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 있어도 미중 패권싸움의 승패 결말은 미국 승리 확실
현시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정답은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
이영일 대한민국헌정회 통일연구위원장이 오는 4월 총선과 함께 '코로나19'가 2020년 한반도 주변 정세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위원장은 최근 한신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실업인회(CBMC) 제53차 정기총회 특강에서 "뜻하지 않게 나타난 코로나19가 중국과 북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 같다"며 "중국은 미국이 요구하는 국제질서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어 보이고, 북한도 트럼프의 빅딜을 통한 비핵화 요구를 원칙적으로 수락하고 새로운 대화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일 위원장은 통일연수원장, 한중문화협회 총재를 역임하고 3선 국회의원(11, 12, 15대)을 지냈다. 한국CBMC 중앙자문위원이자 영동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2020 한반도 주변 정세와 우리의 선택'을 주제로 한 강의에서 "코로나19 사태는 국내외 정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1월 21일부터 방역을 위해 중국, 러시아로 통하는 모든 국경을 폐쇄한다고 발표하고, 중국 공안이 체포한 탈북자들조차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다"며 "여기에 유엔안보리결의 2379호에 따라 해외 파견 노동자들이 귀국하면 북한 경제는 더 어려워질 것이며, 중국 역시 세계 각국의 협력파트너들이 중국과의 거리두기(Decoupling)에 나서면서 공산당의 신년도 계획목표 달성은 어렵고 내우외환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러한 요소를 제외하면 △지정학적 문제로 미국과 중국의 갈등 △주한 미군 문제가 포함된 한미관계 △북한 핵과 미사일 통제문제 △한일관계의 문제 등 4가지가 한반도 주변 정세의 도전 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일 위원장은 먼저 한국의 지정학적 주소가 바뀌면서 일어난 중요한 세 가지 변화로 ①동서냉전의 전초기지로 6.25동란을 겪었으나 이 과정을 통해 한국 국민은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국가적, 국민적 정체성을 확립했으며, ②한미동맹을 통해 안전보장을 확보하고 ③서방 선진국의 기술, 자본, 경영을 도입, 학습하여 경제발전을 성취할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조 500년간 '유라시아 대륙의 꼬리'로 정하면서 이때부터 정치적으로 중국의 속국이 되고, 경제적으로 극도로 가난했다"며 "해방 후 대한민국이 수립되면서부터 '대륙세력의 꼬리'에서 '해양세력의 대륙진출 교두보'로 지정학적 주소가 바뀌면서 변화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과 한국은 대륙세력의 꼬리에 묶인 북한과는 달리 국력 수준이 세계랭킹 10위권으로 상승, G20의 반열에 오르고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일하게 자유민주주의가 숨 쉬고 인권이 존중받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중 양국 갈등이 패권싸움임을 주목할 때 반드시 승패의 결말이 난다고 보는 그는 "식량과 에너지를 완전 자급하고 높은 기술 수준과 최강의 군사력을 갖는 미국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등소평은 중국이 세계 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 100년이 필요한데 그때까지 발톱을 숨기고 음지에서 국력을 키우는 도광양회(韜光養晦) 노선을 당부했으나, 시진핑은 이미 대국 굴기에 필요한 자본, 기술, 인력을 확보한 만큼 21세기 중엽까지 미국을 압도하고 세계 1위 강국을 만들겠다는 일정표를 만들었다"며 "중국의 이러한 자세는 세계 제1위의 패권국인 미국에 대한 도전이었다"고 봤다. 중국은 2017년 제19차 당 대회에서 '2025년 제조업 강국 완성, 2035년 중국현대화 완성, 2050년 세계최강 중국 완성' 목표를 확정 발표하고, 2018년 국가주석 임기를 제한한 헌법규정을 개정하고 중국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에 전력을 쏟을 체제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미국은 중국에 대해 관세보복으로 무역전쟁을 시작했지만, 이것은 앞으로 미중 간 벌어질 세계질서의 주도권을 놓고 벌리는 양대 강국 간의 서전에 불과하다"고 관망했다. 지난 1월 이뤄진 미중 양국의 무역전쟁 1단계 협상도 양대 강국 간 확전이 전 세계에 미칠 파급을 검토하여 양국이 공감한 '일시적 타협'이며, 조정이 끝나면 곧바로 갈등이 재연되고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자칫 군사 충돌의 위험까지 안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미국은 4년마다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를 통한 국론분열과 중국이 파고 들어갈 수 있는 미국 시장의 노출된 허점, 그리고 중국은 대내외 투자를 임의로 결정하는 결정 독점력이라는 강점, 중국 시장을 노리는 서방측 보조 불일치로 당장 승부가 나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지만, 중국 붕괴는 필연적이라는 견해도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 위원장은 "예컨대 홍콩, 대만 문제, 신장·위구르, 티베트로 이어지는 소수민족독립문제, 1인 디지털 독재를 반대하는 민주화 운동, 코로나19에서 드러난 공산당의 위기대처능력 부족이 있다"며 "여기에 공산당 관료통치의 부작용을 보면 내우외환이 끊이지 않는 중국 역사의 긴 흐름에 비추어 내부폭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의 위기관리능력의 부재를 지적했다. 그는 "2003년 사스 파동, 2016년 메르스 파동에 이어 2019년 코로나19 파동까지 위기가 있을 때마다 중국 당국은 은폐에 역점을 두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보이지 않았다"며 "결국 그런 내부 모순이 쌓이면 외환이 없으면 내환으로 인해, 외환과 내환이 함께 있는 곳에서 흥망이 결정되었던 중국의 역사적 흐름에서 결국 중국 공산당은 내파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리 '정보와 돈'을 가진 중국인들이 과연 디지털 독재 시대에 얼마나 잘 적응할 것일지도 의문이며, 코로나19로 인구 1천만 이상의 도시를 희생시키는 공산정권의 인권사상을 개탄하기도 했다. 국제정치학자 월터 러셀 미드(Walter Russel Mead) 교수의 주장처럼 '중국은 아시아의 진짜 병자'이며, '중국발 국제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그것은 코로나19가 몰고 오는 위기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에 힘을 실었다.
이영일 위원장은 "오늘의 격동하는 주변 정세는 한국 같은 지정학적 위치에 놓인 국가가 중립을 선택하도록 허용하지 않는다"며 "외교적 수사로는 협력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선택을 강요당한다. 지금 진행 중인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에서 상황에 합당하고 국익실현에 유리한 노선 선택의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2016년 트럼프-시진핑 제1차 정상회담에서처럼 역사적으로 중국은 한국을 수교 후에도 내심 과거의 속국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한국은 중국과 수교 후 무역 거래에서 현실적으로 거액의 흑자를 냈지만, 앞으로 이익은 계속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은 원교근공(遠交近攻)을 외교원칙으로 하는 나라로, 중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꿈꾸기 때문에 한국이 미국과 동맹하여 미군 주둔 같은 강력한 안보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중국은 한국을 전통적 의미의 속국 개념에 묶어둘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일 위원장은 "현시점의 정답은 한미동맹과 한일 협력"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안보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도모하는 길은 미국과 군사 동맹을 강력히 유지하고, 일본과의 경제협력을 도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내세우는 미국 주도의 평화 질서인 '팍스 아메리카나(Pax Americana)'이냐, 시진핑이 운명공동체라 말하면서 아시아의 패자 지위를 노리는 '팍스 시니카(Pax Sinica)'이냐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해야 할 도전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그는 "선택의 문제를 놓고 여야 간 의견이 갈리고 정부와 국민 간에도 의견이 갈리고 국론통일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4월 총선이 국론 방향을 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며 코로나19가 엉뚱한 부작용을 낳아 한반도 문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가 중국과 북한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하여 중국 시진핑이 끝까지 버티다가 결국 미국의 요구 조건을 다 수락할 것으로 보이며, 북한의 김정은도 끝까지 버티다 결국은 트럼프가 말하는 빅딜을 받아들일 것 같다"며 "한국 주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의 기초를 닦는 새로운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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