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국가 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한다"면서 "이번 선언으로 주(州)와 지방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500억달러(약 61조원)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앨릭스 아자르 미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의사와 병원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관련 연방 규제와 법을 폐지하라고 지시했다고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검사기 필요한 사람이 안전하면서도 신속하고 편리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싶다"면서 한국이 선보인 '드라이브 스루 방식(차를 타고 검사를 받는 방식)'의 코로나19 검사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그는 "이 방식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미국 기술정보기업 구글과 함께 개발한 웹사이트가 선별 검사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한 안내를 제공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브라질 관리와 밀접 접촉한 것과 관련해 '검사를 받지 않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검사를 받지 않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곧 검사를 받을 것이다. 조만간 일정을 잡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한 긴급 조치의 일환으로 연방정부 학자금 대출 이자를 추후 통지가 있을 때까지 면제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략비축유(SPR) 비축량 확대도 지시했다.
그는 "에너지부에 SPR로 보관할 원유를 매우 좋은 가격에 구매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우리는 SPR 비축량을 최고 수준까지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락, 미국 셰일가스업체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그는 "(SPR 비축량 확대로) 수십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납세자의 돈을 아끼고, 에너지 자립이라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았던 목표를 이룬 우리 원유 산업을 도울 것이다"고 했다.
백악관과 의회는 코로나19 지원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자체안을 의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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