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며 올림픽 2연패에 도전했던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29·고양시청)의 아름다운 도전에 온 국민이 아낌없는 위로와 찬사를 보냈다.
장미란은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입상권 진입에 최선을 다했지만 4위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자 장미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그동안 자신에게 관심과 성원을 보내준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장미란은 플랫폼을 내려와 공동취재구역에서 한참을 뒤돌아서서 울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갔다.
그는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서 나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을 것 같아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장미란은 "어쨌든 끝나서 좋다. 마지막까지 잘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연습 때만큼은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미란은 또 "다치지 않고 잘 끝나서 다행"이라며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고, "(국민이) 부족한 저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셔서 과거에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미란은 끝으로 역도와 비인기 종목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해달라고 당부한 뒤 눈물을 훔치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사실 장미란은 역도선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다. 이로 인해 힘이 빠지고 또 잔 부상에 컨디션도 악화해 전성기때 최고 기록인 326㎏보다 훨씬 낮은 289㎏에 그치고 말았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서러운 모습이었으나 기량의 쇠퇴와 기록의 후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표정도 있었다.
하지만 '아름다운 역사(力士)' 장미란의 최선을 다한 모습과 플래폼을 내려오기 전 그동안의 성원에 감사하는 듯 드린 '마지막 기도'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에 부족했다.
이를 지켜본 많은 네티즌들은 장미란의 아름다운 퇴장에 대해 격려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트위터 ID @anchovy1****는 "장미란 선수 기도하는 그모습이 참 아름다웠다"며 "결과가 어떻든 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트위터 ID @leesjf****는 "3차 시기를 실패한뒤 장미란은 잠시 기도한 후 금세 온화한 미소를 되찾았다. 그리고 손에 입을 맞춰 한쪽 바벨에 갖다댔다. 마치 작별인사를 하듯. 장미란 선수의 품격.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말했다.
다른 트위터 ID @cind****는 "정말 최고다. 경기에 이기고 기도하는 선수들은 수없이 봤지만 경기에 지고도 기도하는 선수는 처음 봤다"면서 "난 오늘 이 순간부터 당신의 완전한 팬이다!"고 장미란의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극찬했다.
한편, 장미란은 2005년, 2006년, 2007년,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하면서 무려 5년 동안 세계 여자역도 최중량급 최고 선수로 등극했다.
여자역도의 체급이 현재처럼 굳어진 1998년 이후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와 올림픽 우승, 준우승 등의 대업을 이룬 여자 선수는 장미란밖에 없다.
또한 그는 올림픽-세계선수권대회-아시안게임-아시아선수권대회 등 출전할 수 있는 모든 국제대회를 제패한 '그랜드슬래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