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신론의 도전에 응대할 답을 찾으려는 그리스도인에게 도움이 되는 리처드 스윈번의 <신은 존재하는가>(Is There a God?)가 국내 첫 출간됐다.
이번 신간에서 연역적 신 존재 증명에 의존하기보다는 확률이론을 비롯한 현대 과학의 발견과 인간의 종교적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면서 기존 무신론의 주장들을 귀납적으로 논박했다. 신의 존재가 세계와 우리 자신의 존재, 존재의 기원과 과정과 목적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신의 존재의 핵심 논점을 간결하고 명료하게 제시한다.
스윈번의 논증 방식은 전통적인 방식과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없지 않으나 사실은 매우 새로운 방식라 부를 수 있다고 한다. 과학철학적 방법론을 사용해 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정의를 내린 다음, 이 세계와 우리 자신의 존재를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사용한다. 설명해야 하는 현상이 있을 때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을 검토하고, 설명 가능한 최선의 이론을 찾아 그가 이해한 신의 존재를 설명한다.
신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 살기 원하는 무신론과 우리가 사는 세계가 신이 세계의 창조주고 섭리하시고 통치하시는 분이라는 유신론 가운데 우리에게 물음이 주어진다. 어느 사상이 세계와 우리 자신의 삶을 제대로 설명하고 살만한 가치를 부여해 주는가 참된 의미를 주는가 하는 것이다. 저자는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유신론이 두 선택지 가운데 바르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임을 이 책에서 논증한다.
총 7개 장으로, 1장은 ‘신‘, 2장은 ‘우리는 어떻게 사물을 설명하는가 ‘3장 ‘신의 단순성‘, 4장 ‘신의 존재가 어떻게 세계와 그 질서를 설명하는가‘, 5장 ‘신의 존재가 어떻게 인간의 존재를 설명하는가‘, 6장 ‘신은 왜 악을 허용하는가‘, 7장 ‘신의 존재가 어떻게 기적과 종교적 경험을 설명하는가‘, 발문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선 신이 존재한다는 주장이 무엇인지를 설명하고, 이어지는 장들에서 이 주장이 참이라고 믿을 수 있는 근거들을 살펴본 후 결론을 내린다.
그가 이해한 신의 존재는 의도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기본 능력과 목적과 믿음을 가진 인격체이다. 그 신은 전능하고 전지하며, 완전히 자유롭고 영원하며, 신체가 없이 편재하며, 우주의 창조자이자 전선한 존재다. 신은 오직 자신에 의해 존재할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필연적 존재이며, 이러한 의미의 신은 스스로를 제외한 모든 것을 설명하는 ‘궁극적 사실’일 것이라고 스윈번은 결론 내린다.
무신론이 제공하지 못하는 이 세계의 존재에 대한 가장 단순한 ‘궁극적 설명’을 어떻게 유신론이 제공할 수 있는지 밝히는 동시에, 다중우주의 존재가 가능하다는 이론을 우주의 미세조정과 신의 존재의 연관성 안에서 고찰한다. 또한 기적과 종교적 경험들을 근거로 삼위일체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의 교리가 여러 유신론적 종교들 중에서도 가장 설득력 있음을 제시한다.
결론적으로 신은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면서 이를 받아들인다면 우리는 특정한 의무를 갖게 된다고 말한다. “신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었고, 그 생명이 가지고 있는 모든 좋은 것을 주었다. 무엇보다도 이 생명에는 우리의 성품을 형성하고 타인을 도울 기회까지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풍성하게 나누어 준 신에게 감사를 드려야 한다. 우리는 예배를 통해서, 또한 신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섬기는 일을 통해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예비적인 단계로 신의 뜻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스윈번은 “의무는 제한된 범위를 가지며 신은 우리를 존중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이러한 일을 강요하지 않으며 우리는 이것을 추구하거나 추구하지 않을 선택권을 갖고 있다. 만일 우리가 이를 추구한다면 우리의 헌신이 진정한 헌신임을 확증해주는 데 필요한 장애물들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은 우리가 추구하는 바대로 선한 사람이 되도록, 그리하여 우리가 그분 자신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러한 장애물을 영원히 제거해 줄 것”이라 했다.
저자는 옥스퍼드대 명예교수이자 지난 50년간 엄밀하고 철저한 논리적 변증을 바탕으로 신의 존재를 효과적으로 변호해 온 기독교 철학자이다. 20세기 후반 영미철학계에 널리 수용된 분석철학과 과학 방법론을 종교철학에 적용했으며, 2002년까지 옥스퍼드대 기독교철학 석좌교수직을 역임했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종교철학 3부작’인 『유신론의 정합성』(1977), 『신의 존재』(1979), 『신앙과 이성』(1981)과 ‘기독교 신앙 4부작’인 『책임과 화해』(1989), 『계시』(1991), 『기독교의 하나님』(1994), 『섭리와 악의 문제』(1998)가 있다
신은 존재하는가 ㅣ 리처드 스윈번 저, 강영안. 신주영 역 ㅣ 복 있는 사람 ㅣ 228쪽 ㅣ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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