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인천제일감리교회에서 열린 제132회 한국크리스천포럼에서 강사로 나선 사단법인 북한기독교총연합회(북기총) 후원이사장 김종욱 목사(인천 이레교회)는 "매년 동남아시아를 거쳐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 수가 평균 1,500여 명에 이른다"며 "하나님께서 통일을 위해 먼저 보낸 우리의 이웃이자 마중물인 탈북민을 아직 남한 사회는 귀한 이웃으로 잘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은 작년 9월 현재 3만3,247명(남성 9,297명, 여성 2만3,950명)이다. 매년 한국에 입국하는 탈북민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2,400~2,900명이었다가 1,100명 대로 감소하는 추세(2012년 1,502명→2013년 1,514명→2014년 1,397명→2015년 1,276명→2016년 1,418명→2017년 1,127명→2018년 1,137명)다. 북중 국경지대 통제 강화로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도강비가 2만 달러에 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탈북 동기는 다양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가 싫어 탈북한 이들이 많았다면, 90년대 최악의 식량난으로 300여만 명이 목숨을 잃은 고난의 행군 이후에는 굶어 죽기 전 탈북한 이들이 많다고 했다. 현재 탈북민의 95% 정도가 여기에 해당한다. 김 목사는 "요즘 '신흥 탈북'은 문화적 이유로, 혹은 자녀들에게 더 나은 앞길을 열어주고자 자녀를 탈북시키는 사례까지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탈북민의 상당수는 탈북 후 중국에서 10년 넘게 생활하다 온 사람들이다. 중국에 나올 때 많은 경우 여성은 인신매매로 팔려 오고, 남성은 노동 현장에 투입되는데, 이러한 탈북민이 중국 전역에 최대 30만 명이나 된다.
김종욱 목사는 지난 10여 년간 80여 명의 탈북민을 한국으로 인도했다. 오랫동안 아시아 A국을 다니며 선교하다 탈북민을 만난 것이 계기가 됐다. 마침 소속된 예장통합 노회가 이북노회인 용천노회이고, 노회 안 남북한선교위원회에서 6년간 총무로 일하며 탈북민을 대상으로 많은 돌봄 사역을 할 수 있었다. 탈북민 사역을 위해 A국을 다닌 횟수만 70번이 넘는다.
그는 "제가 목회하는 교회에는 9살 때 탈북한 어머니와 헤어진 여성이 한국에 와서 2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난 사연, 세 자매가 인신매매로 모두 팔려 갔다가 15년 후 모두 한국에서 상봉한 사연 등 소설 같은 실제 사연이 많다"며 "이제 그 영혼들의 눈에 흐른 눈물을 닦아주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3만3천여 명의 탈북민을 일일이 다 돌볼 수 없기 때문에 탈북민 목회자들을 잘 훈련시키고, 그들을 통해 이 땅에 와 있는 탈북민들을 돌보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지금까지 사역의 결론이었다. 국내 탈북민 가운데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로 단독교회를 하는 탈북민 목사는 30여 명, 한국인 목사로 탈북민 대상 목회를 하는 교회가 10여 곳이다. 이들이 모여 9년 전 발족한 곳이 북기총이다.
김 목사는 탈북민 사역 방안으로 ①탈북민 이주 후원(1인 2백만 원 소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까지 인도) ②탈북민교회 지원(전세보증금이나 교회 인테리어 등) ③북기총 회원 훈련(현재 봄가을 두 차례 수련회 프로그램으로 훈련 중) ④북기총 교회 안 다양한 사역 지원 ⑤탈북 신학생을 발굴하여 장학금 지원 ⑥탈북 루트 견학 등을 한국교회에 제안했다.
김 목사는 "탈북민 교회를 한 곳씩 맡아 부교역자 사례비를 지급하여 그들이 마음껏 목회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고, 개 교회에서 세례교인 한 명이 매월 1천 원을 통일헌금으로 낼 수도 있다"며 "제직회에 통일부서를 두고 공예배 시간에 반드시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기회를 만드는 것도 좋다"며 "이제 한국교회가 통일 준비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행함으로 통일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는 한국크리스천포럼 운영이사 표덕만 장로의 사회, 김성호 장로의 기도와 김종욱 목사의 특강 후, 부이사장 황관하 목사의 인도로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합심 기도하고 황관하 목사의 축도로 마쳤다.
제133차 한국크리스천포럼은 다음 달 17일 인천제일감리교회에서 박형준 교수를 강사로 초청해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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