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디지털성범죄에 대한 수사를 통해 현재까지 140명을 붙잡아 23명을 구속했다. 현재 경찰 수사 대상 가운데는 텔레그램 '박사방' 관리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관련자 2명도 포함됐다.
경찰청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경우, 이를 다시 유포한 경우, 나머지 음란물이나 딥페이크 등을 통한 유포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전체 98건 가운데 13건은 이미 송치했으며 제작과 유포 3건, 재유포 5건을 포함한 85건을 현재 수사하고 있다"며 "피의자는 제작·유포 115명, 재유포 5명, 기타 20명 등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적발된 관련자 연령대는 10대 25명, 20대 78명, 30대 30명, 40대 3명 등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4명의 경우에는 현재 연령대 파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착취물 유통 경로로 지목된 텔레그램 등 대화방 가입자 수의 경우에는 "참여한 닉네임 등을 통해 가입자 현황을 분석, 집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입자 수와 관련해 여성계 등에서는 26만명 규모로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 서울경찰청은 닉네임이 1만5000개(중복제외) 규모인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다른 지방경찰청에서 파악한 숫자와 중복 집계 여부 등을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
현재 경찰 수사 대상자 가운데는 조주빈 측에서 공동 운영자로 주장한 계정주 2명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언급된 3명 중 2명은 현재 수사 대상"이라며 "다른 1명의 경우는 동일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현재까지 파악한 성착취물 등 피해자 수는 103명에 달하며, 10대도 26명 포함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성착취물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인 경우 또한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성착취물 유통 등으로 인한 피해 규모와 관련해 "10대 26명, 20대 17명, 30대 8명, 40대 1명, 연령 미상 51명 등 103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보호 조치와 관련해 "두 번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정성을 다해 보호하겠다"며 "경찰관서를 방문하거나 온라인, 전화 등을 통해서도 신고가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피해자 측에서 신변보호를 요청한 경우는 2명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해자 조사를 진행하면서 요청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있으며, 남성 피해자나 개인정보 유포 등으로 인한 피해 현황에 대해서도 파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위커, 디스코드 등을 통한 성착취물 유통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또 텔레그램을 통한 성착취물 유통 문제와 관련해 이른바 '갓갓' 신원을 추적 중이며, 조주빈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관여자 수사망을 넓혀가는 중이다.
현재 경찰은 본청·지방청·경찰서 단위 전담 수사 조직을 4283명 규모로 구성해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국외 기업, 수사기관과 공조를 강화하는 등의 체계 구축도 병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자수자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성착취물 유통 등과 관련해 자수한 숫자는 4명으로 파악된다. 박사방 관련 자수자가 3명이며, n번방 영상을 봤다는 취지로 전북에서 자수한 1명 등이 있다.
한편 대화방 참여자들의 행위 수준과 입장 의도에 따라 차등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부 나오고 있어 논란도 일고 있다.
가담 정도나 관여 목적 등을 개별·구체적으로 따져 처벌 수위나 신상공개를 정해야 한다는 취지인데, 형사 사법 원칙에 부합한다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 성착취물 유통 구조와 동떨어진 주장이라는 등 반론도 있다.
경찰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본부 관계자는 "경위와 목적을 막론하고 성착취물 유통 관련 대화방 출입 이력이 있고 소명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못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어느 경로로든 대화방에 관련된 경우에는 자진신고할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심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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