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중국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것은 대내외 불확실성을 현장경영으로 극복해 보자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1월 말 설 연휴 기간 브라질 마나우스 법인을 찾은 후 약 4개월 만의 해외 출장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이후 글로벌 기업인 가운데 사실상 처음으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올해 들어 이미 공개된 자리로만 7차례 국내 사업장을 찾은 데 이어 이번에는 현장 경영 행보를 글로벌 무대로 확장한 것이다.
이 부회장이 방문한 삼성전자 시안(西安) 반도체 공장은 중국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직접 방문해 투자 내용을 구체화할 정도로 중국 정부의 관심이 큰 곳이다.
추가 투자 계획도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총 9조5천억원에 달하고, 지난달에는 반도체공장 증설 인력 200여명이 한국에서 전세기로 특별입국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이 중국 화웨이(華爲)에 초강도 제재를 하는 등 미중 갈등이 깊어지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은 특히 시선을 끈다.
이 부회장이 미국뿐 아니라 중국과도 단단한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보여주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아울러 이번 중국행은 이재용 부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다시 한번 힘을 싣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최근 중국 양쯔메모리(YMTC)가 지난달 128단 낸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에 대한 업계 우려도 커졌다.
실제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중국을 따돌릴 사업전략을 재촉하는 질문도 나왔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의 제품 양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제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공급하냐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중국 업체의 기술 개발만으로도 투자를 끌어들여 공급을 앞당길 수 있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이 부회장이 이날 현장에서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등 강도높은 표현을 동원한 것은 이런 업계의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여겨진다.
코로나19로 '100년 만의 최대 위기'라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자칫 성장 기회를 놓칠 경우 급격히 따라잡힐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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