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와 디아스포라 이주민
필자는 지역교회의 목사이며 디아스포라 이주민 선교사로서 COVID-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가 이동 중에 있는 사람들, 즉 디아스포라 이주민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하여 깊은 염려가 있다. 수많은 여행자, 유학생, 이주근로자, 난민 등이 직접적으로 제한을 받으며 격리와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관광산업, 경제활동, 교육 중지 등 거의 모든 영역이 초토화되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한국은 초기에 신천지라는 사교 집단으로 인하여 심각한 확진으로 퍼지며 사회 전체가 공황에 빠졌다. 아울러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분위기 속에서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가 중단되어야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국내의 이주민들 가운데 자국으로 출국하고, 해외에 체류하던 한인 디아스포라들이 귀국하는 역이주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강경화 외무부 장관의 BBC와의 인터뷰는 우리에게 희망의 빛을 보게 한다. 세계복음주의연맹 감독의 기도문은 교회의 역할과 방향을 제시한다. JVMI(Jewish Voice Ministries International)의 대표인 랍비 조나단 버니스의 영상 메시지는, 하나님의 통치와 능력으로 우리가 보호받고, 위기를 극복하게 되어질 것에 대한 확신을 주고 있다.
이에 필자는 성경적, 사회학적, 선교적 관점에서, 지역교회와 성도들 그리고 디아스포라 이주민들이 COVID-19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제안하고자 한다. 아울러 COVID-19의 위기 상황이 종료된 후, 나타나게 될 불가피한 변화에 대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적용과 준비에 대한 관심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선교의 지수를 높여야 하겠다.
첫째로, 우리는 두려움과 요동함을 내려놓고 하나님을 전폭적으로 신뢰하여야 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통치하시며 우리를 보호하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우리를 심한 전염병에서 건져내실 것이다(시 91:1~3). 예수는 공생애 사역 중, 격리된 문둥병자를 찾아가셨다. 지금도 환자들을 찾아가 만나주시며, 저들의 질병을 치료하여 주실 것을 우리는 믿어야 한다.
그리고 COVID-19 상황에서 성도들은 가정과 일터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 바울은 교회를, 성도라 부르심을 입은 자들과 각처에서 주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부르는 자들(고전 1:2)이라고 정의한다. 또한 하나님은 무소부재하시다(시 139). 예배에 있어서 하나님의 임재는 절대적이시지만 하나님은 성전에만 계신 분이 아니시고(행 7) 우리와 늘 함께하신다.
둘째로, 기독교는 세계 역사의 항해를 가능하게 하는 배의 용골(KEEL, 선체의 중심선을 따라 배 밑을 선수에서 선미까지 꿰뚫은 부재)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수의 행적은 세상에서 빛이요 소금이 되어야 하는 교회와 성도에 대한 가르침으로 풍성했다. 초대교회 이후 기독교는,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웃에 대한 동정과 긍휼을 베풀어왔다. 작금의 COVID-19 상황에서도, 우리는 사마리아 사람의 바통을 이어가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생소한 분위기를 보내며, 사람들이 심리적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 곳곳에 기초생필품을 확보하지 못한 상대적 연약자들의 고통이 더 커지고 있다. 특히 경제계의 연쇄 파산은 코로나 그 자체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며 두려움을 준다, 그렇지만 성도는 고난의 시기에 더욱 기도하며 구제의 일에 참여해야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셋째로, 우리의 주위에 거주하는 이주민들 역시 COVID-19를 비껴갈 수 없다. 오히려 이들은 실직과 격리로 인하여 더 큰 위기감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타자로서 갖는 소외감은 강력한 심리적 압박으로 존재할 것이다. 지역교회가 이들의 방주가 되어야 하며, 사역자들과 성도들은 이주민들에게 목회적 대응과 더 많은 관심 및 손길을 나누어야 한다.
이 상황에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가 회원단체에 보낸 COVID-19로 인한 철수자제 협조 요청은 매우 시의적절했다고 본다. 아무리 어렵고 위험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선교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롬 8:31~39). COVID-19에 대처하고 있는 의료인들과 공무원들의 헌신이 눈물겹다. 우리는 그들과 다른 영역에서 고통받는 자들과 지역사회에 대한 위로와 구제를 감당해야 한다. 주님의 산상수훈은 이런 위기에 적용할 수 있는 선교적 지침이라 할 수 있다(마 5:2~12).
COVID-19 해결 이후에, 전반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패턴이 바뀌게 될 것이다. 그중 교회의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예상된다. 그 이유는 대중들의 지역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의 확산과 급감하는 경제적 상황이 도미노처럼 성도들의 경제활동 감소에도 크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급감은 이주민 성도들의 생존을 위협하며 체류의 변화를 유발하게 될 것이다.
IMF가 있었던 1997년이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던 2008년에도 비슷한 위기 상황으로 이동한 디아스포라 이주민들이 많았었다. 실직한 이주민들의 발걸음이 제3국으로, 고향으로 이어졌다. COVID-19 이후에도 선교사들의 중도 철수 및 한인 디아스포라들의 귀국이 많아질 것이다. 거꾸로 국내 이주민들의 실직에 따른 출국이 줄을 이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오히려 이주민 선교의 긍정적인 재편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귀국 선교사 및 한인 디아스포라들은 국내의 이주민 선교에 참여하며 언어 및 문화지수와 같은 사역의 질을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출국하는 이주민들은 역파송의 기회로 이어져, 이주민 선교가 세계선교로 이어지는 효율적인 성장의 에너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교회와 이주민 선교계는 COVID-19 이후 변화에 대비하여야 한다. 경제적 여파를 대비하여 사역의 몸집을 재편해야 한다. 예배에 대한 유연한 인식과 적용이 요구되며, 일터신앙과 BAM(Business As Mission) 사역을 활성화하여야 한다. 역파송을 위하여 짜인 교육훈련과 관련 프로그램을 이주민 성도들에게 적용하여야 한다.
과거에, 변화하는 상황에서 준비되어진 단체와 이주민들에게는 떠나거나 이동함이 오히려 역파송의 호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반면에 체류의 변화가 일어나고 이주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가운데, 준비가 안 된 단체와 이주민들은 선교의 시너지로부터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디아스포라의 흐름은 핍박이라는 상황이 성도들로 하여금 예루살렘을 떠나 유대 및 사마리아를 넘어 땅끝까지 복음을 증거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로 기록하고 있다. 이후 디아스포라 이주민들을 통해 안디옥교회가 선교의 효시가 된 것을 중요한 선교적 사건으로 기록하고 있다(행 11, 13).
하나님께서는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기에 현재의 COVID-19 상황에서도 여전히 우리를 통해 하늘나라의 확장과 선교의 지경을 넓혀가고 계신다. 그러므로 우리는 COVID-19의 위기를 돌파하며 주어진 상황을 믿음으로 극복하여야 하겠다. 하나님께서는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하신다.
위디국제선교회 대표 문창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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