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제 12월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소강석 목사의 12월 넷째 주일 목양칼럼 『잠 못 드는 밤의 연서』를 읽고 분노와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내막을 전혀 모르는 이들에게 마치 경기도 도의원들이 성평등 조례 개정안을 부결시켜 버린 책임이 반동연을 비롯한 동성애 반대운동 진영에게 있다고 덮어씌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 것에 불과하다. 지금껏 동성애 반대운동에 힘써온 노고를 인정하며, 초갈등사회 극복을 위해 중재자로 땀 흘려온 수고도 인정하지만, 이번 건은 문제를 잘못 파악한 것이다.
우리는 현 정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소 목사가 왜 경기도 성평등 조례를 원천적으로 막는 데 앞장서 역할을 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본인의 여러 공개 글을 통해 피력한 대로 ‘성평등’과 ‘양성평등’의 문제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 더욱 의문스럽다. 차라리 몰랐었다면, ‘무지의 탓’이라고 이해해줄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협상팀을 배제한 채 경기총 일부 임원들을 앞세워 독단적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이려다가 실패하고 만 것이다.
잘못된 조례의 원천 폐기 또는 전면 개정을 요구하는 아군 협상팀을 배제하고 7차 간담회 결렬 후 독단적으로 협상에 임한 행동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명과 사과 없이 다른 이유를 둘러대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본다.
더욱이 경기도 도의원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실패했음에도, 마치 그 모든 책임이 같은 아군인 다른 협상팀 멤버들에게 있는 양 돌을 던지고 혼자만 고고한 척하는 뉘앙스가 풍겨 매우 불쾌하다. 이는 본인이 쓴 다른 글에서처럼 ‘아군에게 총질’하는 게 아닌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소 목사가 분명히 알아야 할 사실은, 아군이자 동지들을 실망시키고 배반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확히 문제를 파악했다면 비굴한 협상이 아니라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협상에 임한다면 팀워크도 깨뜨려선 안 되며,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임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어느 하나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자기 체면만 살리려고 아군에게 모든 책임을 덮어씌워 버린 것이다. 이는 자기 유익을 위해 모압 왕 발락에게 경도된 발람과 같은 행동이고, 가룟 유다와 같은 배신행위인 것이다. 하나님 앞에 정직해야 하고 사람 앞에서도 투명해야 하는 것인데, 그는 그렇질 못했다.
우리는 이미 지난 12월 15일 성명서를 통해 ‘양성평등’ 용어 대신 ‘성평등’ 용어를 그대로 사용하고 그 정의 조항에 ‘생물학적’ 성별을 추가(제2조 제1호 수정)하는 것의 한계성, ‘사용자’ 용어 정의 조항에 종교단체와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을 제외한다(제2조 제3호 수정)는 것의 제한적 허점, ‘성 평등’ 문제와 ‘성평등위원회’ 문제를 사회구성원 전체의 사활문제로 보지 못하고 있는 단견, ‘사용자’의 ‘성평등위원회 설치 의무 조항’의 완화(제18조의2 제2항 수정)조차 천문학적 도민 혈세 지원 불가피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도 야합하듯 도의원들의 비위를 맞춰주다 민주당 도의원들에게 퇴짜 맞은 수모를 엉뚱하게 해석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분명히 말하건대, 개정안은 처음부터 올바른 방향의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합리화하고 변명해도 잘못한 것이다. 소 목사는 이 점에 대해 한국교회 동성애 반대운동 진영을 분열시킨 책임을 통감하고 공식 사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그가 그토록 자화자찬하는 ‘종교인 납세’ 문제에 대해서도 결을 달리하는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을 주지하고 있다. 갈등 해결이라는 설정 목표에만 급급해 근본적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는 합의안을 도출해낸다는 건 매우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사활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를 가볍게 여기고 후일에 큰 화로 돌아올 수 있기에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이를 시장에서 물건 흥정하듯 ‘적당한 타협’만이 좋은 해결책인 양 호도하고 아군을 폄하했기에, 이에 대해 분명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때 하나님께 붙들려 쓰임받는다. 그러나 조심하고 두려워해야 할 건 섰다고 생각할 때 넘어질 수 있다는 것(고전 10:12)이다. 누구든 하나님께 버림받을 수 있기에, 적당히 타협하며 ‘인간의 뜻’을 구하는 걸 ‘하나님의 뜻으로’ 착각해선 안 된다. 마땅히 주의 종은 사람을 기쁘게 해선 안 되며, 하나님의 생각과 길이 우리의 생각과 길과 다르고 높음(사 55:8-9)도 잊어선 안 된다.
우리는 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노골적으로 동성애 옹호정책을 법제화하려는 현실에 분노하며 맞싸우고 있다. 한국교회를 죽이려는 차별금지법까지 제정하려는 시도가 엄연(閹然)함에도 이를 망각하고 적당한 타협 운운한다면, 이는 결국 배교(背敎)행위에 다름 아닌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소강석 목사에게 아군에게 상처 주는 언행을 삼가 줄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 아울러 반동성애 운동에 앞장섰던 지난날과 같은 열정과 헌신을 회복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 지금 수많은 이들이 국가안보를 염려하고, 잘못된 동성애 옹호 성평등정책, 거짓된 인권을 앞세운 차별금지법 제정시도에 대해 분노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만일 아군이라면 아군의 목소리를 더 귀담아들어야 하며, 그렇게 해주리라 믿고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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