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찍게 하고 이를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을 지난 주말 연일 소환해 조사했다. 처음으로 공범과의 대질 조사까지 진행했는데, 구속수사 만료 기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조주빈에 대한 수사에는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TF(태스크포스)'는 지난 4일과 5일 연이어 조주빈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 이전 주말에는 조주빈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하는 대신 사건 기록과 법리 검토 등에 집중했으나, 이번에는 주말 내내 직접 불러 조사를 진행한 것이다. 검찰은 지난달 30일부터 조주빈에 대한 본격 조사에 착수, 전날까지 9차례 소환 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주에도 조주빈에 대한 검찰의 소환 시계는 숨가쁘게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주빈에 대한 구속기간이 오는 13일이면 만료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최장 20일간 구속 수사를 할 수 있고 이 기간 내 공소를 제기해야 한다. 조주빈의 경우 13일이 '데드라인'으로, 검찰은 이제 일주일 안에 결과물을 내놓아야하는 입장이다.
앞서 경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음란물 제작·배포 등) 등 혐의를 포함, 모두 12개 죄명을 적용해 조주빈을 검찰에 넘겼다. 여기서 검찰이 한발 더 나아가게 된다면 '범죄단체조직죄' 적용이 유력하고, 실제로 검찰은 이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단체조직죄는 공동의 범죄 목적으로 지휘·통솔 등 체계를 갖추고 역할 분담 등 조직적으로 범행을 하는 단체·집단을 조직했거나 가입·활동을 했을 경우 성립한다. 조주빈에게 이 혐의가 적용되면 형량이 한층 높아지는 한편, 공범들에 대해서도 보다 중한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검찰이 범죄단체조직죄를 입증하는 과정이 순탄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당장 조주빈도 대부분 혐의를 인정하는 가운데 공범으로 지목된 이들 사이에 지휘·통솔 체계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범죄단체조직죄는 부인하는 입장인 셈이다.
검찰이 최근 공범들에 대한 직접조사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이 혐의를 입증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검찰은 지난 주 조주빈에게 특정인의 개인정보를 넘겨준 혐의를 받는 사회복무요원(공익요원) 강모(24)씨와 조주빈과 공모해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의혹을 받는 한모(26)씨 등을 불러 조사했고, 전날에는 거제시청 소속 공무원 천모(29)씨를 불러 대질조사까지 진행했다.
천씨는 미성년자를 대상으로한 음란물을 제작하고 배포한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인데, 박사방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도 알려진 인물이다. 검찰은 당초 조주빈과 천씨를 각각 따로 조사했는데, 동시 조사의 필요성을 느끼고 대질조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이 범죄단체조직죄가 아닌 다른 혐의로 조주빈을 우선 재판에 넘긴 뒤 추가 수사를 통해 공소사실을 변경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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