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리 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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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밥.

집을 생각하면 밥이 생각난다.

밥은 생명의 원천이고 사랑의 양식이다.

그래서사랑이 고프면집밥이 그리운가보다.

대학을 졸업하고 오랜 시간 타국에서 지내며 집이 그리울 때마다 생각난 건 부모님의 온기와 따듯한 밥상이었다. 한국에 올 때면 거하진 않아도 그저 내 입맛 알아 맞춘 엄마의 밥상이 집에 들어서는 나를 반겨주었다. 시간이 지나 엄마는 매번 “엄마 나이 들어 입맛이 간을 못 맞추겠다, 이거 맛 좀 봐라” 자주 그러신다. 아주 가끔은 음식 간이 세져서 조금은 짤 때도, 가스레인지를 깜빡 하고 잊어 너무 푹 익힐 때도 있지만 엄마의 손맛은 긴 세월이 베어 들어 늘어난 주름처럼 깊어졌다. 그래서 엄마의 손맛이 담긴 집밥은 어느 나라, 장소에서도 맛 볼 수 없는 사랑의 양식이다.

▶작가 이혜리

이름처럼 은혜롭고 이로운 사람이길 소망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이 주시는 삶의 단상들을 글로 담아 내는 작가. 어릴 때는 순수함을 잃을까 나이드는게 싫었는데 그 덕분인지 지금도 말랑한 생각은 가득하고 하늘 보며 신나게 웃고 잔디에 풀썩 누울줄 안다.

lowell’s note는 자연과 사물, 사람과 교감하며 모험하고 경험하는 일들을 당신에게 전하는가슴 따듯한 손편지 같은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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