릎앉아 자세’는 미국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올림픽공원 인근에서 벌어진 시위에서도 일렬로 방어선을 친 경찰관들이 시위자들 앞에서 일제히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같은 현장에서 방독면과 헬멧, 방탄조끼를 쓴 한 경찰관이 한 시위자와 ‘위로의 포옹’을 나누는 장면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또한 루이지애나주 바톤루즈 지역 주민들은 지역 경찰들의 지원을 받아 더 엘리베이티드 교회에 모여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크리스천포스트가 보도했다.
바톤루즈 머피 폴 경찰서장은 “미국 내 모든 인종의 평화를 기원하고 지지하는 방법으로 기도회에 참석했다”며 “기도를 통해 지역 사회와 경찰관들을 일으켜 세우길 원한다”며 주민들에게 기도를 요청했다.
폴 경찰서장은 “상처와 고통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것이며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리스천포스트는 “폭력적인 행동과 불법적인 약탈이 미국 전역의 도시들에 스며들었지만, 사람들은 기도와 포옹, 평화적인 태도로 이를 극복해 냈다”고 기사를 마무리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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