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퇴근길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자신을 험담한 동료들에 앙심을 품고 흉기로 4명을 찌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3일 영등포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 김모(30)씨는 실직 저하로 인한 직장동료의 비난으로 직장을 그만두게 되며 생활고에 시달리자 같이 근무했던 전 동료 6명에 대한 앙심을 품고 이들을 죽이기로 마음먹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월 20만원의 신림동 고시원에서 생활하며 이 6명을 떠올릴 때마다 과도(5개)와 숫돌을 구입해 칼날을 갈았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9년 10월 A신용평가사에 입사해 채권추심업무 실적이 좋아 3개월만에 부팀장으로 승진했으나 이후 실적이 점차 떨어져 상사와 동료들로부터 "제 앞가림도 못하며서 뭐하냐","부팀장이면서 월급만 많이 받아간다" 등 비난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김씨는 2010년 10월 퇴사하고 대출 관련 회사에 취업했지만 13개월 만에 퇴사했다. 그러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씨는 4000만원의 카드빚을 지고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했다.
이후 그는 한 통신회사에 취업하려고 했으나 신용불량자인 것이 알려져 낙방하고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자 자살까지 결심했다고 전해졌다.
1~2개월 전부터는 `열심히 일해서 빚없이 잘 살아온 내가 이렇게 된 것은 모든 게 나를 험담했던 동료들 때문이며 혼자 죽으려니 억울하다'는 생각을 하게돼 A사의 직원 중 자신을 험담한 6명을 살해하기로 결심했다.
김씨는 이날 오후 7시15분께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 제과점 앞에서 A사의 상사였던 김모(32)씨와 부하 직원 조모(31·여)씨의 얼굴과 목, 배 등 부위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고 달아나다 행인 2명 안모(32·여)씨와 김모(31)씨에게도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김씨는 일면식이 없는 행인 2명을 해친 데 대해 '마치 날 잡으러 오는 것 같아 흥분한 나머지 찔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행인 안씨를 인질로 삼아 A사 건물 옥상으로 올라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으나 안씨가 완강히 저항해 옥상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김씨는 도주 과정에서 신고를 받고 오후7시20분께 출동한 경찰과 10분간 대치 끝에 테이저건(전기총)에 맞고 검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