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ell’s note]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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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열 손가락이 오그라지게 고생할지라도 자식의 입에 밥을 먹이고
등이 굽을 정도로 가족과 자식의 짐을 지고 다닌다.

자식이 입다 싫증난 옷을 아까워 대신 입고
밑창이 닳아 신발장에 넣어둔 신발도 엄마 차지다.

자식은 세상에 나가 누구보다 반짝이길 바라면서
당신은 엄마라는 이름에 자신을 내려놓고 산다.

우리 모두는 그 위대한 엄마의 헌신 위에 피어난 한 송이 꽃과 같다.
그러니 기억하자.
내가 지닌 향기는 엄마의 눈물을 먹고 나는 것임을...

나는 아빠가 더 좋았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라는 우문에 나는 아빠가 좋다고 했었다.
딸 바보에 유순한 아빠와는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지만 엄마와는 시시콜콜 따지고 들기 일쑤였다. 그런데 아빠가 안 계시게 되고 비로소 엄마가 보이기 시작했다.
엄마는 내가 중학교 때 입다 만 내복을 주구장창 입어서 구멍을 냈고 내가 신다가 만 운동화도 밭일 할 때 신는다고 못 버리게 한다. 세상풍파를 이겨내느라 굵고 굽어진 손마디에는 관절염이 찾아 왔고 온갖 일을 하느라 약해진 허리에는 복대를 차고 다닌다.
다른 엄만 몰라도 우리 엄마는 괜찮은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하나하나 고장이 나서 온 데가 아프다. 나는 그래서 미안한데 엄마는 내가 더 미안하게 계속 주기만 한다.
부모는 제 몸 하나 가눌 수 없이 태어나는 자식에게 하늘이 달아주신 양 날개와 같다. 그래서 아빠는 아빠여서, 엄마는 엄마여서 좋은거다. 그런거다.

▶작가 이혜리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 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드는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줄 안다.

lowell’s note는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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